무한도전 가요제를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 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노래를 흘려듣기는 했겠지만 한번도 제대로 들어보기 위해 플레이를 눌러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엔 처음부터 보고 있다.

물론 가요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생긴 기획이다.

혁오와 자이언티는 이미 얼마전부터 알고 있고 음악도 들었던 터라 그들이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을 봐야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들의 노래는 역주행이라는 트렌디한 말을 이끌며 주요 가요차트 순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일도 있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 매니아들만 관심 가지고 있던 인디 음악인들과 음악을 끌어올리는 것.

갑자기 그들의 음악성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진짜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일까.

젊은이들에겐 더 쉬운 일이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서 그들을 얼마나 기억하고 다시 찾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거기까지 미리 생각하면서 뭐라 하고 싶지 않다.

남무성의 [Paint It Rock] 전편을 정말 재미있게 보고 나서 우리 가요에 대해서도 이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나처럼 뭐든 책으로 먼저 접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들에겐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아쉬운 대로 몇 권의 책들을 찾아보니 이 책들을 대강 훑어보며 개별 음악들을 찾아볼 방법밖에 없겠다.

 

'음악성' 보다는 가수의 '가창력', 그것도 고음이 어디까지 올라가냐로 갑론을박하고 있는 보통의 한국 사람들에게 낯선 풍경들과 음악들을 들려주는 그들의 존재를 이참에 들여다보려 한다.

 

 

 

 

 

 

 

 

 

 

 

 

 

 

 

문화기획그룹이자 문화매체 편집자인 박준흠이 엮은 [대중음악 SOUND VOL.7 - 한국인디음악 명곡 100선].

잡지인 모양인데 한권도 본적이 없어서 어떤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인디음악명곡 100선을 선정한 이 호를 구해봐야겠다.

일단 소개된 명곡 탑10곡 중에는 이미 알고 있는 곡도 있고 뮤지션들도 있지만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곡들도 있어서 찾아 들어본 결과... 이게 명곡 탑10곡에 왜 드는 거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곡도 있다.

취향상 내가 싫어하는 목소리 가창법도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또 가창력을 따지냐고 하겠지만 가창도 중요하다, 쓰바.

여튼 100곡 부지런히 들어보고 왜 선정하게 되었는지도 읽어보겠다. 

 

더불어 한국의 인디레이블을 정리한, [한국의 인디레이블 : 가슴네트워크 기획.선정, 한국대중음악의 현재 시리즈 VOL. 3]도 읽어보고 싶다.

 

 

 

 

 

 

 

 

 

 

 

 

 

 

인디음악명곡 100선이 2013년, 한국의 인디레이블이 2009년에 출간됐다. 

적어도 2년, 많게는 6년의 공백이 있다.

무지막지하게 빨리 변하는 한국이니만큼 인디음악도 그만큼 변화가 무쌍하다.

명곡 100선에 이름을 올린 국카스텐이 그때의 국카스텐이지 아니지 않나.

그때의 홍대가 지금의 홍대와 같지 않지 않나.

그래도 역사를 훑는다는 점에서 읽어볼만할 것 같다.

 

 

 

 

 

 

 

 

 

 

 

 

 

 

 

역시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급 인지도가 올라간 양평이형, 하세가와 요헤이의 한국 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95년부터 한국에 와서 산울림과 협연하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가 되기까지 한국에 적응하면서 하필이면 인디뮤지션들과 록을 하게 된 이야기들이 일본인의 관점에서 한국과 한국록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웃음이 나오는 대목도 있다.

양평이형에게 한국은 '대륙의 기질'을 가진 나라다. 하하

일본인들에게 한국은 그런 면도 보이는 모양이다. 이 대목 읽다 한참 웃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신기하다.

일본의 음악인이 한국의 록, 특히 산울림의 음악이 세계 팝과 록을 마스터한 자에게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처럼 다가와 마침내 현해탄을 건너 한국에 '와 봐야'했던 사연을 읽고 있자면 그런 숙명과 같은 일에 이끌리는 일이란 위대하고 거룩하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한국에 와서 한국가요의 LP판을 사모으는 이야기가 재밌다. 버려지는 음반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구해낸다. 90년대와 지금은 너무나 달라져 음반은 이제 재테크 수단으로도 생각되어지는 모양이니...

화보처럼 그가 구해낸 귀한 한국가요와 그룹들의 명반 소개를 보고 있자면 한국 사람이면서도 알지 못하는 음악과 음악인들의 존재를 역사 속에서 다시 돌아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록에 빠져 있다. 록이 좋다. 그러다 이런 생각도 한다. 록을 좋아하는 게 아무래도 단순하다는 걸 말해주는 건가?

인디음악명곡 탑10에서 아무래도 두번 이상 듣게 되는 건, 국가스텐의 <거울>과 허클베리핀의 <사막>이다.

물론 <차우차우>도 좋고, 언니네이발관도 좋다. 가리온의 <영순위(Feat.넋없산)> 도 좋다.

그리고 41, 42번 째에 있는 MOT(못)이라는 뮤지션의 <날개>도 정말 좋다. 예전에 알고 있었는데 100곡에 선정되었다.

이곡 말고도 MOT의 곡들은 대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