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어야 할 처지. 천근만근...

아침부터 손부채질하다.

줄리언 반스의 [용감한 친구들]을 일단 읽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거지, 가 궁금해 급하게 대충대충 줄거리 따라가며 읽게 된다. 이게 뭐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들게 되는 생각이었다. 날 밝아 다시 읽어보면 알게 될거야, 라며 책 덮고 잤다. 보는 것과 믿는 것과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은 오는데 다시한번 첫 장부터 되짚어 보며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아서가 아이였을 때 보게 되는 어떤 것, 마지막에 조지가 아서의 심령추도식이 벌어진 후 텅빈 무대를 망원경으로 본 어떤 것.

뭔지 잘 모르겠는, 몇 가지, 아서는 어렸을 때 보았던 그 이야기를 대놓고 말하게 된 게 60년이 지난 후라는데.. 언제 그런 얘길 꺼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또, 조지의 아버지는 조지에 대해 딸 모드에게 걱정스러운 말을 했다. 무엇을 걱정했던 것인가? 모드는 오빠인 조지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

아서의 딸 메리는 엄마 투이에게서 조지가 재혼하게 될 것이며 그 상대는 진(아서의 두번째 부인)이 될 거라고 말해줬다지만, 정작 아서는 뒷말을 알지 못했다.

아서가 조지를 처음 만날 때 미리 와있던 조지를 먼 발치에서 발견하고 그가 무죄라는 것을 단박에 '안다.'

그러나 사실 조지는 아서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아서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알았다.'

나, 이거 다시 읽어야 하는 거 맞지?

(표지부터 잘 읽어야할 듯하다. 오..)

 

 

 

 

 

 

 

 

 

 

 

 

 

 

 

요즘 관심가지고 보는 게 가요다. 그렇다고 폭 넓게 찾아 듣는 적극적인 리스너가 아니다.이건 뭐 확실히 취향의 문제다. 들어도 소음처럼 들려서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노래와 음악이 있고 몇번을 반복해서 듣게 되는 노래도 있고, 그 사이의 함부로 건널 수 없는 뭔가가 있는데 그게 이런 저런 이유 때문이라고 딱 잡아 말할 수 없다. 어떤 음악이 더 고급지고 세련되었다고 말한다면... 그래 받아줄게, 들어보려고 노력은 해 볼게, 그런데 여기서도 김훈의 문장. "너와 나, 남으로서 복되다". 나의 방패가 되는 문장이 되었다면, 김훈 옹께서 웃으시려나?

 

최근 어떤 기사에서 '500원 노래방'이 생겨나고 있는 고시촌 얘길 본 적이 있다. 각종 시험,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기분을 풀고 즐기기 위해 찾는 노래방들이 있다는데, 곡당 500원으로 혼자와서 노래를 부르다 가곤 한다는 것이다. 내가 노래방 싫어하는 거야 .. 몇 사람은 잘 알고, 500원에 노래 한곡이라. 혼자서 온갖 청승, 또는 고래고래 부르다 그렇게 돌아간다는 거 아니냐. 아 애잔하다. 어쨌든 노래부르기 좋아하고 웬만하면 가수 뺨치는 보통 사람들 찾기 힘들지 않다는 한국에서 이건 대중의 니즈를 기막히게 포착하는 노래방 주인들의 영민한 전술이잖은가.

 

정승환을 알고부터 무섭게 집중해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급기야 그가 안테나뮤직을 소속사로 선택한 후 이 회사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원래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회사고 소속 가수들이어서 반가운 마음이 더하긴 했는데 그 관심도 오래전이어서 최근엔 멀어졌었는데 다시 한번 소속 가수들 노래도 찾아보고 있다. 주식 산다는 사람들은 뭐냐?

 

루시드폴과 시인 마종기가 2007년 겨울부터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아주 사적인 만남]과 그로부터 5년후 20013년부터 1년간 다시 시작된 편지질(아, 죄송!)의 결과물을 다시 묶은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을 읽으려고 한다.

 

 

 

 

 

 

 

 

 

 

 

 

 

 

루시드폴(조윤석)의 음악은 꽤 오래전부터 좋아했지만 적극적으로 찾아 듣지는 못했다. 그는 소설도 썼다.

서간집의 시작은 출판사 기획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은데, 2007년 스위스 로잔에서 공부하고 있던 루시드폴이 플로리다에서 살던 마종기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독특한 인연이 이어진다.

루시드폴이 한국에서 공연했을 때 한 팬이 그에게 건네준 마종기의 시집 한 권이 이 인연의 시작이었다고 해야 할까.

유학을 떠나면서 가방에 쓸어넣었던 책 중의 한 권이 마종기의 [이슬의 눈] 시집이었고, 기나긴 유럽의 겨울에 도착한 그의 '외로움과 무서움'을 위로해준 시집이었다고 한다.

 

 

 

 

 

 

 

 

 

 

 

 

 

 

 

 

마종기의 시는 읽고 또 읽어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는데 놀랍게도 이 서간집의 일부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모양이다. 여튼, 쉬는 날 틈틈이 읽으며 몸과 마음을 추스려야겠다.

책을 읽고 또 읽고, 노래를 듣고 또 들으며 자꾸 욕망만 늘어가는 이 주책없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보려 한다.

... 음원 녹음에도 관심이 간다... 아직 음악 녹음실을 가본적이 없는데.. 젊었던 때 다 놓치고 이게 뭔지...

 

(* 그는(조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는 일이 거의 없다.  ([용감한 친구1], 30p

 상실감이나 회환없이 살아가는 게 필요하다.......상상도 하지 말고, 조지처럼 고요히..재미없어도 정적으로..가능한가?)

 

정승환은 안테나뮤직에서도 조금은 독특한 존재가 될 듯하다. 주로 고등학교 시절에 쓴 시들을 보면 그가 보여줄 자작곡의 세계도 기대하게 만드는 게 있다. 많이 보고 싶다.

그래도 그의 팬카페 가입까지는 못하겠더라. 팬질은 그냥 관심갖고 그의 소식을 기다리고 아마 음반 나오면 구매하고, 콘서트하면 찾아가고...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안테나뮤직은 아직도 계약서 같은 거 쓰지 않는 건가? 싫으면 자연스럽게 떠나면 되는 식? 변했겠지....

 

오늘 아침부터 듣는 노래는 <안테나뮤직 워리어스> (2011)에 실려있는 <뜨거운안녕>. 슬픈데 들썩거려,.. 기운나게 한다.

공연영상으로 봐야 좋다.

 

 

 

 

<뜨거운안녕> (작사 유희열 / 작곡 김태훈. 유희열. 2006년)

 

조금 더 볼륨을 높여줘

비트에 날 숨기게

오늘은 모른척 해줘

혹시 내가 울어도

친구여 그렇게 보지마

맘껏 취하고 싶어

밤새도록 노랠 부르자

 

이밤이 지나면 잊을께

너의 말처럼 잘 지낼께

가끔 들리는 안부에

모진 가슴 될 수 있길

어떤 아픔도 견딜 수 있게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찬란하게 반짝이던 눈동자여
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
달빛 아래 타오르던 붉은 입술
떠난다면 보내드리리
뜨겁게 뜨겁게 안녕

............

............

............

 

 

노래방에서 목에 핏대 세우며 부르던 ... 그 아이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풋.

결혼은 했겠지.

 

클럽 순회공연을 한다고 해도 ...내가 갈 수가 없다...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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