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킹 - 버티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이클 이스터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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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는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몸과 마음의 근력 게이지를 채우는 방법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우리는 늘 복잡하고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헬스장에 등록하고, 비싼 러닝화를 장만한 후, 일주일 간 운동 계획표를 꼼꼼하게 작성한다. 보통 "걷기" 그 자체를 진지한 운동이라고 여기지는 않기에 가벼운 산책은 그저 소화를 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저자 마이클 이스터의 <러킹>은 배낭을 메고 걷는 다소 단순한 행위가 어쩌면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강력한 운동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러킹"이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무게가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걷는 운동이다. 그냥 들으면 아주 단순하고 쉬운 운동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이 책에서 전하는 러킹 방법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말하자면 학창 시절에 책을 넣었던 가방처럼 다소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보자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는 마치 군인들이 완전군장을 한 채 걷는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저자는 이 단순한 행동이 코어 근육 단련뿐만 아니라 심장을 강화시키고 뼈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바로 운동을  일상의 일부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출퇴근길이나 산책, 가벼운 외출처럼 이미 하고 있는 걷기에 약간의 무게를 더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운동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이다. 기록을 재거나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춘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서 달리기나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담스럽다면 이 운동을 추천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왜 우리가 러킹을 지금 시작해야 하는지를 설득한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본격적으로 러킹을 시작할 사람들을 위해서 준비물과 자세, 속도 등 실전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배낭의 무게를 더하기 위해서는 책, 물병, 아령, 벽돌 등을 사용하면 되고 운동 전후 워밍업 등도 소개된다.  말하자면 이 책은 새로운 운동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하고 있는 운동 (걷기)를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바꿔서 운동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이 책이 상당히 유익하게 느껴졌다. 우선 단순하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데 비해서 운동의 효과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기가 좀 꺼려지는 사람들이 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운동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냥 무게가 있는 배낭을 메고 걸으면 된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오늘 한 걸음을 더 내딛는 것, 그리고 그 걸음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책이다.


복잡하고 힘든 운동 방법을 찾기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먼저 배낭을 메고 밖으로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건강한 삶은 그런 평범한 걸음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버티는 힘,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운동법에 대해 잘 알려주는 책 <러킹>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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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 - 검은 물 아래 잠든 비밀이 깨어난다
조진연 외 지음 / 북오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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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시작되는 가장 서늘한 이야기

사라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무더운 여름이면 괴담이 유행한다. TV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전국의 흉가와 저수지 괴담을 소개하는데, 이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살목지" 괴담이다. 특히 낚시꾼들을 홀려서 기묘하고도 공포스러운 체험을 하게 만든다는 수살귀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이 책 <살목지>라는 제목 그 자체도 음산하고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단순히 귀신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더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의 색채가 짙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 <살목지>는 저수지 '살목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네 편의 호러 단편소설집이다. 4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과 관점으로 살목지에 얽힌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재미있었던 부분을 말하자면, 이 이야기들은 무조건 귀신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 내면의 어두운 감정들 - 집착, 광기, 욕망, 죄책감 등 - 을 소재로 삼아서 머리끝이 쭈뼛 서는 소름 돋는 공포를 만들어낸다.

첫 번째 작품 <수장>은 호러에 살짝 추리와 스릴러를 가미한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참혹한 사건을 겪은 정수는 물에 빠진 시신을 건져내는 사설 잠수부가 되어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을 앞둔 행복한 예비 신부였던 여동생 유리가 살목지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 거의 귀신도 때려잡을 듯한 분위기의 정수가 여동생의 흔적을 좇는 상황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특히 뭔가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가진 광기와 집착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듯한 단편.

두 번째 이야기 <검은 물>은 아마도 살목지라는 공간이 애초에 어떻게 조성이 되었는지를 말해주는 듯한 이야기였다. 1974년 살목리에서 3명의 주민들이 연이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곧이어 마을에 저주를 내린다는 '검은 물'이 동굴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은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 70년대 당시 부패한 권력과 무속 신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마치 한마을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4편 중에서는 가장 토속적인 호러의 매력을 보여준 듯한 작품.

세 번째 이야기 <악수>는 사실 줄거리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살목지에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그들의 정신 건강을 담당하는 심리상담사 우현의 이야기라는 것은 알겠는데, 단순히 귀신을 말하기보다는 인간의 "악의"를 더 강조하는 단편이라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네 번째 이야기 <물발자국>은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여 결국엔 악의에 집어삼켜지는 어리석은 인간을 다룬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내내 어쩌면 주인공이 이렇게 혐오스러울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단편.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 그리고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묶어 놓은 듯한 책 <살목지>.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다고 느꼈던 것이 “귀신” 혹은 “수살귀”를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악의, 집착, 광기, 욕망 등을 더 강조하면서 이런 것들이 오히려 수살귀보다 더 무섭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따라서 살목지란 단순히 저수지라기보다는 인간의 어두운 기억을 품은 거대한 무의식처럼 느껴졌다. 열대야로 인해서 잠들기 힘들다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서늘한 책 <살목지>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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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디깅클럽 (Music Digging Club)
요즘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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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녁에 일을 하니까 보통 늦게 귀가를 하는데

오랜만에 일찍 일을 마친 오늘, 아주 조용한 가운데

반려묘의 고롱고롱 소리를 들으며 여유로운 휴식을 만끽한다.

<뮤직 디깅 클럽>을 집어들고 읽으며 저자의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에 놀라고 만다.


 

깔끔하고 세련된 글솜씨에 감탄하고 있다가 음악도

들어보고 싶어서 Bill Evans Trio My foolish heart

검색했다. , 귓바퀴를 감싸고 도는 감미로운 선율

나는 분명 소박한 내 집에서 라면을 먹는데

고급 와인이 있는 어떤 재즈바에 와 있는 기분.

 


이게 바로 음악의 힘이 아닐까? 우리의 세계를

한 차원 넓혀주고 우리의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서 기분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DJ에 의해 주도되는 활기차고 자유로운

클럽에 와 있다가도 어느덧 조용한 바에서 와 있는 느낌.


 

<뮤직 디킹 클럽>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은 ( 아니면 나만 모를 수도 ) 숨어 있는 보석같은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한다. 가사가 있건 없건 소개되는 음악들을

듣는 순간, 뭔가 충만한 느낌 혹은 고양되는 기분이

느껴진다.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너무 힘들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Bill Evans Trio My foolish heart 와 Keith Jarrett Be my love 같은 

피아노 중심의 곡이 너무 좋았다이뿐만 아니라 저자의 글을 통해서 

음악에 관련된 사연이나 감상 포인트를 짚어주는 것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음악은 그냥 감상하면 되는게 아닐까?

라고 누군가는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해서 좀 더

잘 아는 저자의 전문 지식과 감상 포인트가 곁들여지니까

여기에 실린 음악들의 감동이 2배로 다가온다. 혹은

좀 더 선명하게 들린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그 전에, 완벽한 하루만 과연 무엇일까요.”

 


Lou Reed<Perfect Day>를 소개하는 글에서 읽은

저자의 이 물음이 내 마음을 때리는 것 같다. 내가 오늘 만난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낸 것만으로도, 혹은 방금 만든

요리가 맛있음을 느낀 것만으로도 완벽한 하루였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새벽에 글을 좀 많이 쓰는 편인데, 하루는 그냥 유튜브를

틀어놓고 음악을 듣다가 가수 김현철 씨의 <도대체 왜>에 꽂혀가지고

(ㅋㅋㅋ) 가수 전체 노래를 찾아들은 적이 있다괜스레 새벽이 더 촉촉하게 

느껴졌달까? 하여간 어떤 음악은 스며들기도 하고, 사무치기도 한다.


 

이런 책을 만나게 되어 너무 좋다. 특히 나처럼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이란 세계를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뮤직 디깅 클럽>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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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아래 올리브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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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분명 사람이지만 내면적 경험이 없고

자아 인식이 없는 존재가 있을 때, 우리는 과연 그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이 ‘좀비 난제’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규정될 앞으로의 미래에 반드시 짚고 가야할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태양 아래 올리브>는 바로 이러한 질문을 한 편의 몰입감 있는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주인공 이레와 솔민은 한때 룸메이트였으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거의 절연하다시피 한 상태가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미놋채널이라는 

사회 문제 고발용 유튜브를 운영하던 솔민은 누군가로부터 어떤 

수녀회를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런데 솔민은 그동안 소식을 전혀 몰랐던 룸메이트 

이레의 흔적을 이 수녀회에서 찍은 사진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이 수녀회가 품고 있는 비밀과 이레와의 관련성은 뭘까?



우리는 종교를 만들고, 우주를 탐험했지만 여전히 

풀지 못하는 비밀들이 있다. 영혼이란게 과연 진짜로 뭘까?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등등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다양한 의문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특히 위에서 다루었던 '좀비 난제'라는 개념은 아주 흥미로웠다. 

지금이야 인공지능은 그저 기술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갑자기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스스로를 사람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지닌, 인간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면,,, 우리는 지금은 전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윤리적 문제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문제로 큰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점...



이 책은 처음에 강렬한 사건을 던진 후 독자들이 고민하게 만들고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끝까지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처음에 

제시되는 일종의 "반전"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철학적 사유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너무 달라서 서로 싸우기도 많이 싸우지만 동시에

서로 많이 좋아하고 의지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주제를 풀어내기에 

서사적 재미가 있다.



솔민과 이레의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이들은 어떻게 이 둘이 친구가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다. 사람을 좋아하고 

감정에 충실한 이레와 인간과 사물을 동급으로 보고 모든 일에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는 솔민.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이들이 동남아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책은 이들의 여행기와 좌충우돌을 담은 로드 무비처럼 변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을까?



<태양 아래 올리브>는 재미와 사유를 모두 갖춘 작품이다. 

책을 한번 들면 손에서 놓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서사와 전두엽을 자극하는 

듯한 성찰적인 메시지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언젠가는 인류를 규정하는 범주 자체를 모조리  뜯어고쳐야할 시점이 

오게 되지는 않을까? 독자들로 하여금 재밌는 질문을 하게 만든 책 

<태양 아래 올리브>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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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
린지 스톤브리지 지음, 손성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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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사유하는 것을 그저 수동적인 지적 활동으로만 여긴다. 그러나 철학자 한나 아렌트에게 생각이란 삶과 정치 그리고 인간의 책임과 분리할 수 없는 행위였다. 나는 그동안 그 유명한 문구 ‘악의 평범성’ 과 작품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서 희미하게 그녀를 알았지만 이 책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을 읽고 철학적 담론보다 그녀의 삶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생애를 따라가는 전기이자 그녀의 사상에 입문할 수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말년까지 그녀의 전체적 삶을 비추고 있으나 주로 유대인으로 태어나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난민이 되었던 경험, 전쟁과 전체주의를 온몸으로 통과했던 힘들었던 시간 그리고 칸트 철학이 미친 영향력과 평생의 동반자였던 블뤼허와의 사랑을 보여주면서 이 모든 삶의 경험이 어떻게 그녀의 철학으로 이어졌는지 잘 풀어낸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를 이상적으로만 그리지는 않았다. 뛰어난 사상가였으나 미국의 인종 문제를 바라본 시각 등은 지금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저자는 이러한 한계도 숨기지 않고 그녀가 비판받고, 고민하고, 다시 성찰을 거듭한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그녀는 완벽한 철학자라기보다는 끊임없이 사유했던 한 인간으로 책 속에서 그려진다.



“나는 당신이 존재하길 원한다”



사실 나는 위의 문장이 한나 아렌트 철학의 핵심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 아우구티누스에서 시작되어 스승 하이데거를 거친 이 문장은, 인간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 했던 야만적이었던 그 시기, 전체주의 시대를 통과했던 그녀에게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신 앞에서 우리 모두는 동등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 누군가를 부품이나 숫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 그 자체로 바라보는 일이야말로 전체주의에 저항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이 책은 과거의 철학자의 삶을 논하는 전기가 맞지만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과거에만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와 난민 문제 그리고 인종 차별 문제 등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문제들이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목격하고 있고 거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무엇인가?



한나 아렌트가 평생 연구한 개념 ‘악이 평범성’ 처음에 이 문구를 접했을 때 나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 악을 저지른 후 그저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라고 변명하는 상황. 그녀는 악이란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든지 자랄 수 있으니 사유를 멈추지 말 것을 이야기했다. 악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생각이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경고였다는 생각이 든다.



목소리를 냈고 행동했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그 마음과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려는 결단력.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은 한 철학자의 삶을 들려주면서 우리에게 말한다.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유로운 인간의 첫 번째 조건임을.  전쟁 등으로 세상이 혼란스러운 이 시점에서 매우 시기적절하고 중요하다고 여겨진 책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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