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2 - 그 어깨를 감쌀 각오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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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네의 추리가 틀릴 수 있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지?”



책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2>는 겉으로만 보면

청소년기의 풋풋한 감정을 담은 하이틴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논리와 논리의 충돌이 중심이 되는 정통 추리소설에 가깝다. 

감정보다는 ‘논리’라는 무기로 서로 맞붙는 인물들, 

그것이 이 작품의 큰 매력 포인트이다.



📌 창과 방패처럼 어느 누구도 쉽게 굴복당하지 않는

팽팽한 논리 싸움이 마치 OK 목장의 결투 장면처럼

다가오는 소설!



추리소설이지만 단순 사건 해결을 넘어서

군중 심리와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고 확인되지 않는 

사실도 진실로 받아들이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마치 신처럼 타인을 내려다보면서 

깔보는 태도라고 이 책은 말하는 듯.



📌 그러나 그런 태도는 결국 스스로를 고립으로 몰고 갈 뿐...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케가미 린네라는 독특한 소녀가 있다.

어떤 이유로 그녀는 교실이 아닌 상담실로 출석한다.

인간관계에는 서툴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직관적으로

범인을 알아내는 능력을 가진 린네. 문제는 그 추리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져서 논리적으로 설명해 내지 못한다는 것. 

마치 답을 알지만 풀이 과정을 써내지 못하는 학생 같달까?



📌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추리는 종종 설득력을 얻기 힘들고

거짓말쟁이로 오인받기 딱 쉬운 상황이다.



이런 빈틈을 채워주는 인물이 바로 이로하 토야. 이로하는 

변호사 지망생에 특정 사건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마치 엄마처럼 린네를 챙기고 돌본다. 

이 둘 사이에는 우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오고 가고, 

그들 옆에는 이로하를 짝사랑하는 코가미네가

늘 어른거리며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한다.



📌 뭔가 삼각관계 아닌 삼각관계의 느낌이랄까?



소설에는 두 가지 주요 사건이 등장한다.

우선 코가미네 컨닝 사건. 화학 시험 도중 발견된 컨닝 페이퍼.

하필이면 코가미네 의자 밑에서 발견되었기에 선생님은

그녀를 의심하지만 린네는 바로 코가미네가 무죄임을 주장한다.



📌 논리로 증명하는 것은 바로 이로하의 몫, 과연 범인은

누구이고 이 일은 왜 발생한 걸까?



두 번째는 체험 학습 중 벌어진 소동 이야기. 밤중에 어떤

남학생이 여자 숙소에 가서 한 여학생을 몰래 만난 것 같은 정황이 밝혀진다. 

린네는 이번에도 거의 직관적으로 한 남학생의 이름을 말하지만 

도리어 린네와 이로하가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과연 이것은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이 책은 35명의 거짓말쟁이와 단 한 명의 정직한 사람인

 ‘린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고지식한 편에 속하고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거짓말쟁이로 몰린다면 정말 억울하지 않을까?



이제 추리를 논리로 풀어낼 수 없는 린네와

그녀를 내내 옆에서 도와주는 이로하 그리고

교실이라는 한 세계를 통제하고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는 

한 학생의 아슬아슬하고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리 대결이 펼쳐지게 되는데....



35개의 거짓말이 견고한 성을 쌓아 올렸었지만

이로하는 아주 집요하고 끈질긴 추리력으로

하나하나 무너뜨린다. 이 과정이 매우 통쾌하다.



아끼는 친구를 위해, 진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추리를 끝까지 해내는 이로하와 진실을 수호하는 린네가

아주 멋져 보이는 추리소설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2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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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배신 - 은밀하고 정교하게 숨겨온 인간 본성의 비밀
조너선 R. 굿먼 지음, 박지혜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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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협력’이라는 거짓말로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왔는가!”

<다정함의 배신>은 철학과 생물학을 전공하고 인간 진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조너선 R. 굿맨 저자의 책이다. 인간 본성에 숨겨진 기만과 착취의 그 민낯을 철저히 까발리는 동시에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인간을 선과 악, 이 두 이분법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좌파, 우파로 나뉘어 피 터지게 싸우며 도저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을 한 방향으로만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인간은 협력하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경쟁하고 이타적인 듯 보이면서도 대단히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존재, 즉 복잡한 내면 구조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우리는 상황에 따라 협력과 착취를 오가는 ‘전략적인 존재’에 가깝다고 말한다. 산업화된 대규모 사회에서는 개인의 개인에 대한 착취가 빈번하게 이루어지지만 마을이나 부락 같은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공격적인 개인을 철저히 배제하며 협력 위주의 시스템을 만든다.

저자는 사이비 종교, 수렵 채집 사회, 동물과 암세포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기본적으로 인간 본성은 기만과 착취를 깔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세포가 정상 세포를 흉내 내거나 까마귀가 거짓 경보를 울려서 경쟁자를 쫓는 사례. 그리고 침팬지의 경우, 약한 자가 먹이를 숨기거나 부상을 가장하여 권력자의 부를 빼앗으려고 한다. 인간 또한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고 특히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타인을 조종하고 협력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도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이 타인을 기만하고 착취에 몰두하며 남들보다 많은 권력과 부를 가지기 위해 경쟁하는 존재라면 우리는 앞으로 영영 희망이 없는 것일까? 그러나 저자는 약간의 희망을 보여주는 의견을 제시한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유전적 프로그램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만은 않는다고 하는 저자. 인간은 지능이 뛰어나고 교육에 열성적이기에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함께 일하고 상호 신뢰를 쌓으며 더 나은 것을 위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결국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근본적으로 기만과 착취라는 기본값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교육과 문화를 통해서 배우기도 하는 존재이다. 개인의 심리나 도덕성 문제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눈을 가려버리는 형편없는 사회 제도나 시스템 때문이라면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협력에는 보상을 하고 착취는 어렵게 만드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간은 완전히 선해질 수도 없고 완전히 이기적으로도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어떤 환경 속에 놓이냐에 따라서 우리는 얼마든지 다르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 책 <다정함의 배신>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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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사라졌다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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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계기가 될 만한 것을

던져 주었을 뿐이야.

직접 스위치를 누른 게 아냐.”



마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결투 장면과

연기처럼 사라진 한 대학생의 미스터리한 행방.

이 두 가지 요소가 어우러지며 독자들의 몰입을 부르는

소설 <친구가 사라졌다> 이 책은 액션 미스터리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청춘의 불안과 잘못된 선택의 위험이라는 주제를 담아낸다.



주인공 미나가타는 도쿄 출신의 대학생으로

타인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며 고독하게 살아간다.

도서관에서는 잠을 자고 아르바이트에만 충실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그는 혹시 불량 학생?

그러나 강도 높은 전투훈련을 받는 모습에서

뭔가 범상치 않음이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 식당에 있던 그에게 유키라는

학생이 찾아와서 부탁을 한다. 갑자기 사라진 친구

유토를 찾아달라는 것. 그런데 유토가 불법적인 일에

휘말린 것으로 보여서 경찰에는 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어느덧 미나가타의 오지랖이

발동되어버린다.



유토의 행방에 대한 몇 가지 단서, 우선 첫 번째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착실했던 유토가 어느 동아리에 들어간 후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사실 그리고 유키의 집에서 TV를

보던 유토가 어떤 방송을 보고 놀란 듯 굳어버린 장면과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유토의 집..

도대체 유토와 가족에게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젊은이들은 심한 ‘청춘의 불안’을 경험한다. 특히 대학에

입학한 후 감당할 수 없는 자유와 책임,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분위기에 잘 휩쓸릴 수도 있다.

또래 집단의 영향력에 의해서 나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 <친구가 사라졌다>가 잘 보여준다.



이외에도 이 책은 ‘과거의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를

이야기하는 듯했다. 동아리의 보스 시다도 그렇고

사라진 유토도 그렇고 과거에 겪은 어떤 안 좋은 일이

현재의 그들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알지도

못하는 타인을 위해 나서는 미나가타도 과거의 상처를

이러한 방법으로 치유하려는 것은 아닐까?



외로운 늑대처럼, 한줄기 바람처럼 자유롭게

떠돌아다니지만 필요한 곳에서는 늘 모습을 드러내는

주인공 미나가타.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있는

영웅의 모습 같기도 하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과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하는 화려한 액션

그리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건의 전개와 결말.. 아주 재미있는

청춘 소설 + 액션 미스터리 <친구가 사라졌다>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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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의 진화 - 진화가 알려 주는 암 극복의 새로운 아이디어
아테나 액티피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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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몸이라는 생태계 속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살아 있는 존재다!

내가 ‘암’이라는 질병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만화 <아만자>를 통해서였다. 젊은 암 환자의 투병기를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판타지 동화처럼 표현한 만화이다. 그 책에서는 암이 온몸에 퍼지면서 환자의 생명력이 사라지는 상황을 숲이 사막화가 되는 장면으로 비유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굉장히 절망적으로 다가왔었다. 그 만화를 읽고 난 이후 ‘암’은 온통 사막이 되어버린 세상, 어둠과 절망뿐인 세상으로 내 뇌리 속에 남아 있었다.

이렇듯 암은 공포스러운 존재, 설사 낫는다 하더라도 재발의 가능성이 높은 최악의 질병으로 사람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기에 앞서서 ‘암’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책 <암세포의 진화> 현대 의학에서는 암을 반드시 제거해야 할, 최악의 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다른 세포까지 죽이는 독한 치료제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단 이 책의 저자는 암의 인간의 몸에 생기게 되는 생물학적 원리를 이야기하는데, 생명체의 진화라는 이론이 여기에 동원된다. 오래전 단세포 생명체들은 분업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다세포 생명체로 진화하게 되었고 결국 인간과 같은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세포들은 이 유기체의 생존과 건강 유지를 위해서 활발하게 분업을 하면서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도모한다.

그러나 어느 사회이든 ‘무임승차’를 하려는 얌체족이 있기 마련. 유기체나 인간 개체군에 이득을 주기보다는 오로지 살아남고 복제하려고 존재하는 이기적인 세포군들이 생겨났으니, 그들이 바로 '암세포' 들이다. 그들은 마치 파괴적인 룸메이트처럼 잘 통제되고 있던 환경, 즉 다세포체를 착취와 강탈 그리고 충돌이 난무하는 불모지로 바꾼다. 이렇게만 보면 아주 나쁜 놈들 같지만,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자원을 독점하고 통제 없이 분열하고 영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암은 지나치게 진화에 성공한 세포의 형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악덕 기업주가 따로 없다 )

그러니까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은 바로 ‘암은 몸 안에서 일어나는 통제되지 않는 진화라는 것이다. 저자는 질병을 넘어서 암을 하나의 생명 현상으로 바라보면서 암을 치료하는 방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바꾸길 유도한다. 너무 독하고 강한 치료는 오히려 가장 암세포를 남길 수 있는 법. 따라서 암을 ’치료‘하기보다는 ’통제‘하면서 가장 안정된 방식으로 공존하는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균형을 잡아가며 관리하고 하나의 만성 질환처럼 약해진 암세포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 처음엔 아주 낯설게 다가왔지만 자꾸 읽다 보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암세포의 진화>는 암의 생물학적 원리부터 진화적 배경, 그리고 치료 방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읽다 보니 암세포가 마치 굉장히 스마트한 존재처럼 다가왔다. 정상 세포의 협력 신호를 이용하고 면역 반응까지 교묘히 회피하는 모습을 보니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더 이상 암은 외부의 적이 아니었다. 한때는 협력 세포였으나 배신을 때리고 혼자 살겠다고 욕심부리는 놈이었던 것... 어르고 달래면서 오랫동안 공존하자는 의견이 오히려 더욱더 근거가 있어 보인다. 암의 본질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전략까지 알게 해준 흥미로운 책 <암세포의 진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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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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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려도 자기 속도대로 가는 삶은

의외로 행복하고 반드시 희망차다!



55세에 남편을 잃고 잠시 절망에 빠졌던 한 일본의

여성은 슬픔을 딛고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었던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로 결심한다. 소설 강좌를 등록한 지 8년 후

그녀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라는 소설을 쓰고

문예상을 받은 후, 그다음 해에는 아쿠타가와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책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작가 데뷔 이후 저자 와카타케 치사코가 써 온 여러 

에세이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은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따뜻하고 삶 자체를 긍정하는 사람의 강인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인습에 물들지 않으면서, 아름답게 

지고 있는 한 송이 꽃과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에세이에는 그녀가 인상 깊게 본 영화와 소설 이야기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가 담겨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았던 이야기들을 꼽아보자면,



먼저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와도 맞닿아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밑바닥>에 대한 이야기였다.

모든 것을 잃고도 웃음을 잃지 않는 주인공 남자.

지독한 가난과 불행이라는 밑바닥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곧 온전한 삶의 긍정임을 저자는 꿰뚫어 본다.



또한 73쪽 <끝이 있다는 위로>에서는

그동안 남편과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원한 생명’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던 신혼 시절을 지나,

어느새 영원한 삶을 원치 않는, 지쳐버린 중년의 시간이 된다.

그리곤 결국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 남편.

비록 짧지만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를 두 가지 모습으로 떠올렸다.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한 신인 작가이자

아이처럼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 그리고

잘 익은 술처럼 자신의 나이와 늙음을 받아들이며

언제나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 사람



어쩌면 저자의 이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기 때문에

그녀의 글은 더 생생하고 더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을

그녀의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도 꼭 읽어보고 

싶다. 에세이 속에서 드러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

그리고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태도를 담은

가치관이 소설에서는 어떻게 펼쳐졌을지 궁금하다.



인생의 오후라는, 저물어가는 시간 앞에 서 있는

저자 와카타케 치사코. 그러나 그녀는 쉽게 절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간을 또 하나의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마음에 깊이 와닿았던

에세이집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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