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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 엄금 ㅣ 엄금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6월
평점 :
미스터리한 존재가 나를 지속적으로 지켜본다?!
책 <열람 엄금>은 도무지 감당할 수 없고 이유도
알 수 없는 공포 속으로 독자들을 밀어 넣는다.
한낮에 도쿄에서 일어난 도끼 연쇄 살인은 그저
정신적으로 미쳐버린 한 인간의 몸부림에 불과했던 걸까?
전화 부스에 갇혀있다가 풀려난 남자 야에가시가
손도끼를 휘둘러서 도쿄 한복판에서 여러 시민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가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음이 밝혀진 뒤
그에게는 정신 감정을 위한 의사가 배정된다.
처음에는 의사 우에하라가 그를 면담하지만 야에가시가
끔찍한 방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 이 사건이 석연치 않다고 느낀
정신과 의사 우에하라는 야에가시에게 일어난 기이한
사건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야에가시가 한 오컬트 잡지의 프리랜서 작가였고
그가 버려진 한 마을을 취재했으며 이 와중에 ‘도메키’라는
매우 미스터리한 존재를 언급했음이 드러나는데....
<열람 엄금>은 일본 소설에서 종종 보이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그들이 남긴 기록들
그리고 여러 끔찍한 사건들을 보도한 뉴스 기사로 이어지는
소설은 그만큼 매우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그런데 웬만한 형사나 경찰보다도 더 집요한 의사 우에하라의 추적!
처음에는 단지 온몸에 눈이 달린 ‘도메키’라는 귀신이나
요괴가 야에가시에게 살인 본능을 깨어나게 만든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우에하라에 의해서 밝혀지는 진실은 좀 더 현실적이지만
그야말로 음침하고 잔인하고 비열한 인간의 본성을 말해주는
것들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형식의 소설이나 기록이 아주 현장감
있고 실제처럼 느껴져서 재미있다.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가
쓴 르포 형식의 글 <언더그라운드>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고
이 책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대신 좀 더 소름 끼치고
공포스러운 전개라는 사실뿐...
글 중간중간에 과거 잔인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의 부대와 스탠퍼드 대학의 <간수와 죄수> 실험이 언급된다.
모두 어떻게 보면 “실험 정신”을 가장하여
곤란을 겪는 인간을 보고 희희낙락하는 변태적이고 추악한
인간 본능을 드러내는 실험이다.
그런데 이 두 실험은 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큰 줄기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이 소설의 중심 주제는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고 즐거워한다는 독일식 표현 ‘샤덴프로이데’와도
아주 큰 관계가 있다는 사실.
그러나 과연 초자연적이고 미스터리한 존재 '도메키'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늘 어떤 사건의 근거와
원인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픈 나같은 현대인의 본능이
도메키의 존재를 부정하려 하는 것 같기도....
이런 페이크 다큐멘터리나 르포식의 글 전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흥미진진한 책 <열람 엄금>
그런데.... 이 책 끝부분이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라는
사실.. 하... 끝부분을 읽지 말걸 그랬다. 어쨌든 결말까지
읽어야 비로소 모골이 송연하다는 느낌을 알게 해줄
아주 공포 그 자체인 소설 <열람 엄금>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