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인형에서 여성, 여성에서 사람으로 여성복 기본값 재설정 프로젝트
김수정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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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옷 만들기를 좋아했던 작가님은 대학에 진학해 의류 전공을 하고 재학 중에는 옷 가게 아르바이트, 휴학 중에는 스타일리스트, 졸업 후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이제는 6년 차의 베테랑 옷 가게 사장님이라고 했다.

이렇게 옷에 대해 빠삭한 전문가가 어느 날 남동생 바지를 우연하게 입어보게 되었는데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안 입은 것 같이 편했다고 했다. 이때 든 생각이 왜 겉모습은 다를 바 없는데 여성복과 남성복은 차이가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이 계기로 옷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고 남성복같이 편한 여성복을 만들기 위한 여러 과정을 겪게 되었다고 했다.

실제로 여성복과 남성복은 소재부터, 옷의 기능, 만드는 방식, 세탁 비용 등에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반박하며 우리가 여성복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활동이 많아서 옷이 많이 헤질 것 같다는 이유로 남성복은 워싱(섬유나 실이 오그라들지 않게 하거나 물이 빠지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가공을 일컫는 말)이 필수로 들어가고 여성은 옷을 조심히 입기 때문에 워싱이 들어가지 않는다? 겨울 코트에서는 울 함량만 중요할 뿐 여성스러운 핏을 위해 안감을 제하고 만든다. (남성복은 안감이 없으면 오리털 내피가 있단다;) 남성용 주머니는 깊고 크고 여러 가지가 기능성으로 존재한다면 여성용 옷에서의 주머니의 존재는 페이크 장식일 뿐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였다. 여성이 얼마나 많은 시간들 동안 불편함을 입고 사는 것을 당연시하고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페미니즘의 바람이 불어서 우리도 남성과 똑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겠다고 갑자기 우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우리도 기능적으로 뛰어난 소재와 디자인을 입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제시해 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성복의 소재와 기능이 훌륭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고, 사이트를 방문해서 한번 구매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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