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주의 배턴루지에 중산층들이 거주하는 아주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에 육상부의 스타 린디 심프슨가 자신의 집 근처에서 강간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녀를 눈여겨보던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용의자 선상에 오르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져버렸고, 지금처럼 과학수사가 발달된 시기가 아닌지라 결국 흐지부지 해져 주인공과 가족만 빼고 사건 이전에 마을의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사건의 당사자인 린디와 린디 가족, 그리고 주인공만이 그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일상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을 린디를 짝사랑하던 주인공이 가장 가까이서 보게되고, 자신 역시 사건에대한 죄책감을 갖게 되어 그녀를 위해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갖게 된다. 시점은 주인공이 과거의 시간을 하나하나 회상하며 적어내려간 1인칭 시점의 소설이었다. 80년대 후반 그 시기의 분위기와 색감을 잘 담아낸 소설이었다. 특히나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의 마을의 평화로움이 똑같아 인물들의 감정이 더 잘 보였던 것 같았다.1인칭 소설답게 주인공에 한껏 이입해서 읽기 좋았던 소설이었다. 시점이 남자아이여서인지 성에 눈뜨기 시작한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나와 왠지 귀엽기도 했고, 어느 한편으로는 그것(아이들의 관심사)들이 린다 사건과 연계되어 웃으면서만 볼 수 없는 사건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캐릭터마다 감정 표현이 참 잘되어 있어서 짝사랑하는 사춘기 소년의 감정이라든지, 폭풍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표현하기 위해 인물들마다 감정 변화를 다르게 표현하고 있어 이 부분도 꽤 흥미로웠던 부분이었다. 산뜻한 사춘기 성장소설이라기엔 주제가 가볍지 않아서 좋았고, 추리 소설답게 범인을 계속 추리해 나가던 것도 재미있던 요소로 뽑고 싶다.이외에도 여러 용의자들 가운데 주인공 스스로가 범인인 것 같은 말을 했을 때가 가장 놀라고 걱정스러운 부분이었는데,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말을 아끼겠지만 작가님이 주인공의 고통 어린 심정을 잘 표현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어 완독 후 충분히 납득이 갔다. 한 사람의 인생을 구성하는 중요한 시기, 사건의 해결과 한 사람의 기억은 그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많은 생각할 점을 남겨준 인상적인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