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하룻밤의 지식여행 27
스튜어트 후드 지음, 그레이엄 크로울리 그림, 정해영 옮김 / 김영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사드가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서 읽었다. '하룻밤이면 충분하다'는 이 시리즈의 모토가 무색하리 만큼 하룻밤 만에 다 읽지 못했다. 사드는 내게 낯설었고, 이 책은 그 정도로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생애와 더불어 중요 저작들이 잘 요약되어 있는 '쏠쏠한' 책이었다.

사드의 삶은 방탕했다. 당시에는 금기되었던 항문성교, 난교 파티를 일삼았고 이 때문에 죽을 때까지 감옥을 들락거렸다. 그가 감옥에서 지은 책들에는 상당한 철학적 깊이가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는 귀족이고 남성이었다. 여성에 대한 시각과 자신이 귀족이라는 계급 의식이 성행위의 '사디즘'을 만들기도 했던 것 같다. 그는 자유주의자이면서도 파시스트이고, 진보적이면서도 마초였다. 여러 모로 복잡한 인간.

"죄는 인간 본성의 자연적 상태이며 성은 가학적인 것"이라는 사드의 견해에 공감한 보들레르, 들라크루아, 플로베르, 뒤마, 위고 등 프랑스의 낭만주의와 자연주의 예술가들, 앙드레 브르통, 폴 엘뤼아르 등의 초현실주의 시인들이 사드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 책은 적고 있다. 사드의 원작을 전혀 다르게 해석해 영화로 만든 부뉴엘과 파졸리니 감독도 함께.

언젠가 시간이 되면 그의 <규방 철학>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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