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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 돌봄과 상실 너머, 다시 시작된 사랑의 모험
천희란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평점 :
7살 고양이 집사인 나는 일단 어떤 이야기든 고양이와
관련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잊지 않고 티슈를 미리 준비한다,
슬퍼서 울든, 즐겁고 재미있어서 웃다가 눈물을 흘리든
반드시 울게 되어있기에.
천희란 작가의 책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는 그런 면에서
나에게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온 에세이다. 이렇게 공감이 가고
또 이렇게 저자와 내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껴보긴 처음
인 것 같다. 물론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고양이 루이, 아라, 그리고 꼼 이렇게 3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며 저자가 느꼈던 순간순간의 기쁨, 슬픔
그리고 상실감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10살 넘은
이 노령 묘들을 치료하고 돌보던 나날의 여러 에피소드와
그때 들었던 생각과 느낌 등이 주된 내용이다.
늘 다정하게 골골송을 불러주던 루이, 소심하고 예민해서
쉽게 다가설 수 없던 아라 그리고 사랑스러웠던 꼼.
저자는 노환으로, 혹은 질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던
아이들을 치료하며 느낀 점이나 힘들었던 점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그녀는 말한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과 원장님
그리고 다른 집사들과 치료와 관련된 정보나 의견을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고, 여건만 된다면
집사가 스스로 치료법이나 좋은 사료를 찾아보고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리고 이 책은 ‘묘연’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에세이였던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니 문득 내가 우리
코난이를 지금까지 돌봐왔던 것이 아니라 코난이가 지구에
머무르는 동안 함께 머물 수 있는 인간으로 초대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천희란 작가의 이 말처럼.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실은 고양이가 우리에게 와 함께
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고양이의 세계에 잠시 초대받았던 것이 아닐까.”
과거 정말 힘들었던 나날들, 갑자기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져서 집에만 있었던 시간과 또 갑자기 찾아온 질환으로
수술까지 받고 삶의 의지를 잃었던 순간에 늘 내 곁에는
내 눈물을 핥아주는 야옹이들이 있었다는 사실.
천희란 작가도 책을 통해서 비슷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늘 자살에의 욕망을 느꼈던
저자는 어느 순간 고양이와의 삶 속에서 매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 그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다.
노령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간병하고, 떠나보내는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고양이와 함께 했던 나날들이 워낙
충만했기에 그 일상도 충실히 보낼 수 있었다는 저자.
책의 뒷부분에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 루이에 대한
저자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가 실려있다. 루이와 함께
했던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지금도 얼마나 그리운지
그리고 새롭게 만나게 된 인연 테오와 디오 소개도 한다.
진짜 진정한 사랑이 느껴지는 그런 편지였다.
사실은 너무 슬플까 봐 읽는 게 조금 꺼려졌던 에세이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그러나 슬프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많이 배웠다. 지금은 그저 귀엽기만 하지만 나중에 코난이가
늙고 아플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프로 집사를 통해 배운 느낌이다.
지금 곁에 없는 고양이들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그릴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읽은 에세이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고양이는 다시 인간과 인간을 잇는다. 그렇게 고양이가
떠난 자리에도, 여전히 고양이는 존재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