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정신 없다.
간단히 쓴다.
눈에 띄는 신간, 며칠 후 출간되는 신작들이다.
[박완서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는 박완서 작가의 16작품을 선정하여 서사전략을 분석한 책인데 작품론에 가까운 듯하여 나머지 두 권과는 좀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든 '글쓰기를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계발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문학이론서나 평론서로 분류하기 보다는 두 권과 함께 묶었다.
미안하게도 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90년대에 읽은 후 거의 손에 잡아본 적이 없는 듯하다. 몇 작품 읽어보지 못했고 솔직히 취향과도 맞지 않는 작가라서... 그렇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좀 읽어볼까나.... 하지만 굳이 구입해서 읽을 듯 싶지는 않다.
사놓고 읽지 못하는 책이 많어~.
[작가의 공간]은 저자(에릭 메이젤)가 베스트셀러작가에 심리치료사로 소개되어 있다. 작가의 심리적 압박과 긴장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작업 방식, 특히 공간 활용에 대해 조언하는 책인 듯하다. 작가의 심리치료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인가?
부제처럼 붙은 말이 '미치도록 글이 쓰고 싶어지는'이다. 즉, '미치도록 글이 쓰고 싶어지는 작가의 공간'이다.
미치고 환장하겠다. (P.S.[작가의 공간]은 ... 쓰레기다, 적어도 내게는. 이런 책 넘겨볼 시간에 가을 햇살에 머리와 몸을 맡기는 게 훨씬 훨씬 백배 천배 낫다.)
[안톤 체호프처럼 글쓰기]는 하루키가 [1Q84]를 통해 소개해서 새삼 화제가 된 [사할린 섬]을 쓸 때 즈음의 체호프의 글쓰기와 관련된 편지글이나 조언글들을 모아 낸 책인 듯 한데 서른 즈음의 체호프가 자기 스스로 글쓰기에 대해 정리하는 계발서처럼 보인다. 글쓰기 단계와 관련해 '계획과 탐색, 관찰과 수집, 쓰기와 마무리'로 분류해서 쓸만한 조언들을 모아 소개했다는데, 예를 들어,
"만약 첫 문장이 안 써진다면, 혹시 내가 교훈을 주거나 진실을 숨기려고 하지 않았는지 등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는 식. 이게 첫문장이 마음대로 안되는 작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비법일 수 있겠는가?
궁금하다가도 이젠 하다하다 문학계발서들이 나오는가 싶기도 하고 작가들이 자기가 읽은 책이나 다른 작가들에 대해 쓴 글들이 더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쓴 작가론, 혹은 수련, 혹은 공부 과정을 보는 것. '글쓰기가 제일 쉬웠어요', '이렇게 쓰면 베스트셀러', '김훈을 통해 배우는 문장 공략법'... 뭐 이런.....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의 다음 책이 궁금해진다. 이번에 먼저 출간된 [보다] 보다는 책을 읽고 그에 관하여 쓴 글들이라는 다음 책이.
오래 전에 읽었던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가 흥미로웠던 책이다. 부제가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다.
딱이지 않나?
다 읽으면 누구나 필살기 하나쯤 얻....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소설만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작가가 얼마 안된다고 알고 있는데(실제 그런지 잘 모르지만) 신춘문예라든지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있다는 게 사실일까. 참 알 수 없는 인간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