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씩 피검사를 하고 의사와 만난다.
지난번에 갔을때 3년간 내시경과 CT검사를 해보지 않았다며 재검을 잡았었다.
4L짜리 물약통과 걸쭉한 액체를 큰 쇼핑백에 받아오던 날부터
안절부절 못하는 날이 시작되었다.

검사일을 두 번쯤 변경하고도 그 다음날로 다가왔을 무렵,
전화를 걸어 취소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엊그제 의사를 만났다.
왜 검사를 취소했냐길래 처음에는 그냥 말없이 가만히 있다가
계속 추궁하길래 솔직히 마음속의 불안을 말했다.
의사는 싸늘한 말투로 검사를 받지 않았으니 자기가 해줄 일이 없다며
약이나 처방해줄테니 내 맘대로 하라고 했다.

나를 걱정해서일까? 아니면 자신의 말에 불복종해서일까?
의사들이 환자의 병을 한번이라도 직접 겪어본다면
그렇게 냉정한 말투로는 말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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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면역 억제제를 먹는다.

대학교 4학년때 배가 아파서 입원한 적이 있다.
입사 2년차에도 한번, 5년차에도 한번.
그리고 크론병이라는 생소한 꼬리표가 붙었다.

증상이 심한편은 아니라 멀쩡히 직장도 잘 다니고 남들 하는 거 다 한다.
그런데 아픈 날에는 정말 힘들다.


결혼도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어른들이 말하듯이 어느날 인연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하고 일년이 지나니 이젠 아이를 갖고 싶다.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다.
가끔 생각없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나는 또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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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포워드
로버트 J. 소여 지음, 정윤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전 인류가 특정 순간의 미래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환상일거라 의심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이런 흥미로운 줄거리를 가진 미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러 편을 진득히 앉아서 볼 인내심이 없기에 원작 소설을 택했다.

드라마에서는 보게 된 미래가 가깝고 책에서는 아주 멀게 설정되어있다.
인물도 닮은듯 다르고 전개도, 결말도 꽤나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밝은 미래를 본 자들은 삶의 희망을 얻게 되고
어두운 미래를 본 자들은 현실이 될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사람들은 바로 아무것도 보지 못한 자들이다.

 
약혼자가 있는 사람은 미래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한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그 약혼자도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미래를 보게 된다.
그 일이 있은 후 두 사람은 끊임없이 의심과 고민에 시달린다.
미래가 결정되어진거라면(어차피 헤어질거라면)
지금 이 순간에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미래를 보지 못한 자들은 자신이 20년 후에는 세상에 없다는 사실도 두렵지만
20년이라는 긴 세월 속 어느 시점인지를 몰라 더 불안하다.
조금 더 시간은 주어졌지만 그만큼 고통은 큰 시한부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언제 어떤 사건으로 죽는지를 알아내 미래를 바꾸려 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건
사람들이 본 미래에는 이미 미래를 본 사건이 반영되어있다는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들의 미래는 그것이 아니였을테니
생각할수록 묘한 느낌이다.

진정한 점쟁이는 불행한 미래는 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은 미래를 알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정말 바라는 것은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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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쥬 아쿠아모이스트 콜라겐 수분크림N
쥬쥬코스메틱
평점 :
단종


4월에 일본여행을 다녀오면서 사왔다.
일본에 가면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화장품이 많다길래 급하게 몇 가지 조사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높은 환율이 아쉬워도 값은 괜찮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저가 화장품이 인기 순위에 올라있다는 것)

분홍색 반투명 유리용기가 50ml가 될까 싶게 작은 편이지만 열어보면 공갈 부분이 없이 꽉차있다.
크림보다는 묽은 편인데 바르면 확 퍼지지 않고 약간 쫀쫀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향도 없고 발림성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라 이게 어떤 용도인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일본어를 모르니 어떤 피부에 바르라는지도 모르겠고, 수분크림인지 영양크림인지..
인터넷에서 본 그 상품이 맞는건지..

하지만 요즘같은 여름철에는 스킨 바르고 이 크림 하나 바르고 끝내면 되니 편하다.
청량감이 부족한 듯하여 다른 제품을 썼더니 바로 얼굴에 뭐가 나는 걸 보니
이 크림이 적당히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보습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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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은 왔는데 여전히 회사를 다닌다.
아무래도 밥벌이를 쉽게 놓지는 못할 것 같다.

같은 업무를 꽤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중에는 매일 만나는 사람부터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람들도 있다.

몇 년 전에 분명 으르렁거리며 싸우던 사람도
다시 보면 그때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반갑다고 악수를 하기도 하고
(이럴 땐 보통 돌아서고 나면 그때서야 기억이 살아난다.)
어떤 사람은 저 멀리서 오는걸 발견할때부터 슬며시 고개를 돌려 피하기도 한다.
 
그 차이에 대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업무상으로 좋지 않았던 기억은 잊혀지나
사적으로 좋지 않았던 기억은 남아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
업무상 싸울지언정 끝까지 가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쨌든 우린 월급쟁이이고, 그 위치에 있음으로 상대방과 싸우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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