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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윤지현 지음, 박지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6월
평점 :
"언니를 죽이라고?”
‘완벽한 딸’이라는 잔혹극을
물속으로 끌어내리는 강렬한 카타르시스
우리는 죽음을 삶에 초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
한번 떠난 사람은 보내주어야 한다는 사실도.
그러나 가슴에 사무치도록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그리움과 외로움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면?
이 책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는
이미 저승으로 떠나버린 사랑하는 이를 되살리려는
그 위험한 생각에 대한 경고이자 슬픔을 가득 담은
서정시와 같은 소설이다.
고딕 미스터리와 K-호러 그리고 가족 드라마가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 듯한 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읽는 내내 마치 한 폭의 어둡고 비극적인 주제를 가졌지만
매혹적인 수채화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화면 가득 비가 내리고 잿빛 강물이 천천히 흘러가는
배경, 차가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어떤 존재가 물을 매개로
이쪽 저쪽으로 이동한다. 음울하고 쓸쓸한 한편, 어딘가
비장미가 흐르는 느낌이다.
주인공 수진의 외가 쪽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특별한
마법의 힘이 있다. 죽은 생물의 뼈나 꼬리를 이용하여
다시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힘. 가난했던 시절
죽은 암탉을 되살려 목숨을 이어나갔지만 사람만큼은
절대 되살려서는 안된다는 금기가 있었다.
그러나 수진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떠나보냈고 가장 사랑했던 언니 미래마저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와 둘이 사는 집은 마치 텅 빈 껍데기와도
같다. 한때는 누구보다 단란했던 가족. 서로를 아꼈기에
상실감은 더욱 깊다.
그러던 어느 날 수진은 언니가 어린 시절에 보관해 둔
젖니를 손에 넣게 되고 그만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한국의 고전 ‘장화 홍련’을 모티프로 하여 현대적인
스릴러로 재탄생한 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렸다>
이 소설의 진짜 공포는 귀신 그 자체보다는 어쩌면
떠난 사람을 보낼 수 없는 그 ‘집착적인 마음’이 아닐까?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그 마음이 선을 넘어버릴 때 결국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들마저 깊은 물속으로 끌어당긴다.
왠지 죽은 이를 되살린다는 오컬트적 설정은, 그래서인지
판타지이면서도 동시에 ‘애도의 실패’라는 코드로
읽히기도 했다.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상실을 견디지 못한 수진의
불안과 외로움과 같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할 뿐만 아니라
다시 돌아온 존재가 어떤 식으로 다른 이들까지 죽음으로
초대하는지, 그 조용하게 스며드는 공포가 독자들을
소름 끼치게 만든다.
한국의 고전 설화 ‘장화 홍련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소설인데, 수살귀가 되어버린 존재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고 본다. 공포스럽기보다는 오히려 한스럽고
슬픔이 느껴진다. 그리고 한 가족의 비극 뒤에 감춰져 있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낼 때는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졌다.
서늘한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꾹꾹 눌러놓은 슬픔이
강물이 되어 돌아오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읽는 내내 스티븐 킹 작가가 생각났으나 좀 더 여성적이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아름다운 배경 묘사라는 특징을
가진 소설 <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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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