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은 강준만 교수의 [한국현대사 산책 2000년대 편-노무현시대의 명암]이다. 1권부터 차례대로 읽지는 못했고, 2권의 DJ에서 노무현으로의 정권 교체기와 4권의 노무현에서 MB로의 정권 교체기를 특히 관심있게 들여다보았다. 아직 5권은 읽지 못했다.

 

 

 

 

 

 

 

 

 

 

 

 

 

 

 

강준만 교수 특유의 정보 인용신공을 발휘하여 편집본좌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시는데, 지난 시기에 있었던 일들과 인물들이 했던 말들, 그리고 시대의 트랜드를 되돌아보는 데 아주 유용하다.

돌아보면, 가깝게는 2006년 이맘 때쯤, 그러니까 노 대통령 임기 1년 여를 남겨둔 시기에 사람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정치권을 지긋지긋해 했었다. 비록 MB 정권 하에서 그마저 열려있던 자유가 얼마나 쉽게 닫힌 사회로 역행할 수 있는가를 처절히 느끼게 됐지만, 어쨌든 대통령 임기 1년 여를 앞두고 사람들은 신물을 냈다.

 

강준만 교수는 노무현을 '약자의 원한 가진 아웃사이더'로 규정한 적이 있다. 노무현과 MB를

'-기성정치를 혐오하고,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지지를 못받아도 시대를 앞서가는 게 낫다', 고 생각하는 면에서 공통점을 지녔다고 봤다.

 

2000년대를 노무현의 시대로 읽으면서 '노무현'이라는 키워드에 담긴 '한국인의 숨은 얼굴'을 들여다보는 게 강준만의 저술 의도다.

[강남좌파]를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강준만은 한국의 과도한 정치 집중이 문제라고 본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투표율도 낮고 그렇게 되는 게 바람직한 것이지 싶기도 하다. 뭐, 맡겨놔도 상식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만 있어도 사람들이 이 정도로 정치에 민감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근데 이건 뭐 여전히 너무나 다른 세력들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수준에서 투표를 해야 하는 이 처지는 뭐냐 말이다.

 

강준만은 한국사회의 각개약진 측면에도 주목하는데, "심심하면 벌어지는 집단적 열광이나 분노의 또 다른 비밀"도 각개약진에 '지친 심신을 위한 집단주의 축제"라고 푼다. 2002 월드컵 열광이나 혹은 '한국인 특유의 인물중심주의'와 만난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쏠림도 어쩌면 유사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 정권과 정치권에 대한 염증이 2007년과는 정확히 반대로 기울어 또 다시 어떤 인물이 지닌 외적 매력 혹은 애티튜드만 바라보며 정권교체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인물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무시할 순 없다. 강준만식으로 각 인물들이 쏟아낸 말만 잘 좇아도 흥미로운 얘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고종석의 말들은 많이 언급되지만 진중권의 언급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지금 같다면, 김어준과 진중권, 노자, 김규항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평을 내놓았던 강준만까지 입들의 말이 흥미로운 시기이기도 하다.

 

노무현의 탄핵, 탄핵정국, 열린우리당.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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