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해서, 여자 작가에 대한 편견이 좀 있는 편이다. 종종거리며 맴도는 좁은 반경에 질려하는 편이다.  

마거릿 애트우드라는 일흔 두살 먹은 캐나다 작가의 [눈먼 암살자]를 읽으며 반성했다.  

 

 

 

 

 

 

 

 

 

거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들은 주인공 아이리스를 이해할 수 있을지,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런 류의 인물이 남자라면 다른 상황, 다른 행동들로 구축되겠지.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 때문에 남편과 아들을 떠났고, 결국 기차에 몸을 던졌다면, 아이리스는 저 아래로 흐르는 어둠을 그대로 둔 채 기품을 가장한 채 위태롭게 얼음장 위를 지치는 암살자 같은 여자다. 눈 멈을 가장한 채. 소설 속 소설인 <눈 먼 암살자>는 정말 멋진 이야기다, 멋진 장치이기도 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민음사는 교정에 지금보다 더 신경써 주길. 민음사, 작지 않은 출판사인데 책 만듦새가 늘 실망스럽다. 언제부터 그랬지?  

이 세상에 내가 읽어보지 못한 소설이 얼마나 많은지, 알지 못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소설을 등한시 했던 잃어버린 십 여년이 이제와 너무 안타깝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익명 2012-04-24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검색으로 찾았습니다. 눈 먼 암살자 정말 좋은 소설이지요. 한 문장 한 문장 공감하고 민음사의 교정, 번역 문제에도 공감하고 갑니다. 돼, 되 와같은 기본적인 맞춤법부터 비문, 꼬인문장 ㅠㅠ실망했어요 ㅠㅠ

포스트잇 2012-04-24 10:51   좋아요 0 | URL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소설, 읽은지 1년이 넘었네요. 시간을 이겨낼수있을지...다시 읽을 땐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 작가의 새소설 [그레이스]도 읽을 예정인데,어떤 얘기를 품고 있을지 설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