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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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튀고 뼈가 으스러지고

창자가 튀어나와도

추리는 계속되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화재 사건으로 마을 청년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한 클럽에서는 독약이 들어간 술을 마신 사람들이 구토를 하며 쓰러진다. 중요 부위를 절단 당한 남자들의 시신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등 일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끔찍한 사건들.. 마치 무덤에서 깨어난 악령들이 일본 전역을 휩쓸고 있는 듯한 상황...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명탐정의 제물]이라는 작품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을 때, 그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두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이 책 [명탐정의 창자]를 읽고 나니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에 대해 궁금해졌다. 역자의 후기를 읽어보니 작가가 호러 장르의 광팬이라는 정보가 실려있다. 호러라면 나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어쩐지 지옥에서 돌아온 명탐정과 인귀들의 대환장파티라는 매력적인 주제가 펼쳐지더라니!! 정신없이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리들.. 그리고 반전! 독자들을 단번에 책 속으로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가진 소설 [명탐정의 창자]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일본의 한 작은 마을 기지타니에 있는 한 작은 절에서 불이 나면서 거기에 있던 6명의 청년들이 목숨을 잃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서의 부름을 받은 명탐정 우라노 큐와 그의 조수인 하라다 와타루는 사건을 조사하던 와중에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뜨거운 불에 휩싸이게 되면 이리저리 날뛰는 게 인간의 속성인데, 화재로 죽은 사람들 그 누구도 본당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살이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결국 뛰어난 추리로 모든 사실을 밝혀내는 명탐정 우라노 큐. 그런데 사건을 추리하던 가운데 화재 사건의 용의자로 둥실 떠오른 한 남자의 입을 통해 기지타니 마을의 끔찍한 과거 역사가 드러나게 되는데....

[명탐정의 창자]는 과거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엽기적인 범죄들을 다루고 있다. 아주 먼 옛날, 기지타니 마을은 먼 과거에 무사들을 숨겨주었다가 한꺼번에 죽여버린 " 패주 무사 사건 " 을 겪었고 80년 전에는 도키오라는 남자에 의해서 마을 주민 30명 정도가 무참히 살해당한 "쓰케야마 사건"이라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업"이나 "카르마" 등등을 이야기하는데, 기지타니 마을도 과거의 비극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 결국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만든 잔인한 범죄 사건들은 바로 도키오의 자손에 의해서 시작이 되었던 것!!!

추리 소설의 꽃은 트릭과 반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작가가 "꽃" 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명탐정 우라노 큐와 조수 하라다 와타루의 추리 대결이 볼 만하다. 처음에는 와타루의 아마츄어스러운 추리를 우라노 큐의 명석한 두뇌가 깔아뭉개지만 사건을 거듭 겪으면서 와타루의 추리가 점점 빛을 발하게 된다. 하나의 추리를 반박하는 다른 추리가 이어지는 기법을 다중 추리 기법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이 재미있다. 또한, 제목 명탐정의 창자가 진짜 명탐정인 우라노 큐의 창자뿐 아니라 와타루의 별명인 하라와타와 영화 이블 데드의 일본어 제목인 사령의 창자를 뜻한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작가의 재치가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 R.I.P ( 사고로 죽은 형사들이 유령이 되어 유령들을 잡는다는 내용 ) 보는 듯한 재미가 쏠쏠했던 소설 [명탐정의 창자]. 지옥에서 돌아온 악령들과 그 악령들을 잠재우기 위해서 염라대왕이 특별히 파견한 한 뛰어난 추리력의 남자를 보고 싶다면, 이 책 [명탐정의 창자]를 꼭 읽어야 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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