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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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I는 우리 자신이 된다.

인간은 스스로를 재설계하는 셈이다."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기술 낙관주의자인 미래학자 레이커즈와일은 이 책을 통해서 인간과 인공 지능이 융합하는 가까운 미래를 펼쳐 보인다. AI, 나노기술, 유전공학, 클라우드 기반 신피질 연결, 인간 의식의 업로드까지.. 커즈와일은 이러한 과정이 단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니라 '불가피한 진화 경로'라 선언한다. 사실 과학 기술 발전의 속도는 대단히 빠르고 우리는 지금도 다양하게 기술 혁명을 겪고 있기에 그의 주장은 확실히 근거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수학, 의학, 생명과학, 기계학습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기술이 어떻게 인간 능력을 확장하고 의식을 재정의할지를 설명한다. 특히 나노 기술의 발전이 그의 핵심 테마인데, 2030년대에는 나노봇이 암을 제거하고 DNA 복제 오류를 수정하며 뇌 신경 정보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인간은 더 이상 생물학적 한계에 갇히지 않고 1000년을 사는 삶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러한 기술적 설명을, 일반 독자도 이해할 수 있게끔 아주 친절하게 풀어낸 전달력이다.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미래상은 한편으로는 대단히 환상적으로 보이긴 하나 우려가 되는 면이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서 인간의 뇌와 클라우드가 연결이 되는 순간, 그 데이터는 누가 소유하고 통제하게 될까?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 즉 기억이나 감정이 서버에 저장된다면 사고의 자유는 어떻게 보장될 수 있을까? 만약에 권위주의 정권이나 기업이 정보를 감시하거나 조작하게 된다면? 이와 같은 윤리적,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면이 조금 아쉽다. 레이 커즈와일이 제시하는 환상적인 미래에 대한 이론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부분을 되짚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는 과정은 전반적으로 매우 흥미진진하고 즐거웠다. 저자는 역사적인 흐름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인의 주장을 아주 설득력 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편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데이터들은 그래프나 도표 등을 통해서 소개되면서 그의 주장에 대한 든든한 근거가 되어 주고 있다. 저자에 대해서 살펴보니 MIT를 졸업한 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기, 신시사이저 등 수많은 발명으로 세상을 바꿔온 천재이자 AI 분야에서 가장 앞서간 예언자라고 한다. 기술의 발전이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이라는 점에서 위기보다는 기회가 클 것이라 주장하는 저자.

솔직히 말해서 미래를 그려낸 디스토피아 장르 소설에 등장하는 개념이 좀 많아서 놀랐고 ( 예를 들어서 뇌 속 기억을 디지털화하여 업로드 등등 ) 이러한 가능성을 저자가 아주 기술적 측면으로, 낙관적으로만 바라본다는 점에서도 조금 우려스러운 면이 없지 않은 책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은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진화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전환점에 있는 인류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철학, 윤리, 예술, 의학, 노동, 생명 그리고 인류라는 존재 그 자체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향한 매혹적인 예언을 하고 있는 책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미래를 받아들이고 또 만들어 나가야 할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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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공간 - 멈추지 않는 기회의 땅
조현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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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순간이 공간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 차가 있었는데 과감하게 정리를 하고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당시를 생각해 보면 차 안에서 정말 많은 일들을 했던 것 같다. 아침 식사를 거르고 나오면 차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고 가끔 정지 신호가 뜨면 급하게 화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한들 자동차가 과연 제4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이 책 [제4의 공간]을 쓴 저자 조현민 씨는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 혁신 덕분에 차가 집 혹은 직장과 같은 또다른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 말하자면 우리가 머물고 일하고 나를 회복하는 '이동식 개인 공간'으로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기차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제4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집이 1의 공간, 직장이 2의 공간 그리고 카페나 커뮤니티 공간이 3의 공간이라면 차가 이제는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독립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사례로 저자는 우리가 머무는 아파트 공간을 이야기한다. 구조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 아파트에서 남편이자 아버지들은 나만의 독립공간을 가질 수 없음에 좌절한다. 저자는 이제 그 한계를 전기차가 채울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V2L 기능을 활용하여 차량을 '이동식 오피스'로 바꿀 수 있고 따라서 차 안에서 책 읽고, 요리하고, 유튜브 편집을 할 수 있다는 말.

차가 삶의 공간으로 변할 수 있는 점에서 핵심적 키워드는 바로 "자율 주행" 이 아닐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책을 읽고 요리도 하고 유튜브 편집까지 하려면 우선 운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도 계속 연구 중이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자율 주행 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사례로 자율 주행 모드로 운전되는 차를 탄 알렉스라는 운전자는 회사로 가는 길에 차에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회의, 이메일, 보고서 검토 그리고 한 잔의 커피 등등 차는 이제 사무실이자 휴식 공간이 된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처럼 자율주행차도 미래의 우리 삶을 바꿔놓을 거라고.

이 책을 쓴 조현민 저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을 창업한 전기차 생활 문화 기획자인데, 그의 말에 따르면 이제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은 전기차를 운행할 만큼 완벽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는 않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전기차를 향해 활짝 열려있지는 않은 듯. 새로운 환경에 함께 적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적 기반이 갖춰져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전기차로의 전환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충전 인프라"가 실현되어야 하는 점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충전소에 레스토랑, 소규모 마켓,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결합되어 함께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책 [제4의 공간]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의 개인 경험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전기차로 인해서 앞으로 바뀌게 될 도시 공간, 주거 패턴, 심지어는 사회 구조 자체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음과 공해가 줄어드는 도시는 더 쾌적해질 것이고, 자율 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피곤하기만 했던 통근 시간은 업무나 잠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디에 살 것인가?" 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될 거라고. 기술의 혁신과 발전이 펼쳐내는 한계 없는 공간 확장의 마법, 눈앞에 다가온 새로운 시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나게 해주는 가슴 뛰게 하는 책 [제4의 공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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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컬러 팔레트 - 경단녀에서 창업자로
김희연 지음 / 이유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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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아나운서에서 주부로,

마케팅 전문가에서 이미지 컨설턴트로

결혼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

날개를 펼친 여성 창업자의 삶과 인생

요즘 나는 "제2의 인생"이라는 문구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 일에 꽤 만족하고 있다. 사람은 싫어하지만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 좋아하는 내 성격과 딱 맞다는 느낌. 하지만 어쨌든 번역이나 타로 읽기 등 내 직업의 지평을 어디로 넓혀야 할까? 고민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 김희연 씨는 원래 아나운서였지만 20대에 결혼을 하고 일찌감치 일을 그만두게 된다. 사람들마다 인생의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저자는 결혼이야말로 여자 인생의 완성이다..라고 은근 생각하신 듯. 하지만 결혼 생활은 그녀와 맞지 않았다.

문제는 저자 주위의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 우선 친구들이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한다 ( 이게 가능? ) 그리고 친정 엄마조차 그녀가 대학원을 다니면서 좀 더 인생을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반대했다는 사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녀의 사회생활을 가장 크게 반대한 사람은 바로 남편이었고, 남편의 가장 폭력을 견디다 못한 그녀는 이혼을 하게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아는 친구 덕분에 읽게 된 페미니즘 책 한 권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던 것. 가부장제라는 억압적인 구조를 탈출한 그녀는 여성학 대학원 진학, 이혼, 홀로서기에 완벽하게 성공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하게 된 저자는 휴맥스라는 신생 기업에서 미래에셋 생명까지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능력을 증명해나간다. 원래 아나운서로 시작했던 사회 활동이었기에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PR 분야에서 무려 23년간 커리어를 이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너무 잡아돌리고 괴롭히는 사장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저자. 이메일을 통해서 그녀는 사장님에게 이렇게 전한다. "사람들 가운데에는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빛나는 "크리스탈"이 있는가 하면 달구고 두드려야 완성되는 "검"의 종류도 있다. 나는 크리스탈이므로 너무 때리면 산산이 부서지고 말 것이다"라고. 나는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큰 박수를 보냈다.

다니던 회사의 구조조정이 있은 후 그녀는 드디어 자신의 브랜드 "브랜미"를 창업한다. 퍼스널 컬러 진단과 이미지 컨설팅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개성과 매력을 이끌어내는 멋진 브랜드였다. 어쩐지 그녀의 글에는 색에 대한 언급이 많다. 불행했던 유년기나 결혼 생활 동안을 그레이 빛으로 표현하고 이혼 후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외로웠던 시기는 심해의 로열 블루 그리고 열정적으로 임했던 직장 생활은 레드빛으로 표현한다. 결국 다양한 색깔이 한 점으로 모이면서 그녀는 자신만의 색깔을 얻게 된 것. 그러나 이 책은 저자의 성공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매 순간 달라지는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도전적인 그녀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저자 김희연 씨는 컬러가 가진 감정의 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내면과 외면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고 자신의 색깔을 찾게 되면 비로소 자존감도 살아나는 법. 이 책은 단순 자기 계발서도 아니고 성공을 다룬 이야기도 아니다. 한때 자기다움을 잃어버렸던 사람이 어떻게 그것을 다시 찾아내는지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좌절, 절망, 눈물도 있지만 열정과 도전 그리고 실패와 성공.. 이 이어진다. 이 책은 특히 경력 단절 이후에 자신을 다시 되찾고 싶은 여성들이나 인생 2 막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아주 딱 들어맞는 책이다. 마치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한 책 [내 인생의 컬러 팔레트]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다시 시작하면 돼, 어떤 색이든, 너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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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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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소설 [아이들의 집]에 등장하는 공동체는

내 관점으로 봤을 때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국가가 아이들의 양육과 돌봄을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로봇마저 인간들과 함께 아이들을 양육하는 사회


아이들은 생물학적 가족과 함께 살아도 되지만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언제든지 일종의 "돌봄 공동체"인

"아이들의 집"에서 머물러도 되는 사회가 등장한다.


겉으로 보기엔 아이들의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사회가

아닐 수 없지만,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엄마의 학대로 보이는

아동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주거환경 관리과 소속인 주인공

"무정형" 은 경찰과 함께 사건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무정형은 그 공간을 맴돌고 있던 끔찍한 모습의 귀신을 목격하게 되는데...


한편, 다른 나라로 입양이 되었다가

생물학적 가족을 찾기 위해서 다시 돌아온 "관"

순조롭게 가족들을 찾게 된 그는 아버지의 입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진실을 듣게 된다. 가족이 그를 포기해서가 아니라

마치 범죄와도 같은 방식으로 해외 입양이 된 "관'

과연 그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부모의 학대로 인한 아동의 사망과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 사건

그리고 특정한 공간만을 맴도는 듯한 미스터리한 존재..

소설은 주인공 "무정형"을 앞세워서 이 3가지 사건의 연결고리를

숨 가쁘게 추적한다.


SF 적 감성의 "정보라 표"미스터리 스릴러 "아이들의 집"은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스릴러적 재미와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미스터리적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지만, 독자로써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였다.


"부모가 없어도, 부모가 다쳐도, 부모가 아파도, 부모가 가난해도,

부모가 신뢰할 수 없는 인격을 가졌거나 범죄자라도, 아이들은 그런 부모와

아무 상관없이 자랄 수 있었다. 아이들의 삶은 아이의 것이었다."


"아이의 부고는 옳지 못하다고 무정형은 생각했다. 아이의 장례식은

옳지 못하다. 아이의 죽음은 부당하다. 아이는 죽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어야 한다. (..) 아이는 오래 살아서 노인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는 동안 과거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몇몇 끔찍한 사건들이

떠올랐다. 한때 아동들의 인권이 바닥이었던 한국...

하지만 지금이라고 많이 나아졌을까? 부모의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여전히 아이들의 인권은 "가족"이라는 사적인 울타리 안에

갇혀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지금 행복할까?


로봇 공학이 발달하고 인공 자궁으로 인해서

여성이 임신과 출산에서 자유로운 근 미래 세상...

그러나 아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에 불과하고

아프고, 외롭고, 끝내는 버려진다.


이미 우리의 역사를 한 번 거쳐간 수많은 아이들

목소리를 빼앗기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빼앗겼던

수많은 아이들에게 바치는 듯한 소설 [아이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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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 눈의 저택과 여섯 개의 트릭
가모사키 단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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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무도 풀지 못하는 밀실을 만들면

살인도 무죄가 된다!


고도의 집중력과 두뇌회전을 요하는 소설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서사가 풍부하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보다는 

끙끙대며 시간을 들이더라도 정통 미스터리 속 요소들, 즉 난이가 높은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읽는다면 그야말로 열광할 소설이다.


단 한 번의 살인 사건으로 온 세상이 바뀌어 버린 "밀실의 황금시대" 

 삼 년 전 일본에서 한 살인 사건의 피고가 "현장이 완벽한 밀실"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게 되고, 그 판례 때문에 결국 밀실 살인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말하자면 이제 완벽한 밀실 살인은 무죄라는 의미.


주인공 가스미는 이웃집 누나이자 친구인 요즈키와

완벽한 밀실 사건을 구현했다고 소문이 난 "설백관"이라는 산장으로

테마 여행을 가게 된다. 그런데 산장의 다른 손님들과 제대로 된 인사를 하기도 전에 

발생한 첫 번째 살인 사건... 마치 설백관 밀실 사건을 재현한 듯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런데 소름 끼치는 사실은 바로 피해자 곁에 놓여있는 트럼프 카드? 

그것은 5년 전 발생했던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데.. 

그렇다면 앞으로 일어날 사건과 5년 전 연쇄 살인 사건이 연관관계가 있다는 사실?


책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은 일단 배경지식을 최소한으로 갖춘 채, 

읽어보는 게 우선적인 재미의 조건이다. 황당할 정도로 불가능한 살인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빵빵 터진다. 주인공 가스미를 비롯하여 산장에 머무는, 10명이 넘는 사람들

마치 자연 현상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죽어나가는 사람들...


"범인이 과연 누구인가?" 에서부터 "왜 살인을 하는가?"에까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소설이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도의 난이도와 매우 치밀한 트릭을 갖추고 있는 밀실 미스터리를 푸는 부분이다.


도대체 열쇠가 어떻게 병안에...를 고민하게 하는 "열쇠 살인"

도대체 총기의 각도가 나오긴 하나...를 고민하게 하는 "권총 살인" 

그리고 도대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도미노 살인"까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가 매우 현장감 있게 펼쳐지고 

이어서 청산유수처럼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소위 "광속 탐정 삐에로"까지...


이 책은 자칫하면 흔하디흔한, 뻔한 "밀실 미스터리"가 될 수 있는 함정을 피해 가는데, 

말하자면 인형 안에 또 인형이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즉, 사건 속에 다른 사건이 숨어있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얽히고설켜있다. 그리고 사건들을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한마디로 흥미진진하다는 사실!


이 책이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해서 놀랐는데

사실 저자 가모사키 단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밀실 트릭을

노트에 스케치하며 구상할 정도로 밀실 마니아였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을 할 수 있는 듯!!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 그리고 난이도 높은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것에 

열광하는 독자, 마지막으로 "밀실" 이야기만 들어도 닭살이 돋을 정도로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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