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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먹방이 대세인 요즘 레시피를 넘어 음식의 역사에 초점을 둔 책이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었다.
작가님은 2021년 <EBS 클래스 e>란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음식 인문학을 시작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무대로써 활용한 책이라는 설명에 읽기 전부터 한껏 기대가 되었는데, 생각보다 음식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역사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인문학적 학문일 수 있다는 걸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음식 이름에서의 유래와 의미를 알아내는 것의 중요성과 그와 관련된 자료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셨고, 식품학적인 음식의 정의를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 법률도 살펴야 하고 요리 공부를 할때는 당연히 요리법과 제조법도 알아야 하며, 음식의 기원을 살피고 발견과 발명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개념 정리는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할 덕목이며, 식생활의 역사를 연대별로 살피며 유행 시점과 장소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식재료의 확보 시기를 파악하여 시대별 음식의 사회문화적 변화도 살펴봐야 하고, 식재료의 품종개량에 대해서도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역사별로 유행한 요리법의 정리와 생태적 조건에 따라 식량 획득 방법이 달라지는 것을 주목하고, 특정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 국민이 먹게 되었는지, 언제 적부터 먹었는지를 살피고, 특정 음식이 유명한 장소가 반드시 그 음식의 기원이 아닐 수 있음을 경계하며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음식 상식은 거의 대부분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고 자부했던 내가 반성되는 순간이었다.
라면만 해도 일본에서 시작된 음식이라고 생각했으나 라면이란 음식의 기원지는 중국이라고 한다. 부르는 명칭은 우리가 아는 라면과 달랐지만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는 틀림없는 라면의 기원이 맞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면의 기원부터 우리나라의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이 옷감으로 오인받았던 초창기의 이야기, 일본과 우리나라에 다른 성격(?)의 라면의 모습이 탄생하기까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전통술, 불고기, 두부, 냉면, 김치, 잡채, 비빔밥, 짜장면까지 정말 재밌고 독특한 음식의 갖은 TMI를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안 먹어도 배부른 음식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었다.
먹방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이제는 음식에 대한 공부를 도와줄 책이 유행할 차례가 아닌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