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비우기 연습 - 1만여 명을 치유해온 정신과의사가 엄선한 인생에서 버려도 될 42가지 생각들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송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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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의 사람들을 돌봐준 정신과 의사가 이야기하는 '인생에 버려도 될 생각들'이란 주제가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사회에서 안 맞는 사람 때문에 누구나 고민한 적이 있었을 텐데 그럴 때 어떻게 해야 맞는 행동일까? 
회사에서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면 우리가 퇴사전에 해볼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
거짓말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
부정적 감정을 전하는 회사 동료를 피하는 방법은?
거절을 못 하는 사람에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인사를 하는데 무시하는 직장동료를 대하는 방법, 혹은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i 메시지의 사용방법 등 정말 소소하고 세세한 감정 사용법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눈에 띈 책이었다.

사회생활 초년생에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답이 많아서 이런 책을 미리 만났더라면 조금 더 쉽게 생활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평소 무척이나 고심했던 고민거리들도 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답을 찾는 경우도 있고, 타인의 고민거리를 듣다 보면 남의 이야기라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쉽게 답을 내려주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역할을 대신해 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 책의 활용도가 높은 사람은 나처럼 생각의 고리가 끝없이 뻗어가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다. 끝없이 뻗어가는 생각의 단절을 위한 답변이 많아서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고 너무 단순한 대답일 수 있지만 가장 필요한 대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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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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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님은 직업이 '여행가'라고 했다.
방을 빼고, 적금을 깨고, 몇일 전 이사를 끝내고 언제나처럼 여행을 훌쩍 떠났던 이야기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넣어두고, 이번에는 남들처럼 코로나 시대에 살아가고있는 여행가의 모습이 담긴 책이라니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작가님은 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내는 장점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 말이 참 기억에 남았다. 사람마다 다른 얼굴 수십 가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수많은 얼굴 중 한 가지 선한 얼굴, 선한 힘을 이끌어내는 능력! 그런 힘을 가진 분이라고 했다. 이때부터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작가님의 일상 이야기가 기대가 되었던 것 같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해서 열심히 관련 책을 읽어나갔지만 역시 다음 생에나 해야겠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이라던지 이사 때마다 불어나는 짐을 보면서 다시는 이렇게 손가는 일은 시작하지도 않겠다는 다짐이 소비욕과 수집욕으로 그 다짐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는 모습들에서 귀여운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을 느끼게 했고, 사람과 사람에 대함에 있어 온 힘을 다해 정성을 보이는 여러 모습들에서 왜 작가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 때문에 작가님이란 사람이 궁금해졌고 덕분에 이 책에 푹 빠져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누구보다 귀찮은 것, 손이 가는 것을 무서워하고 책임지는 일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유기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란 걸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꼰대 같지 않은 삶,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과도 일치한 작가님의 삶의 모토들이 공감되어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읽었던 것 같다.

작가님이 하고 계시다는 에어비엔비나 소모임들에 한 번쯤 참여해서 작가님과 실제로 대화 나누고 싶다는 생각과 작가님 여행이야기가 담긴 책도 곧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한(팬이되었다는 말을 길게 했다) 인간적인 매력을 아주 많이 많이 담은 산문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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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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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인 오필리아는 한 행성에서 아들 부부랑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행성을 관리하는 컴퍼니가 사업권을 잃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행성 전체 사람들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은 컴퍼니의 피고용인으로 소속되어 있는 처지였는데, 한 번도 월급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일꾼이었을 뿐 아니라, 은퇴도, 의료혜택도 없고, 자력으로 먹고살며 잉여생산물까지 내야 하는 일개미 같은 존재였다는 부연 설명으로 그들의 처지를 알게 했다.

70이 넘은 오필리아는 그들에게 더 이상 생산을 할 수 없는 불필요한 인력일 뿐이었다. 때문에 이주에도 돈을 추가로 내야하며 이주하다 극저온 탱크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게 되고, 고민 끝에 행성에서 삶을 마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오필리아는 아들 몰래 행성에 남으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오필리아란 인물은 70대 노인으로 행성에서 노인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가족을 위한 텃밭을 가꿀 수 있으며, 행성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을 충분히 행하고 있었다. 컴퍼니라는 회사는 주민을 노동력으로만 보고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원을 생산해 내려는 속셈이 보였다. (미래를 그린 sf 소설이지만 현재랑 그다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좀 씁쓸하게 느껴진 부분이었다.)

모두가 떠나고 오필리아는 생존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터득하고 자신의 지혜로 살아남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손을 벗어난 동물들을 돌보고, 마을을 통제하던 컴퍼니의 기계도 자신의 힘으로 만지게 된다.
그러면서 컴퍼니의 무자비한 계획과 사람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극적인 때에 마을에 괴생물체가 나타나 그녀와 교감을 나누게 되며 그녀의 역할이 한 가지 더 추가되게 된다.


모두가 떠나고 행성에 나만 남았다고 생각해 봤다. 
것도 70의 나이에 혼자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70대의 오필리아는 정정했고 자신의 존재를 행동으로 증명해 낸 걸로 보였다.
 강하고 정답고 지혜로운 오필리아를 주인공으로 작가는 무 쓸모 무가치로 여겨지는 노인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제대로 한방을 먹여주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가장 예기치 않은 순간에 답을 쥐게 된 주인공 오필리아의 모험! 참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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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인형에서 여성, 여성에서 사람으로 여성복 기본값 재설정 프로젝트
김수정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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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옷 만들기를 좋아했던 작가님은 대학에 진학해 의류 전공을 하고 재학 중에는 옷 가게 아르바이트, 휴학 중에는 스타일리스트, 졸업 후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이제는 6년 차의 베테랑 옷 가게 사장님이라고 했다.

이렇게 옷에 대해 빠삭한 전문가가 어느 날 남동생 바지를 우연하게 입어보게 되었는데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안 입은 것 같이 편했다고 했다. 이때 든 생각이 왜 겉모습은 다를 바 없는데 여성복과 남성복은 차이가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이 계기로 옷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고 남성복같이 편한 여성복을 만들기 위한 여러 과정을 겪게 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여성복과 남성복은 소재부터, 옷의 기능, 만드는 방식, 세탁 비용 등에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반박하며 우리가 여성복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활동이 많아서 옷이 많이 헤질 것 같다는 이유로 남성복은 워싱(섬유나 실이 오그라들지 않게 하거나 물이 빠지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가공을 일컫는 말)이 필수로 들어가고 여성은 옷을 조심히 입기 때문에 워싱이 들어가지 않는다? 겨울 코트에서는 울 함량만 중요할 뿐 여성스러운 핏을 위해 안감을 제하고 만든다. (남성복은 안감이 없으면 오리털 내피가 있단다;) 남성용 주머니는 깊고 크고 여러 가지가 기능성으로 존재한다면 여성용 옷에서의 주머니의 존재는 페이크 장식일 뿐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였다. 여성이 얼마나 많은 시간들 동안 불편함을 입고 사는 것을 당연시하고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페미니즘의 바람이 불어서 우리도 남성과 똑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겠다고 갑자기 우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우리도 기능적으로 뛰어난 소재와 디자인을 입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제시해 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성복의 소재와 기능이 훌륭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고, 사이트를 방문해서 한번 구매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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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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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약한 몸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20일 남짓 보내고도 의사의 판단으로 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던 작가님은 포기하지 않는 부모님의 기도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고 했다. 새로운 삶, 두 번째 인생을 어릴 때 선물 받아서인지 웬만한 어려움에도 힘들어하지 않는 씩씩함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8살이었던 어느 날 동네의 작은 교회에서 피아노를 처음 보게 되었고, 악보 없이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선생님의 연주에 한눈에 반해 피아노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고 했다. 악보를 보며 배우기 보다 코드로 기억하고 놀이하듯 피아노를 만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피아니스트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했다. 피아노에 대한 애정이 깊어갈수록 피아니스트에 대한 열정은 더 커졌고, 그때쯤 집안 사정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가정 형편상 피아노 교육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부모님과 진지하게 의논한 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도 부모님이 작가님의 꿈에 대한 열망을 충분히 이해해 줘서 부모님이 지원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극적 지원을 받게 되었다고 했다.

밀양에서 동대구역까지 일주일에 한번 레슨을 다니게 되었고, 예고 대신 인문계고, 집안 모두가 전주로 이사 가야 했지만 여러 고민 끝에 밀양에 남아서 공부하는 등 차선책으로 선택한 선택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 한도 내에서 최대한 노력한 모습들이 담겨 있었다.


재능과 끼 많던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항상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처럼 자리 잡고 응원하던 아버지, 그리고 우애 깊은 동생들까지 가족의 사랑과 응원들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교만은 죄라고 설명하며 겸손하도록 가르쳐온 아버지의 뜻처럼 작가님은 자라났고 선한 영향력을 펼칠 사람이라고 글에서 느껴졌다. 

피아노에 대한 글답게 당연히 피아노를 사랑하는 마음을 글 곳곳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꿈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들에서 용기를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어린 나이에 깨닫고 노력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자신이 원하는 꿈을 위해 달려온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외에도 성인이 되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에 관한 내용과,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러 노래들과 자작곡에 대한 이야기는 음악적 내용과 감성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새로운 시선의 글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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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25 0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소개 보니까 작가분이 피아노로 유명하신 분이군요. 저는 처음 들어봐서요 😅 표지부터 선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러블리땡 2021-11-26 09:39   좋아요 1 | URL
곡도 쓰시고 공연 기획도 하시고 유투브에서도 유명하신분이시더라구요 실제로도 표지가 선하게 예뻐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