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빛의 섬 - 불을 품은 소년
TJ 클룬 지음, 이민희 옮김 / 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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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깔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해”


다수의 삶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와 차별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지 않고 

억압하고 통제하려 하는 눈길들...


책 <모든 빛의 섬>은 그런 힘에 맞서는 강력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아서......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그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러나 여전히 학대의 기억으로 점철된 

섬 “마르시아스”로 돌아온다. 비록 트라우마를 안겨준 섬이지만 

아서는 이제 이곳에서 연인과 함께 마법을 부리는 7명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본다.


그러나 마법의 힘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정부 소속 공무원들은 

아서의 사생활을 문제 삼을 뿐 아니라 마법을 쓰는 아이들에 대한 

악성 루머를 제기하며 섬을 조사하겠다는 위협을 하기 시작하는데...


인간과 괴물의 경계에 있지만 최고의 웃음과 따뜻함을 

선사하는 7명의 아이들...


지구 파괴가 꿈이지만 잠옷도 사랑하는 루시(퍼)

우울하지만 사랑스러운 정원 노움 탈리아

여리지만 강인한 숲의 정령 피와 단추에 집착하는 와이번 시어도어, 

연체동물을 닮았으니 최고의 호텔 직원인 천시와

속 깊은 샐.. 그리고 순수함 그 자체인 설인 데이비드


정신없이 말썽을 일으키는 장난꾸러기들이지만 아서와

라이너스를 향한 그들의 사랑은 깊고 지극하다!


그러나 여전히 끝나지 않는 빌런들의 괴롭힘..

그들은 과연 사악한 조사관인 마블모 씨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기득권층이 흔히 쓰는 수법 – 두려움을 조장하고 

검열이라는 무기로 통제하려는 수법 –으로 틀에 갇히려 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들을 억압하는 상황을 이 책을 통해서 잘 보여준다.


하지만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진짜 어른들, 

아서와 라이너스 그리고 조이와 헬렌은 이 버려지고 상처받은 

괴짜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특히 남의 상처를 감싸는 데만 

익숙했던 아서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사랑을 주고 또 사랑받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인간을 닮지 않았다고? 인간처럼 살지 않는다고?

그러나 이들에게는 환상적인 마법과 서로를 굳건하게 지키는

연대감이 있다. 다양한 감정의 색깔이 있지만 특히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랑의 힘을 보여주는 책 <모든 빛의 섬>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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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 박지훈 독서 에세이
박지훈 지음 / 생각의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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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직업'이었지만

결국 '삶의 방식'이 되었다


일간지 출판 담당 기자로 일하던 시절,

일렁이는 세상 속에서 붙잡은 아른거리는 문장들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 빠져든 채 살고 싶어 하는 이 세상의

모든 책벌레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 책 꼭 읽어야 합니다."

책들을 논하는 독서 에세이들은 많지만 이 책은 뭔가

특별한 지점이 있다. 좋아하는 책들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목소리에 열정이 있고 뜨겁다. 그 진정성이 돋보인다.


서평 책이나 독서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한 권의 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신문사 기자 생활을 오래 한

박지훈 님의 독서 에세이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의 글들은 

상당히 깊이 있고 날카롭다. 하나의 책을 두고 펼쳐지는 지식의 향연이 

다채롭다.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서적이 소개되고 솔

직 담백하게 고백하는 그의 경험도 재미있다.


책에 대한 감상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동화책 <엄마가 물고기를 낳았어>를 소개하는 글에 

<엄마의 말뚝>과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속 이야기들이

등장하며, 저자가 <엄마가 물고기를 낳았어>에서 느꼈던

감동 포인트와 너무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동화책을 굳이 찾아서 읽고 싶다고 느낀 적은 이번이 처음인 듯...


저자는 책을 소개하다가 본인의 경험을 살짝 곁들인다.

예를 들어서 120쪽 존 파웰의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라는 책을

 이야기하다가 저자는 청소년기에 고독을 달래주던 음악과 

대학 시절 통기타 동아리에서 느꼈던 음악에 대한 순수했던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런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 덕분에 글에 

더욱더 "공감"을 잘할 수 있었다.


독서 에세이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기는 처음인 것 같다. 

마치 수다스럽지만 박학다식한 옆집 오빠가 그동안 묵혀놨던 

지식들을 펼쳐놓는 파티에 초대된 것 같기도 하고,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맛과 향기 그리고 질감까지 풍부한 진미를 맛본 기분...


책을 사랑하는 사람... 책이 곧 삶이 되어버린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글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드는 독서 에세이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읽다 보면 

흙 속에 감추어져 있던 진주 같은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세상 모든 책벌레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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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트리플 31
장아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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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운명을 기꺼이 껴안을 때

새롭게 태어나는 사랑을 닮은 세계


고양이는 영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볼 수 없는 존재들을 볼 수 있고 

저승과 이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책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현실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고양이처럼 현실과 뒤섞인 꿈과 환상들

그 기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속삭인다.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재희가 두고 간 고양이 포가 알려준 덕분에 은비는 바로 오늘

재희를 만나는 날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재희와 만나서 산책길을

걷던 은비는 산모퉁이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와

불빛에 이끌리게 되는데....


도깨비에게 홀린다는 현상이 바로 이런 것인가?

은비가 겪는 묘한 경험은 악몽을 닮아있고 결국 그녀는 친구의

죽음을 인정한다.


<산중호걸>

어두컴컴한 도시의 골목을 소리 없이 기어가는 삵 한 마리

그는 "직녀 뜨개방"이라고 적힌 어떤 상점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직녀는 그를 "백운"이라고 부르면서 반갑게 맞이하고

연이어 섬과 바다의 신들이 도착하고 생일파티가 진행되는데....


신을 인간처럼 형상화하며 그들도 감정과 욕망이 있음을

그려낸 그리스 로마 신화가 떠올랐던 이야기...


<능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능금은 산속에 들어가 거의 자연에

동화된 상태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에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한 젊은이가 나타나는데... 중요한 것은 이것이

그들의 첫 만남이 아니었던 것...


인간은 문명을 이룬 후 야생성을 잃어버린 채 자연과

멀어져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인간은 결국 거대한 대자연의 품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한 이야기


책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민속 설화나 신화와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긴다. 꿈과 환상 그리고 상상의 영역이

현실 속으로 스며들면서 기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귀신들의 장터를 노니고 그림 속에 머물렀다가 신들의 축제에 참가하고 

영원히 순환되는 대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꿈속을 탐험하는 이야기


인간을 인간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그 모든 영향력들 그 거대한 힘, 

신과 대자연 그리고 꿈과 환상 그것들이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독특하게 펼쳐지는 책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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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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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보게 되는 것보다 자꾸 보게 되는 사람.

창화가 그동안 이 동네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을 사장님이 한 번에 정리해 주는 것 같았다.


위로가 되는 말, 그리고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과 장소

그리고 위로가 되는 책...


이 책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는 각박한 회색빛의

대도시에서 일과 인간관계에 치인 채 가슴이 뻥 뚫린 우리 모두에게

 힐링의 시간을 안겨주는 책이다.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마음 상태가 

확연히 달라지는 너무나 따뜻한 책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억울한 일로 떠밀리듯 회사를 사직하고 고향인 부산으로 향하는 창화와 

오랜 연인과의 이별로 인해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고향인 삼랑진으로 내려가는 길의 미정. 

어쩌다 보니 KTX 대신 무궁화호를 타게 되었고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그들은 처음 만난 사이 같지 않게 대화가 잘 통한다.


부산으로 와서도 그 대화를 쉽게 잊지 못했던 창화는

결국 미정의 고향인 삼랑진을 찾게 된다. 그러다 기차에서 스치듯 만났던

한 노인분이 운영하는 사진관을 들르게 된 창화.

그분과 정말 잘 통한다는 생각에 다시 사진관을 찾아오게 되지만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이미 10년 전에 문을 닫은 곳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마치 100미터 달리기하듯 살아간다.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남과 경쟁하고 비교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다른 누군가가 제시하는 틀에 맞춰 살아가면서

언젠가부터 내가 뭘 위해 살아가는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잊고 살고 또 그런 와중에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는 우리들..


그런 면에서 삼랑진과 삼랑진역 그리고 창화의 작은 카페 “삼랑진역 오막살이”는 

모두가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모두를 위하는 곳.

그리고 남들 속도에 맞출 필요 없이 나만의 스타일로 느리게 살아갈 수 있는 곳.


선을 넘는 누군가의 생각과 말에 상처받지 않고,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과 말로 뻥 뚫렸던 가슴의 구멍이 메워지는 그곳, 이곳은 꼭 찾아가 보고 싶은 바로 그런 장소이다.


이 소설이 좋았던 이유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시간과 돈에 쫓기지 않고 사람을 위하는 것이 뭔지 아는 사람들의 깊이가 

마치 갓 우려낸 커피향처럼 향기롭다. 또한 이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너와 나의 차이를 알고 선을 지키는 사람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누군가가 “자꾸 보게 되는

사람” 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리고 나만의 기준과 속도로

마치 파도를 타듯 유연히 인생을 살아나가길 또 바라본다.

삶이라는 존재가 던진 매운맛에 치여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분들 혹은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고민해 보고 싶은

그런 분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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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의 소년
카를 올스베르크 지음, 장혜경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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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화하는 기술..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삶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신체를 잃은 인간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책 <무한대의 소년>은 독자들을 비롯하여 

세상 모든 이에게 이 대담한 질문을 던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소년 마누엘. 온라인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게임을 리드하는

 똑똑한 소년. 하지만 현실의 마누엘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그는 현재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근 위축성 측삭 경화증”을 앓고 있고 전신이 마비된 상태라 로봇 휠체어인 “마빈”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


그에게 남은 수명은 겨우 6개월. 이 시기가 지나면 폐에도 마비가 찾아와서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는 마누엘... 가족들은 하루하루 절망과 우울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누엘의 아빠가 말도 안 되는 해결책을 찾아오게 되고.. 특히 엄마가 결사반대하게 되는데..


비록 신체가 다 마비되어 있지만 마누엘은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주관이 강한 소년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능력이 있다. 마누엘은 아빠가 알아온 그 방법, 즉,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의식을 가상 세계에 업로드하여 영원히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역시 나와 비슷한 나이대일 동일한 성별의 사람.. 마누엘의 엄마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내 눈앞에 살아서 말하고 움직이던 아이가 갑자기 컴퓨터 속 디지털 정보가 된다?!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 하지만 동시에 아빠의 심정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디지털의 형태로라도 영원히 함께해 주길 바라는 마음..


소설 <무한대의 소년>은 발칙한 상상력 덕분에 재미있고 독자들이 스스로 철학적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과연 인간에게 영혼이 있을까? 그러면 죽고 나서 영혼은 어딘가로 가게 되는 것일까? 가상 세계에서 디지털 형태로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인간이라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종교와 과학의 충돌.. 인터넷상의 논쟁을 이야기에 녹여 넣으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누엘 가족의 끈끈한 가족애, 특히 누나 율리아가 동생 마누엘

에게 주는 신뢰와 사랑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느꼈다. 부모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남매간의 우애가 아주 끈끈하다. SF 소설이 가진 무한한 상상력과 미래적 세계관도 재미와 흥미 요소이지만 가족 드라마가 주는 감동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과연 앞으로 인간의 삶은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가? 생명 연장의 꿈... 비록 독특한 형태로 존재하겠지만 마누엘은 자유롭게 살아가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재미도 있고 생각해 볼 거리도 있는 좋은 소설 <무한대의 소년>을 모든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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