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기간 동안 계획했던 독서 일정이 예기치 않은 책들로 어그러지게 생겼다.

먼저, 강준만 교수의 [안철수의 힘].

급하게 읽었는데, 왜 안철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머리말:증오의 시대를 넘어서'에서 밝힌 세가지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야 할 것이고, 민주통합당의 무능력함과 한계, 나꼼수의 명암, 그리고 가시화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 그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SNS소통과 과다대표되면서 왜곡되는 견해들, 진영논리, 팬덤화된 지지자들의 폐쇄성 등 현안적인 문제들을 짚어보는 의미도 있다. 박성민이 [정치의 몰락]에서 말한 것처럼 안철수현상은 다수당의 다수파, 다수당의 소수파, 소수당의 다수파, 소수당의 소수파도 아닌 그냥 '개인'으로 기존 정치질서에 틈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놀랄만한 일이다. 정말 시대의 티핑포인트에 이른 것인지.   

강준만 교수로서는 안철수 vs 박근혜 대결이어야 하고, 그 대결에서 안철수를 지지한 것이다. 

어찌보면 닥치고 안철수여야 한다는 셈이다. 그런데 증오의 종언이 지금의 시대정신으로 유의미한 것인가? 그게 '슬로건'으로 다가오는가? 처음 들었을 때도 의아스러웠고 책을 다 읽은 뒤에도 썩 납득이 된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 안철수이기 때문에 증오의 시대가 종언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아닌가? 그에 대한 강준만 교수의 생각은 잘 모르겠다. 다시 찬찬히 읽어봐야 하나?

 

어쨌든 정치인도 아닌 '개인'이 대선을 앞두고 이런 힘을 보인다는 것에 대해서 강준만은 2005년 <경향신문>에서 연재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는 '우리도 몰랐던 한국의 힘'에서 힌트를 얻어, 강한 모험심을 가진 한국인의 힘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인은 안철수란 모험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이번 달 말에 출간 예정인 [문재인의 힘]은 또 어떻게 지어진 제목인지, 아예 짝을 맞추려고 한 것인가.

 

오늘 출간된 안철수 원장과 제정임 교수의 대담형식으로 나온 책은 [안철수의 생각].

이달 말쯤으로 얘기되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변동된 이유가 안철수의 정치일정 때문일까 단순히 책 판매 때문일까.

[안철수의 생각] 뒷표지에는 "도전은 힘이 들 뿐, 두려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인용되어 있다. 안철수는 도전하고 그 도전을 받아든 국민들은(강준만식으로 말하자면) 모험을 하는 것이겠다. 

문재인 후보야 지금 보여주고 있으니까 굳이 책으로 읽을 필요까지는 못 느끼고, 안철수원장은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예측해 본다는 재미를 줄 것이라는 기대로 구입해 읽어볼 생각이다.

 

 

 

 

 

 

 

 

 

 

 

 

박근혜 후보의 최근 516에 대한 발언을 듣고 역시나 했다.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니... 이게 말이야 소야? 박근혜는 혹 대통령이 된다면 절대로 516이나 박정희, 유신 등등에 대해 아주 작은 거 하나라도 손대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야 한다. 그런 시도를 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서약서라도 제출해야 한다. 박정희, 'ㅂ'자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자기를 뽑아줬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모두가 참담해진다, 한 움큼의 사람들 빼고.

[정치의 몰락]의 박성민이 한 말처럼, 지금이 진정한 어둠이 이어질 시대의 마지막 밤인지 새 시대를 준비할 전야일지 곧 드러나겠다.  

 

요즘 약정할인 형식으로, 몇 년 동안 쓰는 걸 조건으로 할인 또는 분할납부 등을 해주는 판매방식이 대세인 것 같다.

최근에 통합상품 재계약을 고민하면서 3년 약정을 해야 한다는데 무서웠다. 3년, 금방 갈 것 같은 시간이지만, 지금과 같이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시대(특히 기술면에서)에 시간을 저당잡고 시간 리스크를 감내하라는 기업들의 힘에 잠시 아찔했다.

나는 아직 오지 않은 3년도 무섭덴데, 하물며 5년이라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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