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 곡절을 좀 겪은 후 독일작가의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라는 [이별대행 에이전시]를 주말에 읽었다. 참, 어쩌다 보니 내가 이런 류의 소설을 읽게도 되는구나, 싶었다. 자리잡고 앉아 펼친 첫부분부터 한심스러웠다.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잠을 자지 않나, 결혼식 꿈을 꾸지 않나,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위기가 어떤지에 대해 전혀 무지한 여직원을 보는 불편함이 꾸역꾸역 밀려왔다. 참고 읽어봐야지, 왠걸? 점점 키득거리며 웃게 되었다.  

 

 

 

 

 

 

 

원제는 [위로반창고], [이별대행 에이전시] 번역본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지닌 요소들을 다 거느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웬수처럼 만나는 두 남녀 주인공, 우정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베프, '진정한' 어쩌구... 인물들의 변화와 성장, 헤피엔딩, 기타 등등)  

이 '에이전시'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회사'다. 뭐라고 이름 붙이고 포장해도 '회사'다. 각종 다양한 종류의 업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존재.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까지 이제는 공공연한 의뢰와 서비스 제공을 통한 '산업'의 영역으로 포괄된다. 대중문화계에서 상상력이 이런 쪽으로 늘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연극에서 이제 곧 영화화될 <김종욱 찾기>. <광식이 동생 광태>의 김현석 감독의 <시라노 프로젝트>(제목이 <시라노:연애조작단>으로 최근에 바뀐 모양이다. 연애성공을 위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나온다.). 그리고 임성순의 [컨설턴트].   

탐정에게 어느 날, 의뢰인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탐정소설, 추리범죄소설처럼, 회사에 어느 날, 고객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런 회사시리즈가 나올 법하다. 

 

 

 

 

 

 

어렸을 때 봤던 단편, 스티븐 킹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금연주식회사] 의 인상이 강했다. 스티븐 킹 단편집에 실린 모양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이런 류의 영화를 본 듯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게임>(데이비드 핀처, 1998)이다. 어떤 대행회사, 어떤 내용을 담느냐가 역시 관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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