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씽킹 - 제멋대로 이어지는 생각의 루프에서 벗어나는 법
벳시 홈버그 지음, 윤효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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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유 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는 이들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사고 전환 안내서

나는 가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누군가가 생각 없이 흘린 말 한마디는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별것 아닌 실수를 곱씹으며 잠을 설치기도 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나약한 자아를 탓했다. 내가 너무 예민한 사람인 걸까? 의지가 약한 걸까? 그러나 벳시 홈버그 저자의 <오버씽킹>은 문제의 원인이 의지력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의 뇌 속에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어떤 시스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자 벳시 홈버그는 임상심리학자이자 인지 메커니즘의 전문가인데, 자신의 경험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남편과의 이혼을 계기로 극심한 우울과 자기비판에 시달렸던 저자. 그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치유의 여정을 시작한다. 왜 인간이 스스로를 이토록 괴롭히는지 궁금해진 그녀는 심리학, 뇌과학 그리고 행동과학을 파고든다. 그중에서 알아낸 것은 바로 DMN, 기본 모드 네트워크라는 신경망인데 이것은 우리가 집단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피드백을 가하는 독설가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자아’ 와 ‘내 생각’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놨다. 단지 성격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문제들, 즉 끊임없이 스스로를 비난하고 미래가 최악일 거라 상상하는 목소리들이 진짜 자아가 아니라고 한다. 이는 오랜 세월 집단 속에서의 생존을 위해 발달한 자동화한 사고 회로일 뿐.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내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책이고 뇌의 경고를 그저 경고로만 받아들일 수 있게

그리고 이 책은 실용적인 가이드도 제시한다. 생각을 억지로 멈추려 하기보다는 DMN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수 있는 상황을 파악한 뒤 스위치를 전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생각 시간표”를 만들어서 걱정할 시간을 따로 정하는 법, 반복되는 생각과 거리를 두는 연습, SNS를 무조건 끊기보다는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 자신만의 생각 차단 전략을 설계하는 법 등등 지금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가 소개된다. 그리고 다양한 체크리스트와 질문지가 있어서 현재 자신의 사고 패턴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나는 평소에도 걱정이 아주 많은 편이라 학창 시절에는 아예 ‘worrywart(걱정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라는 영어 단어를 찾아내 스스로의 별명으로 삼은 적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동안 나는 걱정이 많은 것이 단순히 성격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그것이 인간의 뇌가 오랫동안 생존을 위해 발달시켜 온 시스템의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버씽킹> 은 우리가 왜 걱정과 불안, 자기 검열과 과잉 사고에 빠지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그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경고 사이렌 때문에 지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그 소음의 정체를 이해하고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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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의 탄생 - 신의 목소리와 인간의 응답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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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의 탄생>의 3부 <로고스>에서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중요한 표현은 역시 ‘솔라 스크립투라’와 ‘솔라 라티오’라 할 수 있다. 이 둘의 중심에 루터와 데카르트라는 인물이 있다. 저자 카렌 암스트롱은 인류가 오랫동안 신화와 상징, 의례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해왔지만 종교 개혁과 계몽주의 이후에는 ‘로고스’ 즉 논리와 분석 중심의 사고가 강조된다. 종교 개혁의 핵심 구호인 ‘솔라 스크립투라’는 모든 신비주의를 거두고 오직 경전의 텍스트에만 집중하자는 태도이다.


성서적 축자주의자였던 루터는 교회의 권위보다 성경 자체를 신앙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사람들은 성격을 문자 그대로 읽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흥미롭게도 오늘날 미국의 프로테스탄트 근본주의에서 나는 이 ‘솔라 스크립투라’를 보개 된다.





반면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솔라 라티오’ 즉 근대의 이성 중심 사상은 좌뇌의 부활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의 유명한 발언 “코기토, 에르고 숨”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우리 모두 이성의 망토를 지녀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이후 뉴턴이 등장하면서 신이란 곧 우주를 장악, 통제하는 영적 존재라는 과학적 합리주의를 신봉하게 된다.


그런데 유럽이 과학의 발전과 산업 혁명으로 인해 지나치게 이성과 합리성을 추구하게 되자, 니체가 등장한다. 그는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며 기존 종교와 가치체계가 더 이상 인간의 삶을 지탱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그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초인 사상을 제시하며 인간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종교의 가치 중 하나인 ‘만인에 대한 사랑’은 사라지고 ‘힘을 향한 의지’가 생겨난다.


<경전의 탄생>을 읽기 전에는 그저 경전이란 종교적 교리를 담은 오래된 고문서나 책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의 안내에 따라서 고대에는 그것이 좌뇌와 우뇌를 잇는 활동, 즉 노래, 암송, 의례이자 공동체가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의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전에는 경전이란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행과도 같은 것이었다면 종교 개혁을 거치고 ‘솔라 스크립투라” 와 “솔라 라티오” 운동이 펼쳐지면서 ’경전‘은 이제 텍스트 안에 갇히게 돼버렸다.






비록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식과도 같았던 경전이 텍스트 속에 갇히긴 했어도 나는 오늘날에도 경전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모든 사람이 종교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종교에서 하는 말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자기중심성을 넘어서서 “케노시스”를 실현하려면 종교와 경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비록 현대에 와서 변질된 면이 없진 않지만 경전이란 인간을 더욱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하게 된 질문은 뭐냐면, 종교가 어떻게 사회적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케노시스‘라는 경전의 오래된 이상은 사라지고 오직 스스로에게만 집중하게 된 종교의 세속화와 개인주의화.. 이제는 좌뇌의 이성적 활동에서 벗어나서 우뇌에 뿌리를 내린 이타주의와 동정심이 간절하게 요구되는 시기가 아닐까?라는 것. 경전이 특정 종교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가 축적해 온 지혜의 보고라면 우리는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읽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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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 클래식 리이매진드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데이비드 플렁커트 그림,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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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강렬한 묘사와 상징에

간결하고 실감 나는 이미지가 더해지다!

우리는 가끔 불가사의한 인간 심리를 맞닥뜨리게 된다. 아이를 학대하는 엄마나 해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가족 전체를 살해하는 가장 등등 귀신의 장난인가? 아니면 유전자에 새겨진 잔인함의 이유인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 그리고 죽음에의 매혹 등과 같은 불가사의한 인간 심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의 작품을 읽으면 음산한 저택,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 까마귀의 소름 끼치는 울음소리 같은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내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바로 <검은 고양이>였다. 아마도 중학생 때 읽었던 것 같은데, 상당히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반전이 있는 결말 때문에 진짜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매운맛에 중독되듯 작가의 광기와 공포에 중독되었던 것인지 이후 ‘고자질하는 심장’과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등을 찾아서 읽었던 것 같다. 어떤 이야기는 섬뜩한 범죄를, 다른 이야기는 죄책감이 인간 정신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고 또 다른 이야기는 추리소설의 기본인 논리적 추론의 재미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의 이야기는 죽음과 광기에 집착한다.

이 책에는 그의 유명한 단편들이 실려있을 뿐만 아니라 각 이야기에 맞는 삽화와 사진들이 함께 있어서 음산함과 소름은 두 배가 된다. 특히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그의 시도 실려있기 때문이다. 대표작에 가까운 <갈가마귀>라는 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과 공포스러운 환상에 매료되는 작가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이 책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는 그런 작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사랑하는 분들이 꼭 읽어야 할 작품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당시 포의 문장을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실어 놨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의 기준에서는 문장이 조금 장황하고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어떤 문장들은 몇 번 반복해서 읽어야 의미가 선명하게 다가온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문장들이 풍기는 느낌은 대단히 강렬하다. 도무지 이후를 예측할 수 없는 모호함과 암시가 담겨있어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불안과 집착 그리고 광기와 죽음에 대한 매혹 등이 느껴진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모아놓은 책들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삽화들이 포의 창작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고 그의 대표작 뿐만 아니라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들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기에 아주 풍성하다. 에드거 앨린 포를 이미 알고 있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움이라는 신선함을, 처음 포를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줄 책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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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복종 본능에서 깨어나 주체성을 회복하는 행동과학
수니타 사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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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조직심리학자가

순응의 심리를 해부하고 ‘진정한 나’로 사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자신의 의지로 “네”라고 말할까? 언뜻 생각하면 대부분의 선택이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돌아보면 단체의 분위기를 깨기 싫거나, 상대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혹은 분란의 주체가 되기 싫어서 마지못해 동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역시 비싸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미용실에서 권하는 시술을 받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그냥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상당히 나에게 신선하고 유용하게 다가왔다.

저자 수니타 사 씨는 수련의이기도 하지만 경영 컨설턴트이자 심리학의 권위자라고 한다. 이 책이 쉽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본인의 체험을 많이 실어 놨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서 학창 시절 매우 모범생이었던 저자는 친했던, 순종적이지 않은 친구를 따라 하다가 “저항 행동은 모방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저자. 그리고 원하지도 않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CT 스캔을 의사가 권유했을 때 거부하지 못한 일을 두고두고 곱씹은 그녀는 긴장을 무시하지 말고 경청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는다.

저자는 여러 행동과학 연구나 실제 일어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흔히 착각할 수 있는 개념을 파고든다. 그것은 바로 동의와 순응은 같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2004년 켄터키 주에서 일어난 끔찍한 성추행 사건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두려움이나 압박, 사회적 기대 때문에 마지못해 따르는 것은 동의가 아니고 순응이며 사실 우리는 순응을 하도록 태어난 사회적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우리는 충분한 정보와 선택권을 가진 상태에서 진정으로 “네” 혹은 “아니오”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예의 바르고 착한 사람이 되라고 배우기에 그 과정에서 감정과 의견을 억누르는 법을 배운다. 특히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들은 갈등을 피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침묵하게끔 훈련받는다. 이런 문화가 부당한 요구와 권위에 저항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저항이란 천안문 광장의 탱크 앞에 섰던 청년이나 로자 파크스처럼 인권 운동에 뛰어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직장에서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거나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한 저항일 수 있다고 한다. 저항이란 일상 속 작은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조건적인 반항을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나 조건은 다를 수 있다. 경제적 압박이나 권력관계 그리고 사회적 차별 등으로 당장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충분히 인정한다. 따라서 그녀는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을 마냥 비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의 상황을 냉정히 판단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본인에게 충실한 선택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

책 <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는 심리학, 행동과학, 사회학을 조합하여 인간이 왜 순응하게 되는지 분석하고 필요하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라고 설득한다. 무조건적인 반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선하게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눌러왔고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잃었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순응보다는, 충분한 정보와 스스로 결정하는 선택권을 통해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처럼 우유부단하고 단체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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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철학하기 - 재미, 예술성, 장르 등 비디오 게임을 둘러싼 수많은 질문들
주자안 지음, 정세경 옮김 / 현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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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의 세계에는 낭만과 모험... 그리고 철학이 가득하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거창한 RPG나 전략 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으로 간단한 퍼즐 게임을 하거나 블록을 없애는 게임을 즐기는 정도다. 그런데도 게임을 하다 보면 현실에서는 쉽게 얻기 어려운 성취감을 느끼곤 한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고,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시간 낭비로 여긴다.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나 현재 우리 삶 속에 게임이 깊숙이 들어온 만큼 고정관념을 가지고 게임을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게임 산업은 수많은 직업을 만들어내고 있고 영화나 책 못지않게 어떤 문화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이 책 <게임으로 철학하기>는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게임을 철학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인 주자안은 타이완 국립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철학자”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래서 더욱 철학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편견 없이 여러 시도를 통해서 철학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책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등장한다. “비디오 게임은 가짜일까?”, “규칙이 있는 게임에 자유가 존재할 수 있을까?”, “게임은 시간 낭비일까?” 같은 질문들이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답하려고 하면 쉽지 않은 질문들이다. 저자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경험과 철학적 사고를 결합해 하나씩 답을 찾아간다. 특히 소울라이크 게임인 <블러드 본>을 비롯해 오픈월드 게임, 게임 속 죽음, 게임의 예술성, 폭력성과 윤리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게임은 시간 낭비일까?”라는 질문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특성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생산성을 높이고 돈을 벌 수 있는 활동에 시간을 투자해야만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사회가 우리를 몰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삶의 모든 시간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존재해야 할까?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철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23개의 질문을 5개의 스테이지로 나누어 게임이 무엇인지, 자유란 무엇인지,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장르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게임 속 폭력과 성차별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등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으며, 오히려 게임이라는 친숙한 소재 덕분에 철학적 사고가 훨씬 쉽게 다가온다.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난해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렵다기보다는 두뇌에 자극이 될만한 지적인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비디오 게임이 가짜가 아닌 이유는? 사람들 끼지 교류가 있으니까. 게임이란? 어떤 마법 결계 안에 들어선 거나 마찬가지. 비디오 게임도 예술이라 할 수 있나? 예술의 정의는 점차적으로 확장된다. 이렇게 다양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서 게임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 <게임으로 철학 하기>를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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