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코너에서 김선주 전 논설위원은 내년 대선에 김문수와 유시민이 한판 붙는다면 '핫'한 대선이 될 거라고 재미삼아 말했다. 그런가? 난 끔찍한데.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인물이 있긴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더 두고 봐야할 상황이다. 정세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설연휴를 보내고와서 마음이 어딘가를 헤매는 와중에도, 오건호의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와 정원오의 [복지국가]를 읽을 수 있었다. 난 이 두 권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정원오의 [복지국가]는 책세상에서 내놓은 '개념사' 시리즈 22번째 책이다. '사회의 역사와 조응해온 개념의 역사를 살펴'보기에 좋은 이 책은 우선 169페이지로 얇아서 손에 들기에 부담이 적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이 꼭 필요했던 건지 좀 의아하긴 하지만(이왕 맞출거면 좀더 적절한 사진들을 택했으면 했다) 복지국가라는 개념의 기원부터 성장, 변화과정, 앞으로의 전망을 핵심적인 사항들을 잘 짚어가며 정리해놓은 책이기에 복지와 복지국가가 지향하는 의미들을 생각해보기엔 좋은 입문서라는 생각이다.  

대체적으로 GDP에서 복지부문에 지출되는 국가재정 규모를 통해 복지국가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은 GDP의 약 9% 수준이다. OECD 평균 20%(또는 21%)와 비교해 볼 때 약 11% 부족하고, 이 수준은 여전히 복지지체국으로 분류되는 1960년 미국 수준이라는 것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물론 염두에 둬야 할 것은 1960년과 2010년의 세계정치경제와 사회 변화를 괄호치면 안된다는 건데, 그 동안 세계는 국가간 경쟁이 심해졌고, 경제성장은 불안정하고, 사회는 저출산과 노령화사회로 변화되었다. 앞으로 복지재원 확보는 더 많은 압박을 받을 것이 분명하고 복지국가의 '효율성'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복지국가 아젠다를 놓고 이미 한국사회도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딱 한가지, 만성적인 삶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절망하고 내팽개쳐져 고독하게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배태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오건호의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는 귀한 책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해나온 재야의 재정분석전문가를 만났다는 점에서, 그를 통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재정을 어느 정도, 그것도 아주 쉽지는 않지만 아주 어렵지도 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교양서라는 점에서.  

"오건호 박사의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는 한국에서 가장 쉽고 종합적인 재정 문제에 대한 분석서이며 동시에 정책 입문서이기도 하다. 심상정과 함께 진보정치가 경제정책에서 가장 화려한 역할을 하던 시절에 우리가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종합적 기록이며, 최소한 한 분야에서는 수권 능력을 갖추었던 한 정치집단이 다른 시대로 전환하면서 남기는 비망록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국가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아니면 재정적으로 큰 위기라고 아우성 칠 때,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자신이 아는 거의 모든 것을 정리한 이 책을 한 번 손에 집어드시기를 권유한다."(우석훈의 추천사)   

웬만한 정책은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또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상식적인 수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국가재정과 그 재정전략이 가져올 영향을 분석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만한 교양서이다. 복지국가를 위해서 그리고 진보적 국가재정을 위해 오건호가 제안하는 전략도 꼼꼼히 점검할 일이다. 지금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들이니. 조세정책은 민감하고도 중요한 문제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