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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자서전 - 뮈토스의 세계에서 질박한 한국인을 만나다
김열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한국인의 보편적인 일생, 또는 한국인만의 특별한 가치관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보고, 지금 이 시대의 우리들을 한번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 보였다.
책은 '어머니-탄생-자라고 크고-사랑-결혼-세상살이-죽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과 민속 등이 저자의 설명에 의해 쓰여 있다. 그런데 저자가 차용한 이야기나 민속설화, 신화, 전설 등이 한국인의 보편성에는 맞을지 모르나 한국인 전체의 삶을 포용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나 일화 등은 언제 어디서건 한번씩 들어봤음 직한 것들이다. 정화수, 웅녀, 숫바위 암바위, 아기빌이, 죽음 등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각 장의 주제에 맞게 서술되어 있다. 곧 이 책은 우리가 알 만한 주제들을 이야기와 신화를 차용하여, 한국인의 성장단계에 맞춰 서술한 책이다. 곧 내가 알고자 했던 우리 한국인만의 독특한 신화구조나 민속설화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한국인의 민속과 풍속, 감정구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다음과 같은 구절로 이 책의 전체를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에게 소금은 강한 생기, 그 자체를 상징한다. 소금에 절이고 앉히고 데친 것의 맛이 곧 간기고 간 기운이다. 그것은 한국인의 인간적인 기세고 목숨의 기다. 꺾일 줄 모르는 기개 같은 것이다."
한 가지 반가운 것은 김열규 교수의 시각이다. 그는 한국인의 남성 문화를 상당히 질타하고, 여성적인 것, 어머니다운 것을 옹호한다. 여성에게 강요당한 갖은 질곡을 그는 잘못된 한국문화라고 비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