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줌파 라히리라는 작가, 글 참 잘 쓰네. 이야기도 잘 엮고.  

책 뒤에 "이 책에 쏟아진 찬사"라 해서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이 책에 헌사한 말들을 모아놨는데, 그 중 나는 <피플>지의 평이 마음에 들었다.  

"별 네개를 주어도 모자란 작품. 라히리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최면에 걸린 기분이다. 실제보다 색이 더 선명하고 냄새는 더 진하고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꿈을 꾸는 듯하다." 

체호프하고 비교되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건 잘 모르겠고, 통속적이면서도, 이민세대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면서 뿌리옮긴 삶에 대해 얘기하는 작가라고 평들을 하는 걸 보면서, 그 때문에 늘 일상에 도사린 위태로움을 간직한 얘기들을 만들어 내는 건가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참 예민한 신경을 가진 작가같다. 

 자기 전에 <길들지 않은 땅>을 읽었다. 아버지... 눈물이 쏟아지진 않았지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려고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여자 작가 괜찮다~. 여자 작가 작품과는 왠지 인연이 없었는데. 아주 일상적인 일이나 시시콜콜한 감정들을 엮어 문장들을 이어가면서도 이 가족들간의 일과 감정에 깃든 예상가능한 위태로움이 맴돈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아니 현실화될 거라고 상상하고 있었으나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일이 반전이라면 반전을 가져온다. 밋밋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뭐, 단 두 편 읽고 이런 얘기 하긴 민망하지만... 여튼 인상이 그렇다. 

좋다고 하길래 줌파 라히리 작품집을 골랐다.  

[그저 좋은 사람]의 표제작 <그저 좋은 사람>을 저녁 전에 잠깐 들여다보다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단편집이니 오며 가며 한편 한편 읽을만하겠다.  

처음엔 자꾸 세세해지고, 열어젖혀지며 드러나는 남의 가족사를 보는 듯한 불편함이 느껴지려다가... 그 위태로움에 가슴이 졸아드는 줄 알았다.   

사실 아주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어찌 이런 인간이? 라고 놀랄만한 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가여운 사람. 가족이기에 분노하고 지독히도 상처입힐 말을 찾지만, 돌아서면 짠한, 그런 어찌해볼 수 없는 가여운 사람, ....  라훌,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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