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왕
박규동 지음 / 새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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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약초가 가득 담긴 병이 하나 있었지.

시작은 무더운 여름이었어.


소설 [대마왕]은 굉장히 빠르고 강렬한 소설이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흡인력이 있다.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버린 마약의 실태를 고발하는 느낌이다.

어느 젊은이의 고백을 통해서.


주인공은 아무 목적 없이 살고 있는 청춘이었다.

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함께 LA에 살고 있는

금수저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대마초라는

새롭고도 환상적인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머무르는 기간 내내 대마초를 피우며

의무도 없고 책임도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LA는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대마초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이고

유달리 보랏빛으로 보이는 LA 하늘은 황홀하기만 했다.

그에 비해 현실이라는 족쇄로 그를 옥죄이기만 하는

서울의 하늘은 낮고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다른 업자에 비해서 대마초를 싸게 공급하는

앤디라는 이름의 남자를 알게 되는데...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에 기반하고 있다고 한다.

약물이 오고 가는 어두운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달까?

그 어떤 소설보다도 마약이 지배하고 있는 그 세계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내가 소설을 읽고 있는지

뉴스를 읽고 있는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읽고 있는 내내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한 클럽과

성범죄와 그 범죄에 얽힌 연예인들이 떠올랐다.


모든 것은 아주 미약하게,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어떤 식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 채 넋놓고 살다보면

제멋대로 흘러가 버리는 것도 인생인 듯 하다.

쾌락을 행복으로 착각했고, 큰 행복을 맛보고 싶었던 한 청년은

그렇게 대마초를 시작으로 마약의 세계에 빠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평범한 젊은이가 마약에 빠지면서 크나큰 범죄에 얽히게 되는

순간들을 그야말로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충격으로 몰아넣는 소설 [대마왕]

대박!!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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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계절 - 귀주대첩, 속이는 자들의 얼굴
차무진 지음 / 요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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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거란 전쟁 마지막 20일의 미스터리

귀주대첩 스무 날 전,

그 성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큰 기대 없이 읽었던 단편소설집 [아폴론 저축은행]이 너무 재미있어서 ( 무속, 오컬트, 미스터리 등의 주제) 같은 저자가 쓴 신작 [여우의 계절]을 망설이지 않고 읽었다.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역사적 사실 -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 을 기본 바탕으로 가져왔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개성이 많이 가미된 팩션이다. 역사 판타지라고 하면 될까? 거란군과의 전쟁이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긴 하나, 쓰리 나리라는, 환각을 일으키는 약초와 관련된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도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독특하게 묘사된다. 우선 거란군이 휩쓴 마을을 돌아다니며 절도를 일삼으며 살아온 자매 설죽화와 설매화가 그러했다. 죽화는 미래를 내다보는 신통력을 가졌고 매화는 누군가를 죽이게 되는 살인병에 걸렸다. 거란군에게 겁탈당할 뻔하다가 도리어 그를 죽이고 마을에 있는 한 절에 몸을 숨긴 자매들. 그러나 숨어있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거란군에게 들통이 나면서 모두 죽음을 당하는 가운데, 죽화와 갓난 아이 하나만 살아남게 된다. 그 갓난 아이가 고려의 귀족 출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한 거란의 장군은 죽화에게 갓난 아이를 구주성에 데려다주는 척하면서 밀정 노릇을 할 것을 명령한다.

구주성으로 올라가던 죽화는 눈이 네 개 달린 이상한 원숭이 탈을 쓴 노인과 키가 크고 부리부리한 외모의 사냥꾼 각치를 마주하게 된다. 사실 원숭이 탈을 쓴 노인이 바로 강감찬 장군이었다. 그는 추리력이 남다른 사냥꾼 각치와 예지력을 가진 죽화에게 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다. 개경에 주둔한 거란군을 무찌르기 위해 파견된 대마 신군 중 장교 6명이 구주성 근처의 한 사원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것. 마침 그들을 이끌었던 김종현도 실종된 상태였다. 정예군으로 구성된 이 핵심 기마대에게 무슨 일이 있어난 것일까?

이 소설 [여우의 계절]은 엄청난 수의 군사력으로 몰고 들어온 거란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긴장감과 갈등을 잘 묘사한다. 전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대원수 강감찬과 그의 휘하에 있는 장군들과의 심리적 갈등이 팽팽하다. 죽화에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란군 밀정, 이 긴박한 가운데 누가 과연 스파이인지 추리하는 과정도 꿀잼이었다. 그리고 쓰리나리라는 이 환각제.. 전투를 앞두고 있기에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는 군인들이 주로 환각제를 이용했다는 점과 ( 물론 윗선에서는 금지했지만) 쓰리나리를 이용해서 죽은 이를 소환하는 종교 의식이 있었다는 점 ( 산 자를 돌본다는 북신 ) 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만나 다채롭게 빚어진 소설 [여우의 계절] 신통력을 가지고 있기에 신비로운 꿈을 꾸고 환상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는 소녀 죽화. 그녀는 장교 살인 사건과 귀주 대첩전에 키포인트가 될 수 있는 꿈을 꾸거나 환상을 보게 되는데.... 과연 이는 어떤 결말로 이어질 것인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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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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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튀고 뼈가 으스러지고

창자가 튀어나와도

추리는 계속되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화재 사건으로 마을 청년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한 클럽에서는 독약이 들어간 술을 마신 사람들이 구토를 하며 쓰러진다. 중요 부위를 절단 당한 남자들의 시신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등 일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끔찍한 사건들.. 마치 무덤에서 깨어난 악령들이 일본 전역을 휩쓸고 있는 듯한 상황...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명탐정의 제물]이라는 작품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을 때, 그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두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이 책 [명탐정의 창자]를 읽고 나니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에 대해 궁금해졌다. 역자의 후기를 읽어보니 작가가 호러 장르의 광팬이라는 정보가 실려있다. 호러라면 나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어쩐지 지옥에서 돌아온 명탐정과 인귀들의 대환장파티라는 매력적인 주제가 펼쳐지더라니!! 정신없이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리들.. 그리고 반전! 독자들을 단번에 책 속으로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가진 소설 [명탐정의 창자]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일본의 한 작은 마을 기지타니에 있는 한 작은 절에서 불이 나면서 거기에 있던 6명의 청년들이 목숨을 잃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서의 부름을 받은 명탐정 우라노 큐와 그의 조수인 하라다 와타루는 사건을 조사하던 와중에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뜨거운 불에 휩싸이게 되면 이리저리 날뛰는 게 인간의 속성인데, 화재로 죽은 사람들 그 누구도 본당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살이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결국 뛰어난 추리로 모든 사실을 밝혀내는 명탐정 우라노 큐. 그런데 사건을 추리하던 가운데 화재 사건의 용의자로 둥실 떠오른 한 남자의 입을 통해 기지타니 마을의 끔찍한 과거 역사가 드러나게 되는데....

[명탐정의 창자]는 과거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엽기적인 범죄들을 다루고 있다. 아주 먼 옛날, 기지타니 마을은 먼 과거에 무사들을 숨겨주었다가 한꺼번에 죽여버린 " 패주 무사 사건 " 을 겪었고 80년 전에는 도키오라는 남자에 의해서 마을 주민 30명 정도가 무참히 살해당한 "쓰케야마 사건"이라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업"이나 "카르마" 등등을 이야기하는데, 기지타니 마을도 과거의 비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 결국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만든 잔인한 범죄 사건들은 바로 도키오의 자손에 의해서 시작이 되었던 것!!!

추리 소설의 꽃은 트릭과 반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작가가 "꽃" 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명탐정 우라노 큐와 조수 하라다 와타루의 추리 대결이 볼 만하다. 처음에는 와타루의 아마츄어스러운 추리를 우라노 큐의 명석한 두뇌가 깔아뭉개지만 사건을 거듭 겪으면서 와타루의 추리가 점점 빛을 발하게 된다. 하나의 추리를 반박하는 다른 추리가 이어지는 기법을 다중 추리 기법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이 재미있다. 또한, 제목 명탐정의 창자가 진짜 명탐정인 우라노 큐의 창자뿐 아니라 와타루의 별명인 하라와타와 영화 이블 데드의 일본어 제목인 사령의 창자를 뜻한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작가의 재치가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 R.I.P ( 사고로 죽은 형사들이 유령이 되어 유령들을 잡는다는 내용 ) 보는 듯한 재미가 쏠쏠했던 소설 [명탐정의 창자]. 지옥에서 돌아온 악령들과 그 악령들을 잠재우기 위해서 염라대왕이 특별히 파견한 한 뛰어난 추리력의 남자를 보고 싶다면, 이 책 [명탐정의 창자]를 꼭 읽어야 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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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마리스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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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인간과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이 교과서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인간이 참으로 복잡한 뇌구조를 가진 존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세계를 볼 때 자신만의 창으로 주로 본다는 사실도. 즉, 내가 보는 세상과 남들이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를 수도 있고 우리들 각각은 객관적인 현실 " 그 자체 " 를 보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 [스텔라 마리스]는 주인공 얼리샤가 제 발로 입원하게 되는 정신병원 이름이다. 글의 대부분은 얼리샤와 그녀의 담당 의사와의 1 대 1 대화로 이루어진다. 그녀는 뛰어난 두뇌를 가진, 그야말로 천재인데, 특히 수학에 어마어마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대화는 일반 사람들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얼리샤는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소위, 조현병 환자에 속한다. 다시 말하면, 그녀는 자신이 창조한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속에 많은 친구들이 있다. 그중 그녀가 “키드”라고 이름 붙인 한 존재와 특히 친한 듯 보인다.

거의 대화로 이루어진 소설이기에, 줄거리라고 말할 게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은 굉장히 흥미롭다. 언뜻 보기엔 완전히 미친 사람 같은 얼리샤이지만 그녀가 하는 말에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된다. 뭐라고 할까? 반쪽짜리 세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과 달리 얼리샤는 완전함을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일반인들은 “낮”을 살아간다.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고 물질로 대표되는 그런 세계. 그러나 이 세상에는 “낮”만 있는 게 아니라 “밤” 도 있다. 무의식과 꿈 그리고 형이상학과 환각 등으로 가득찬 그런 세계를 얼리샤는 찾아버렸다. 그녀는 저 너머 세상을 흘긋 봐버렸고 더 이상 평범하게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제 발로 정신병원에 온 게 아닐까 싶었다.

나는 [스텔라 마리스]를 읽으면서 불완전한 세상에서 절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환희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있어서 유일한 사회적 실체는 수학의 세계라고 말하고 이 세계는 우주보다 앞서 있다고 말한다. 보통 인간들은 태어나는 순간 눈뜬 장님처럼 살아간다. 진리가 뭔지 궁금해하기보다는 우리의 DNA에 새겨진 생물적 지도를 따라가고 관습에 따라가는 그런 삶을 말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겉 포장지가 속 내용물인 줄 착각하고 죽는 순간까지 포장지에 집착하며 살아간다면, 얼리샤같은 사람은 대담하게 포장지를 뜯어버리고 내용물을 자유롭게 경험하기를 선택한다.

사실 얼리샤가 하는 말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 너무나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이며 초월적인 세계라고나 할까? 그녀의 장광설 사이사이로 핵을 개발하는 일에 동참하여 인류에게 고통을 준 아버지에 대한 대목이 언뜻 비친다. 문득 이 대목에서 “ 무의식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한 일에 아무런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아버지 대신에 얼리샤가 큰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물론 얼리샤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줄거리라는 확고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소설이기에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헷갈렸다. 사실 완독도 힘들었다. 그러나 얼리샤가 펼치는 장광설 안에 인간과 삶을 꿰뚫는 날카로운 진리가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코맥 매카시라는 작가가 노년에 느낀 인간과 삶에 대한 생각을 얼리샤를 통해서 밝힌 게 아닌가 싶었다. 굉장히 허무하고 공허하다는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이 소설은 평생을 살아도 우리가 깨달을 수 없는 인간과 삶에 대한 비밀과 진리를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하다. 아주 까다롭고 완고하지만 거짓없는 세상을 꿈꾸는 철학자를 만난 느낌이다. 코맥 매카시의 다른 책은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책 [로드]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세상에 기쁨이 없다는 건 단지 사물을 보는 관점이 아니에요. 모든 자비가 수상쩍죠. 사람들은 결국 세상이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는 걸 파악하게 돼요. 세상은 한 번도 마음에 둔 적이 없어요. ” - 43쪽 -

“ 세상이 살아 있는 걸 창조한 것은 그것을 다 말살하기 위함이다 ” - 43쪽 -

“ 진화에는 우리 생존에 영향을 주지 않는 현상의 존재에 관해 우리에게 정보를 알려주는 기제가 없어요. 지금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걸 알지 못하고 있는 게 뭘까. 우리는 생각하죠.” - 54쪽-

“완전하고 객관적인 세계—칸트의 것이건 다른 어떤 사람의 것이건—의 문제는 그게 정의상 알 수 없는 거라는 점이에요.” -- 81쪽---


“ 사제가 죄의 가장자리만 스쳐가는 것처럼 정신병 의사들은 광기의 가장자리만 스쳐가요.” -- 9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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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사랑
베로니크 드 뷔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청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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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 토마토 파이"를 쓴 베로니크 드 뷔르 작가의 신작 " 다시 만난 사랑 "을 읽었다.

예쁜 표지에 먼저 반하고, 그보다 더 예쁘고 감동적인 스토리에 두번째로 반했다.

마치 봄에 부는 산들바람처럼, 초가을 햇살처럼 마음 속으로 스며드는 이야기라고 할까?

뒤늦게 찾아온 엄마의 연애를 바라보는 딸의 심리를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인데,

문장 곳곳에 삶에 대한 통찰이 잘 녹아있어서 마치 명상하듯 글을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평소에도 엄마와 가깝게 지내던 딸 베로니크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 이후로

엄마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50년 만에

첫사랑과 재회하게 되고, 베로니크는 엄마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베로니크는 젊은 자신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엄마에게 질투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마치 단짝친구처럼 가까웠던 엄마가 멀어지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평생 권위적인 엄마와 거리를 좁혀볼려고 애쓰다가 포기한 나는, 마치 절친처럼

가까운 베로니크 모녀 사이가 그저 부러울 수 밖에 없었다. 엄마와 딸이 서로의 사생활이나 내밀한 감정을 공유하다니, 내 인생에는 없었던 일이지만 그 모습이 무척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엄마와 그렇게 친밀하게 지냈던 베로니크 이기에,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엄마를 보면서 질투, 서운함, 외로움 등등의 복잡한 심정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만난 사랑" 은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이다. 5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색이 바래지 않은 노년의 사랑 이야기도 아름다웠지만, 베로니크가 느끼는 다채로운 심리와 감정들이 매우 잘 묘사되었다는 점도 좋았다. 내가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가족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기에 그녀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삶과 사랑 그리고 가족 등등등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가 그동안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챙기거나 그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살아왔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달까? "다시 만난 사랑"을 읽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고민을 하는 계기도 된 것 같다. 너무나 감동적이고 예쁜 소설 " 다시 만난 사랑"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꼭 선물해주고픈 책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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