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 -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뿐이야!
민이언 지음 / 미드나잇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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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 뿐이야”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참교육>이 학교의 일진 무리들과 진상 부모를 소탕하는 사이다 같은 이야기라면, 이 책 <붉은 노을>은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동네 형처럼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한 교사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금 순한 맛에다가 현실과 꿈을 자유자재로 다니는 판타지적 설정 때문에 더 재미있었다.

주인공 ‘하열아’는 학창 시절에 주먹 좀 써봤을 듯한 인상을 가진 한문 교사이다. 지금은 고루하고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를 조금 답답해하면서 다니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학교생활은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익숙하다. 이기적인 부장 선생과 변태적인 체육 교사에 대한 묘사가 솔직하면서도 코믹하다. 어딜 가나 돌아이들은 늘 있는 법. 하지만 이 책은 주로 학생들의 일탈과 방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위에서 말했듯, 주인공은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다. 훈계나 지적질로 아이들을 대하기보다는 조금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보는 타입니다. 담배, 오토바이, 왕따 등등 우리가 흔히들 소문으로 듣거나 직접 경험하는 청소년들의 일탈이 책에서 등장한다. 그러는 와중에 유독 마음이 쓰였던 소녀 설희에 대한 이야기가 책의 중심을 차지한다.

부모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 설희.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늘 수업 시간에는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설희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안부를 물어봐 주는 주인공. 사실 아이들 사이에서 주인공이 민은정 교사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지만 어느덧 설희에게 정이 들어버린 주인공. 그러던 어느 날, 설희와 관련된 어마어마한 대사건이 터져버리게 되는데...

위에서 드라마 <참교육> 이야기를 했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만큼 약간 복고풍의 느낌도 있다. 주인공은 꿈으로 꾸기도 하고 그저 예전 청소년 시절을 많이 떠올린다. 그때마다 소환되는 예전의 노래와 작품들... 이문세의 노래 <붉은 노을> 뿐 아니라 수잔 잭슨의 <에버 그린> 그리고 예전에 한국을 휩쓸었던 <슬램덩크> 등등 레트로 느낌을 물씬 풍긴다. 한마디로 복고 판타지 소설의 느낌이다.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소설이지만 현실적인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작품 <붉은 노을> 우리는 인생을 1번만 살기 때문에 여러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지도 모른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서서 판타지로 이쪽 저쪽을 넘나다녔던 주인공에게 이제는 삶의 지혜 같은 것이 많이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쩐지 장자의 “호접지몽”이라는 표현도 생각나게 했던 재미있는 소설 <붉은 노을>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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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의 집밥 클래스 - 누가 만들어도 참 쉽고 맛있다
추재현 지음 / 용감한까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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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9단까지는 아니라도 결혼을 하고 요리 실력이

조금 늘었다.  처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국과 반찬을

사다 먹다가 이제는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뭔가 2%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고

누군가의 노하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요리책 “추추의 집밥 클래스”

우선 “집밥”이라는 제목이 뭔가 마음에 든다.  동네에서

집밥요리로 유명한 식당에서 요리책을 발간한 느낌이랄까?

읽어보니까 아주 기본적인 부분 – 국, 기본 반찬 등 -

에 매우 충실한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일단 책의 구성도 아주 마음에 든다. 

일단 개별적인 요리의 레시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 단계가 있다.  우선 “요리 기본 가이드” 에는 계량하기, 

간 맞추기 미림과 맛술이 차이 등 일반 주부들은 잘 모를 

수도 있을 깨알 같지만 중요한 지식이 소개된다. 



그리고 “추추의 요리 수업”이라는 부분에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요리법을 비교하고 우리의 

입맛에 가장 맞을 만한 정답을 찾아가는 부분이다.

맛있는 겉절이 만들기라던가 무생채 절이는 법 등과

같은 저자의 노하우가 펼쳐진다.  



저자가 아주 꼼꼼하고 친절하게 진심을 담아서 

쓴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너무 좋았고 "부드러운 진미채를  위한 전 처리 과정" 이라던가 

"파전을 더 바삭하게 하는 두 가지 방법" 등은 주중에 요리를 할 때 

직접 써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별적인 각 요리의 레시피가 나와 있는 뒷부분에는

일단 사진이 큼직큼직하게 나와 있어서 좋았다.  글보다는

요리 순서를 알려주는데 있어서 사진으로 소개되는 점도

좋다.  사실 요리라는 것은 좀 직관적인 것이라서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것이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쉽게 다가온다.




소고기 미역국이나  나물무침과 같은 기본적인 국과 반찬류 

외에도 '소갈비찜'처럼 급하게 손님맞이를 해야할 때 

필요한 요리 레시피도 있어서 너무 좋다. 사실 갈비찜은 언젠가는 

집에서 꼭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요리라서

이 책의 쉽고 간편한 레시피가 정말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사실 그동안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면서 요리를 만들었다.  어떤 레시피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그냥 막 따라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너무 괜찮은

요리책을 만난 기분이다.



<추추의 집밥 클래스>는 저자의 진심과 그동안의 노하우가

아주 꼼꼼하고 철저하게 담겨 있는 요리책이다.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요리 전 단계부터 아주 큼직하게 사진으로

나와 있는 요리 과정까지...  



실패를 줄여주는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 주는 든든한 

요리 선생님 같은 책 <추추의 집밥 클래스>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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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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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을 읽는 와중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재난의 와중에도 ‘희망’을 떠올리는 사람 그리고 어려움에도

절대로 굴하지 않는 정신..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도

문득 떠올랐고 이상하게도 영화 <캐스트 어웨이>도 생각났다.


결국 힘든 와중에도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는 것은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와중에도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한 소설 - 연월일


극심한 가뭄으로 모든 사람이 마을을 떠난다. 뒤에 남은

사람은 노인과 눈이 먼 개 한 마리 그리고 싹이 난 옥수수 하나.

노인은 굶주림을 견디고 우글거리는 쥐 떼와 맞서 싸운다.

물을 찾다가 자신을 노리는 늑대들과 대치하기도 하지만

결국 버티는 자가 이긴다.


중요한 것은 붉게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귀중한 싹 하나를

살려내는 것이다. 사실 책을 읽고 처음에는 옥수수 하나가

모든 것을 걸 만큼 중요한 걸까? 본인의 생명을 걸 정도로?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옥수수 한 알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다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생명의 씨앗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씨앗이 아닐까? 자신의 오늘보다 아직 오지 않은

누군가의 내일을 선택한 사람... 노인이 바로 진정한 영웅.


작품 속에서 개는 비를 기원하는 제단에 묶여서 가뭄을 일으키는 태양을

너무 오래 보다가 두 눈을 잃었다. 가혹한 자연 앞에서 그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입었다. 따라서 노인과 개는 같은 운명을 견디는 동지처럼 다가왔다.


특히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운데, 고기 국물을 개에게

먼저 나누어 주는 장면이 감동이었다.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도 배고픈 동지를 생각하는 그 마음... 이 장면에서

생명 존중의 마음이 가득 느껴졌달까?


이 작품의 가장 큰 적은 역시 극심한 가뭄과 불타오르는 태양

즉 자연 그 자체가 아닐까? 창궐한 쥐 떼와 호시탐탐 그의

목숨을 노렸던 늑대떼.. 인간은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노인이 지키는 것도 싹을 틔운

옥수수 식물 하나.


인간은 자연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 이 책은 인간은

자연과 공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이 작품은 결말에 상관없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희망을 준다.

노인과 개가 끝까지 살아남았느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노코멘트

그러나 무엇이 소중한지 아는 사람이 지켜낸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대답해 줄 수 있다. 옥수수 하나에 온 우주가 있다.


나는 노인이 다음 세대를 위해서 옥수수를 끝까지 지켜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우리는 누군가의 미래를 현재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희망을

전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소중한 것을 위한 희생과 희망 등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는 감동적인 책 <연월일>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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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대연쇄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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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특히 신의 존재, 종말, 영성, 부활 등 SF 장르 안에서

신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말 흥미롭게 읽을 작품이다.

혹은 이미 첨예하게 기계화되고 디지털화된 미래 사회에서

'신'과 '신학'을 논하는 소설집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나는 평소 인간의 기원과 신의 존재에 대해 늘 궁금했다.

보통은 진화론으로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지만, 사실 우리는

아직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시뮬레이션

우주 가설'을 이야기하는 표제작 <존재의 대연쇄>는 무척 흥미진진했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주인공은 20년 전 노트북을 고치다

감전 사고를 당하는 순간 아주 기묘한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는

테리 데이비스라는 인물이 나타나 성경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과

세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후 주인공은 죽음과 부활, 구원과 심판, 종말과 영생 같은

신학적 주제에 깊이 빠져 있는 '피에르'라는 닉네임의 친구와 함께

'신성한 격자 공간'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인류를 창조한 존재가

외계 종족 '엔지니어'였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어떤 면에서는

진화론보다 더 흥미로운 가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존재의 대연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세계

자체가 인격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천상계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거대한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펼쳐 보인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인간이 신에게 품었던 수많은

원망과 질문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오늘은 기분이 나쁘니

게임 속 세상에 홍수를 일으키고, 기분이 좋아지면

NPC들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는 플레이어처럼 말이다.

그래서 컴퓨터와 게임 문화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단요 작가의 소설집으로, 표제작 외에도

다른 여러 단편이 함께 실려 있다. <사랑하는 신의 생일>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의 불안을 안고 살아온 유하와 칼리굴라가

서로에게 공명하며 세상을 바꾸어 가는 이야기다.


<세상의 이름은 기린>은 태초의 신화를 읽는 듯한

아름다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고, <어떤 구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특별한 감각 기관을 가진 또 다른 인류의 존재를 가정하며

종교에서 말하는 '기적'을 SF적으로 재해석한다.

<빛 속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과 함께, 인공지능도

신경쇠약을 겪을 수 있다는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결국 <존재의 대연쇄>는 단순히 미래 기술을 상상하기 보다는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우주, 디지털 세계를 빌려

인간의 기원과 신의 존재, 영생과 부활 그리고 이 세계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을 펼쳐보인다.  읽고 난 뒤에도 '만약 우리의 세계가

정말 누군가가 만든 거대한 프로그램이라면?'이라는

질문이 오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신학과 철학, 그리고 SF가 만나는 지점을 경험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소설집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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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 오늘의 젊은 작가 57
전예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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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다시는. 먹지 말자, 먹지 말자.

사람을, 사람은.

우리는 가끔 외로워서 먹거나 슬퍼서 먹는다.


<보글>의 두 자매, 뭐든지 먹어서 없애버리는 두 자매

이야기가 이상한 슬픔으로 다가왔던 이유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호러 판타지

같은 느낌도 주지만 외로움과 슬픔이 크게

느껴진 소설이다.


언니와 동생이 뺨을 맞대면 합체가 되고 커다란

입이 생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입속으로는 뭐든지

들어갈 수 있다. 그들은 동네를 돌아다니던 강아지의

꼬리를 잘라 삼켰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는 눈썹이

진한 아이의 검지를 먹어 삼켜버린다.


사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 자매들은 한 몸이 될 수 있고

거대한 입으로 뭐든지 삼키며, 그러고 나면 ‘보글’이라는 이상한

뾰루지가 생긴다. 이 보글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씨앗이

나오기도 하고 먹었던 것의 일부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야기의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할머니와의 사건이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의 돌봄을 받게 되는

두 자매. 그런데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눈빛이 또렷하던 할머니가 어느 순간부터 치매에 걸린

듯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리곤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작품 <보글>에서 ‘먹는다’는 행위가 과연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일까? 아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스스로가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 아이들은, 그러지 못할 바에는 아예 그 관계를

삼켜서 없애버리려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진짜 죽일 수 없으니까 은유적으로

‘관계의 단절’을 늘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랄까.


그런데 이게 중요한 것은 이 ‘먹는 행위’가 대를

이어서 내려왔다는 것이다. 작품 속 엄마 역시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 중요한 뭔가를 삼켰으리라는 암시가 나온다.

결국 엄마에게서 시작된 결핍이 두 자매에게 이어지고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관계를 없애는 일을

계속 해온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 소설은 관계라는 게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무엇인가를 삼켰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글에서는 씨앗이 나오고, 먹힌 존재의 일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나며, 새로운 생명으로도 이어진다. 없어진 줄 알았던

관계와 기억은 죄책감이 되어, 상처가 되어, 또 다른 존재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


<보글>은 쉽게 해석되지는 않았다. 책을 다 읽고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들었다. 감정도 인간관계도 모든 것들은 삼켜버리고

눈에서 없앤다고 해서 진짜로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 사랑도 상처도 기억도

결국은 다른 모습으로 되돌아와 우리 앞에 다시 선다는 사실이다.

삼켜버리면 끝날 줄 알았던 기억과, 끝내 삼켜지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을 이야기한 소설 <보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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