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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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우울증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끌려서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관심 분야라서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는 일부러 찾아서 읽는 나였는데, 작가님의 사연을 먼저 접해서인지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작가님과 가장 가까운 부인이 쓴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가 서문에 담겨 있었다. 누구보다 좋은 아빠이자 다정한 남편, 그리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해내던 존경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말하는 그는 어디다 내놔도 빠지지 않을 참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작가님 생전에 이 책이 나왔다면 더 많은 이야기들도 직접 듣고 많은 독자들과 만나 책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 더 큰 빛이 될 수 있는 분이셨을텐데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 부분이 너무 안타까웠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다 2012년 가족의 안식년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휴식기를 앞두고 일이 생기게 되었는데, 좋은 기회로 해외 연수를 하게 되어 지인들에게 환송회를 대접받고,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던 와중에 새벽 골프를 잘 치고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고 차를 내리려던 순간에 허리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주사 치료와 여러 비수술적 치료 등 임시방편을 동원했지만 효과는 없었고 주변 지인(의사)들의 의견도 다 달라서 일단 수술보단 비수술적 요법으로 허리를 치료하려 하다 시간이 길어져 통증에 점점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가다 우울증이란 질병까지 겪게 되는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크게 와닿았다. 정신과에서 간호사로 3년간 근무했고, 지금은 척추 관절 병원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며서 만난 많은 환자들이 모습이 비춰졌다. 작가님이 어떤 아픔과 어떤 고민들이 있었을지 절실하게 느껴져 너무나 안타까웠다.
기본적으로 척추 관절 환자들이 오래된 만성 통증으로 우울증을 수반하는 경우들이 꽤 있는데, 여러 치료를 시도하는 과정과 반복되는 치료들에도 생각보다 더딘 회복. 그리고 하나를 고치고도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여러 후유증들 때문에 지쳐가는 일이 작가님이 겪고 있었다. 이 당시 우울증이 점차 심해져 자신의 증상들과 감정에 대해 치료자가 아닌 환자로써의 이야기하고 치료자가 알지 못했던 질환에대한 깊은 감정들에대한 서술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진실되게 다가올 것 같다고 느껴졌다.

우울증은 겉으로 보이는 게 커다랗지 않아서 병의 진행 상황을 외부인의 눈으로 쉽게 판단하고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의학적 도움이 꼭 필요한 질환이므로 개인적 문제로 생각하고 사람들이 끙끙 앓다 속으로 곪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번 갖고 있었는데, 작가님은 자신의 상황을 겪으며 스스로가 느낀 질환에 대해 가장 진솔하게 환자의 입장으로 표현하고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을지 해결책을 몸소 모여준 모습들이 어느 책보다 절실함이 느껴졌다. 일상에서 어떻게 조금씩 극복해야 하는지를 체험을 담아 설명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념과 현실 직시 그리고 인내심 등으로 희망을 찾는 근거를 설명하며 개인 스스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설명하고 있었고, 살아갈 이유와 삶의 이유를 찾는 방법은 일상에 숨겨져 있다는 것과 삶의 간절함을 찾을 수 있도록 희망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도 개인적 이야기를 풀어내며 응원하고 있어 이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다.

감정은 파도와 같아서 오르락 내리락하며 삶이라는 곡선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한없이 오르거나 한없이 바닥으로 내려갈 때 그때 우리는 주저 없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또는 자신 또한 이 파도를 겪어 낸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가 실제 환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궁금하지만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 또한 치료적으로 참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약 없이 찾아온 환자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다 떠나게 된 작가님의 죽음을 애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파 공감이 필요한 사람 혹은 현재는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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