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22일에 받아볼 수 있다던 책이 하루 일찍 오늘, 오후가 시작될 쯤 배달됐다. 그런 경향이 있기에 혹시나 하고 기다리고 있던 책이었다.
묵직한 책. 책 두께나 무게에 비해 조금 가날픈 띠지가 걸리적 거리는 걸 제외하곤 대체로 이쁜 책이다. 특히 인상적인 건 각 장의 앞에 게재해 놓은 '로쟈의 서재'에서 사용된 태그들이었다. 엄청난 양과 그 면면의 놀라움이라니... .
장별로 찾아보기 좋게 하기 위해 그랬을터지만 측면에 구분돼 보이는 선들과 면들이 조금 걸렸고, 본문에 꺽쇠 표시로 각 소제목을 달아놓은 것도 내겐 너무나 투박해 보였는데 그 외는 대체로 좋았다. 아, 무겁다는 거, 그거 좀 ... 거시기하다... . 주말에 읽을 수 있으려나. 아직은 알 수 없다.
아침마다 즐겨찾기로 들어가 보던 블로그의 글들을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첫 경험이다. 그러고 보니 가볍게 그냥 언급하고 넘어가던(또는 아예 언급조차 않던) 여느 책들에 비해 아주 색다른 느낌이다. 모니터로 보던 글의 이미지를 활자로 박힌 글로 천천히 정독하며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내가 로쟈님과 그 서재를 만났던 때가 아마도 2005년 경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 알라딘을 이용하게 되고 서재도 만들었던 그 즈음. ......
나도 처음엔 '로쟈'를 처음 대했을 때 로자 룩셈부르크인줄 알았다.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의 애칭이란 걸 알았을 때 이 사람 클 인물이구나, 라는 감이 왔다. 이름 뿐인가, 그가 분류한 서재 카테고리의 명명이라든지, 페이퍼들 제목 뽑는 거 보면 확실히 '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글은 ... 더 말할 필요 없고.
로쟈님 덕분에 내가 읽고, 알게 된 책의 세계는 넓어졌다. 블룩도 많을 것이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블로그들도 많겠지만 나의 관심과 더불어 늘 일정 수준의 만족감을 주는 블로거들 중에 로쟈님은 단연 발군이다.
책머리, 프롤로그, 에필로그, 발문을 읽었고, '레닌주의와 대중 유토피아'를 읽었고, <서재2> '로쟈의 예술 리뷰' 들어가는 간지에 인용된 글을 읽었다, "순간에 완성되는 사랑이 있을까요?" 머리와 가슴, 지성과 감성이 잘 맞는 글들을 읽는 기쁨, 즐거운 책읽기다. 한 편으론 어쩔 수 없는 질투도 있겠지.
가능한 오래오래 '인민의 벗'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벗' 하나 알고 있다는 거 빽 좀 되려나? 그나저나 '벗'을 한 자 딱 띄어 써보니 왜 이리 어색하지? '친구'? 동무? 오, 또 딴 데로 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