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오가와 사야카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하루 벌어 하루 살아도 정말 괜찮아? 라고 묻고 싶은 제목을 가진 책.
 
저자는 리쓰메이칸대학 교수이자 문화 인류학자인 오가와 사야카인데, 이 분의 전문 분야가 민족과 지역의 경제활동 분석 그리고 도시에서의 삶과 생존을 고찰하는 도시 인류학이다.
 
이 분은 이 책 및 아프리카 경제 시스템에 대한 다른 여러 저서를 쓰기 위해서 직접 탄자니아에서 헌옷 행상을 하며  영세상인의 삶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관찰하였다. 한마디로 이 책은 아프리카 도시민의 경제 활동을 본인이 직접 면밀히 관찰하여 분석한 리포트라고 볼 수 있다.
 
확실히 교수님의 논문에 가까운 서적이라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각종 전문 용어들이 난무하는 바람에 읽다가 정신이 멍해지는 현상도 겪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 내용이 전문적이긴 하나 교수님의 관점 자체가 객관적이고 연신 유쾌한 어조라 책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교수님 본인이 직접 탄자니아 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쓴 책이므로 직접 가서 본 듯한 생생한 느낌도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아프리카에 있는 여러 국가들이 가진 문제라고 여겨지는 것, 빈곤이 그들에게 불행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마냥 그렇지 만도 않았다. 나름의 경제 체계 아래에서, 삶에 대한 낙천적인 태도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고나 할까? 오히려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내일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해야 하는 한국인이 더 불쌍해 보였다면 나의 오해였을까?
 
어쨌든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내용들이 다 다르긴 하지만 그 내용을 묶어보면 대충,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주제는 오늘 벌어 오늘을 사는, Generalist ( 여러 분야에 정통한 ), 아프리카 사람들이다.
    
교수님은 한 커플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는데, 탄자니아의 도시민으로 살고 있는 부크와 (40) 는 돈을 모아서 운전사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촌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운전면허를 따지만 운전사가 되기 위한 노력은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아내인 하디자의 경우도, 아프리카의 프린트천인 부룬디제 키텐게 장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일에 투자를 했고 아이를 임신한 이후에는 아예 일을 그만둔 상태였다.
 
첫 번째 주제에 대해서 설명을 잠깐 하자면, 아프리카 인들은 ( 적어도 이 교수님이 연구한 지역인 탄자니아인들은 )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크게 살지는 않는다고 한다. 일은 일일 뿐.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거대한 목표를 잡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 되면 말고~ 의 사고방식이 만연하다. 이런 스타일의 삶을 앞으로 앞으로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일은 일일 뿐이라는 것. 돈을 많이 벌지 못해서 불행해하거나 공허해 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아프리카인들은 한 가지 영역에 전문 지식을 갖추기 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들어오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 다방면의 지식을 가진 Generalist 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 , 다시 말해서 기술과 지식을 전문적으로 습득해야 되는 상황 자체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기업 자체도 매우 영세하고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매일 매일 해고에 마음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실제로 부크와는 건축업, 상업, 그리고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는데 위에 설명했던 이유로 ( 영세 기업이 넘어지면 바로 해고를 당하게 됨 날품팔이 해야 함 안 되면 본인이 영세상인으로 나서야하거나 노동일을 해야 함 ) 위의 이유로 해서, 수입을 일원화했다가는 큰일 난다. 그 뿐만 아니라, 그들은 남편인 부크와가 실직을 하게 되면 아내인 하디자가 나서고 ( 재봉일 등을 하여 소소하게 돈을 번다 ), 또 아이들까지 과일을 따거나 가축을 키워서 파는 등 아버지의 실직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를 한다. 
    
두 번째는 거시적 관점 (?), 다른 나라와의 교역 관점에서 교수님이 내다보고 있는 듯 한데, 다시 말하면, 아프리카는 아래로부터의 경제화 세계화에 기반을 둔 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가리켜서 인간적인 신자유주의라는 이론을 붙이기도 하고 비공식 경제주의라고 설명을 하기도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발도상국끼리의 풀뿌리 비공식 교역 ( 중국과 아프리카 ) 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허브 역할인 홍콩 ( 정부 규제가 매우 적은 나라 - 갖가지 무법행위가 가능함 ) 을 경유하여 중국과 아프리카가 서로 무역을 하는 것을 말한다.
 
신자유주의라고 해서 예전에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자기 책임을 원칙으로 하여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듯한 그런 면 보다는 정부의 규제가 최소화된 상태에서 개미와 같은 영세상인들이 생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면을 더욱 더 부각시키는 듯 하다. , 거대 자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영세 상인들이, 소규모로, 큰 욕심없이 벌어먹고 살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고 해야 할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 저자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없지 않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화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거대 자본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세계화, 그리고 초 거대 기업이 배를 불리고 그 기업에 사람들이 고용되는 형태라는 방향으로 사람들에게 입력되어 왔던 것이 사실인데, 아프리카인들이 매우 자율적이고 야생적인 태도를 갖추고 있어서 그러한 방식의, 위로부터의 세계화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다시 말해서, ( 이 부분은 중국과 아프리카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경제습관? 으로 볼 수 있는데 ) 중국과 아프리카에서는 어느 정도 도의적인 비합법성 ( 인간적인 면이 있는데 불법적이다 - 불법 입국이나 체류, 그리고 지하은행 사용 등이 가능하고 복제품과 위조품의 제조와 수입 수출 ) 이 허락됨과 동시에 개인이 고용되는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기업이 되어서 ( 개인 무역상 ) 발 빠른 움직임으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휴대폰부터 스포츠 용품까지 복제품을 가리지 않는 중국에서,, 많은 싼 제품을 들여와 아프리카에서 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무역인데, 여기서는 최소한의 규제와 최소한의 세금이 동반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비록 복제품과 위조품은 도덕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저자인 교수님이 설명하기론, 이러한 무역을 통해서 많은 주변인들, 사회 약자들,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다.
 
끝으로 정리를 해보자면, 비록 저자인 교수님이 연구하던 지역인 탄자니아에만 속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프리카인들은 보통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관습, , 일은 일일뿐 이라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일을 얻더라도 바로 해고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너무나 익숙해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본,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는 정말 흥미로웠다. 복제품과 위조품을 수입해서 판매한다는 면에서 다소 위법행위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거대 기업의 경제 시스템 장악과 그 거대 기업에 인력이 종속되는 상황을 허락하지 않는다 ( 각종 외국 브랜드 만연 - 예를 들면 맥도날드, 나이키, 코스트코 등등 - 이 당연한 한국과 비교해보자면 오히려 아프리카의 경제 상황이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 않은가?  ) 는 면에서,,, 어떻게 보면 자율성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뭐 이런 생각도 들긴 했다
    

마무리를 하자면, 이 책은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읽기가 절대로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문화와 관습을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경제적 활동이 매우 흥미로웠고 또한 저자가 그들 사이에서 실제로 살면서 이 책을 썼다는 부분이 매우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저자의 지식이 농축되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번 더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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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막의 게르니카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영어에는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이라는 표현이 있다. 말 그대로 한 장의 그림이 수천 개의 단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단번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암막의 게르니카 에 나오는 여러 주인공 중 한 명인 요코가 어릴 적 MoMA에서 봤던 " 게르니카 " 에서 느낀 섬뜩함과 전율 그리고 두려움 등이 그런 것이 아닐까?
 
어릴 적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뉴욕에 있는 현대 미술관 ( MoMA ) 을 방문하고 " 게르니카 " 를 보고는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이 그림이 뿜어내는 강력한 에너지에 깜짝 놀라버린다. 일그러져있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군상을 그려낸 그림. 비록 그녀는 어렸지만 게르니카에 담겨있는,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공포와 고통 그리고 그것에 대한 피카소의 분노를 읽었으리라.
 
지금까지 나는 예술이 가진 심미적인, 미학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다비드 조각상의 비율을 보면서 그 아름다운 비율에 감탄했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면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무한한 상상력에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암막의 게르니카 를 읽으며 예술작품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능력에 대해서 깨달았다.

이 책은 예술이라는 분야가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는 폭력과 증오에 맞서는 것. 위정자들의 위선을 드러내고 그들이 일으키는,,, 평화라는 가면을 쓴 수많은 잔혹한 전쟁들을 막는 것, 그들 때문에 피해를 입는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은 두 여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시작되는데, 과거 피카소가 살던 시대에 그의 애인 중 한명 이었던 도라의 관점. 그리고 지금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MoMA ( Museum of Modern Art ) 뉴욕 현대 미술관의 큐레이터 요코 야가미의 시선. 도라는 그 당시 여인답지 않게 매우 당당했고 피카소의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그의 뮤즈인 동시에 예술적 동지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요코의 경우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 즉, 큐레이터일을 하고 사랑하는 남편과 살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피카소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도라. 그러나 1937426,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잔인한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스페인 북부에 있는 바스크라는 지방에 속한 소도시인 게르니카가 나치에 의해 폭격을 당한 것이었다.

평화롭던 스페인 공화국은 파시스트인 프랑코 장군이 이끄는 반란군에 의한 공격을 받게 되고,,,,, 반란군들은 같은 파시스트인 나치와 함꼐, 무고한 시민들이 사는 게르니카에 무자비한 폭격을 가한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파리에 살고 있던 피카소는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이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를 가지게 된다.
 
내전의 부당함을 알리고 불의에 맞서고 싶었던 피카소는, 스페인 공화국과 함께 힘을 합쳐 게르니카를 탄생시킨다 그로테스크까지한 잔인한 장면이 넘쳐나는 게르니카. 불타는 게르니카 지방을 배경으로, 울부짖는 동물들, 죽어나가는 군인들, 그 와중에 고통받는 사람들과 쌓여나가는 시체들.

피카소는 최대한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의 고통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싶어했고 도라는, 그 여정을 피카소와 함께 하며, 게르니카의 탄생과 끝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이미 유럽은 나치의 군화발에 짓밟힌 상태였고 피카소는 너무나 괴로워하며 게르니카를 자유의 깃발아래 두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멀리 배에 실려 미국까지 오게 된 게르니카.
 
피카소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 스페인이 민주주의를 되찾는 순간 게르니카를 찾아오시오
 
한편, 시선은 타임머신을 타고 2001911일과 그 이후로 날아온다. 주인공은 뉴욕 현대 미술관 ( MoMA )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요코. 그녀는 2001911일 세계 무역 센터 테러 사건으로 남편을 잃었다. 그녀의 남편인 이든은 2001년 바로 그날 아침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토르티아를 먹고 일하러 간 다음,,, 다시는 요코 옆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크나큰 슬픔을 겪은 그녀는, 비록 남편을 잃었지만 미국 정부가 그것을 핑계로 하여 ( 테러 집단을 없앤다는 핑계로 ) 다른 나라를 침공하여 힘없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는 일을 막고 싶어한다그래서 그녀는 현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게르니카 MoMA로 가지고 오고 싶어 한다. 반전과 평화의 상징인 게르니카를 가지고 " 피카소의 전쟁 " 이라는  이름 아래 전시회를 열어서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반전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그녀는 유엔 안보리에서 전쟁 선포를 하는 미국 국방장관을 보고 경악을 한다. tapestry로 만들어진 게르니카를 암막으로 뒤덮기까지 하면서 굳이 전쟁을 시작하는 미국. 과연 그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전쟁을 일으킨다고 하여 죽은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을까? 전쟁은 폭력을 낳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다.
    
바스크 출신의 테러 집단인 ETA에 잡혀가는 등 엄청난 고초를 겪고도 그녀는  게르니카 라는 그림을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가지고 와서 세상에 알리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다. 그러한 정신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진정한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더 이상 폭력이라는 악이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선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인간의 어리석음은 왜 고쳐질 수 없을까? 여전히 인간이 서로에게 가하는 고통은 반복되는 것 같다피카소가 전쟁에 반대하면서 피땀 흘려 그려낸 게르니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피를 불러오는 전쟁은 일어나선 안된다. 그리고 큐레이터 요코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그와 함께 한다. 비록 60년이 넘는 시간차가 있지만 반전에 대한 그들의 명확한 메시지는 같은 것이다.
 
결국,,,, 요코는 게르니카를 받아낸다. 피카소는  " 피카소의 전쟁 " 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었고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 당장 멈추시오, 그 어리석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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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더운 여름밤 후끈한 열기를 식힐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무엇이 있을까? 시원한 수박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리고 거기에 추가하여, 조용한 밤, 실화 100% 를 보장하고 서로와 나누는 괴담 이야기, 특히 미스테리한 귀신 이야기를 서로 해주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단, 어릴 적에. 그 당시에는 심장이 꽤나 튼튼했나 보다. 등에 소름이 돋고 털이 쭈뼛 서는 이야기들이 단지 재미있게 들렸다니.

그러나 어른이 된 이후로는 귀신 이야기가 황당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실이 더 무섭기 때문에 - 공감 100% 아닙니까? 여러분 - 귀신 이야기에 빠져들 계기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현대의 공포물은 역시 연쇄살인과 인간 실종 같은 소재들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래서 미야베 여사의 작품을 주로 많이 읽었고 이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의 작품은.. 별로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이번에 새로운 작가를 접하는 마음과 좋아하는 괴담이야기라서 신나게 집어들고 읽었는데,,,,, 이 책의 경우는, 이야기에 점점 빠져듦에 따라서, 혼자 있을 때나 혹은 밤에 읽지 못하고 덮어두었다. 낮에 시간이 나서 볼 때도 책 표지를 또 보게 될까봐 빨리 넘겼다. 솔직히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에 홀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너무 너무 무서웠다.

잠깐 이 책의 구성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작가와 편집자가 회의를 하는 부분을 실은 - 서장, 막간 (1), (2), 종장 - 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작가가 창조한 괴담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즉, 액자식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편집자와 작가의 회의 부부는 현실의 이야기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부분은 작가의 창작품. 그러나 첫번째 이야기인 서장 바로 뒤에 실려있는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의 경우는 독자들고 하여금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이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이라는 작품을 책에 싣는 동안 편집자와 작가는 끊임없이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고 미스테리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을 직접 작가가 자신의 입으로 말해주고 또한 자신 뿐만 아니라 편집자도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보통은 독자가 이야기와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는데 비하여,,,,,,,, 이러한 구성은 독자가 좀 더 이야기들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이 외에 이 책이 유달리 무서웠던 이유는 뭘까?

이야기 구성이, 작가의 입으로,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카더라 통신 - 누가 그랬다더라, 사촌의 팔촌이 그랬다더라 - 라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실제로 발생한 일을 작가가 그냥 취재하여 전달하는 것 같으니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하면서 좀 소름끼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 빈 집을 지키던 밤 ] 이라는 이야기의 경우는, 주위에 있을 수 있는 흔한 여대생이 또 흔한 선배의 심부름으로 흔하지는 않지만 있을 수 있는 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겪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인데 언뜻,,,, 귀신의 짓이 아니라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인간의 살인이라는 힌트를 흘리면서 섬뜩한 기분을 자아내고, [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 의 경우도 주인공이 직접 겪지는 않지만 아주 가까운 사람 [ 남자친구 ] 가 겪었고 결국은 그 남자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설정 - 행방불명 - 이 우리 주위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충분히 현실에서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섬찟한 기분이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말하자면,,,, 이건 각 이야기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인데,, 무서운 그것 ( IT ) 이 점차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 취약한 나 ( 방어력이 전무한 나 ) 에게 공격을 하러 온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조금씩 조금씩 좁혀지는 거리감. 뒤를 돌아보면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가 덤벼드는 기시감. 여고괴담에서 귀신이 갑자기 파바바박 다가왔던 장면등이 떠오르면서 집에서 혼자 읽다가 심장마비에 걸릴까봐 책을 덮어버렸다...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 스쳐 지나가는 것 ] 이 무서웠던 이유가 바로 위에 얘기한 것 때문이었다. 혼자 사는 주인공. 정체를 알지 못하는 시커먼 무언가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조금씩 집으로 다가온다는 설정. 그것의 정체가 무엇이든 - 죽음이든 귀신이든 - 방어력이 없는 나의 영역에 그것이 침범한다는 설정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아마 내가 혼자 산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매운 음식을 후후하면서 맛있게 먹듯이 무서운 이야기도 무서워하면서도 계속 보게되는 이유는 뭘까? 잘 모르겠지만 나는 괜찮다,, 나는 살아있다,,, 이런 것을 확인하고픈 이유가 아닐까????

그런데 당신은 무슨 근거로 당신이 살아있다고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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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1. 보온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1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윤태호님의 야심작 [ 오리진 ]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100

바야흐로, 때는 먼 미래,,,,,  사람들은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루어 버려서 이제는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룬 미래 인간들, 그들은 심지어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의지를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인간들 까지 나타난다. ( SF 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디스토피아 배경  )

멸종 만을 기다리는 상태인 미래에서 인간이 삶의 의지를 가지도록 방법을 찾고 싶어 하던 한 과학자가, 자신의 직계 조상님의 해결책을  바라며,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인구가 넘쳐나던 21세기로 작은 로봇을 보내어 학습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 오리진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의 첫 번째 주제는 보온이다.  왜 보온이 100권이라는 장장의 프로젝트의 첫번째 주제일까? 윤태호님이나 이 책의 지식을 제공해주신 분들의 말을 빌어보면 크게 어렵진 않다.  모든 것의 시작이 생명이라고 봤을 때, 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바로  열이므로 그 열을 보호한다는 면에서 보온이 이 프로젝트의 첫번째 주제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느껴진다.

보온이라고 해서, 매우 과학적인 내용의 만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매우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만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단 만화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들 -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회사에서 근무했다가 1년 넘게 월급도 못 받고 망하게 생긴 과학자들, 그 회사에 피 같은 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봉황이라는 이름의 직장인, 그리고 뭔가 괴짜스러운 봉황의 집주인 할머니와 여자 - 덕분에 재미있었다.  순정만화 스타일의 외모가 아니라 명랑만화 스타일의 외모들이라 보기에 편하기도 했고.

그리고 미래에서 온 학습 로봇이 오다가 시공간의 비틀림에 의한 결함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갖게 된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봉황의 딸과 아내가 아파서 끙끙댈 때 그들의 고통을 느끼고 공감을 한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매우 인간적인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양지식을 글로 풀어냈을 때는 자칫하면 지루하거나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데 이 책의 경우는 만화라는 장르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기 때문에, 평소 과학 지식을 어렵다고 생각한 어른들도 읽기에 좋고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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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 마인드북 시리즈 3
박옥수 지음 / 온마인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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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마음을 느낄 수는 있기 때문에 그것을 좋은 쪽으로 키워나갈 수도 있고 아니면 나쁜 쪽으로 부풀려 나갈 수도 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뭔가 잘못되었을 때 빨리 알아차려서 재빨리 되돌릴 수 있는 건 본인의 몫이라고 항상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마음에 대한 뭔가 다른 시각을 제시해 주었다.
 
박옥수님은 예전부터 청소년 인성 교육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셨고 그 결과 마음이라는 밭에 좋은 씨앗을 심어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해서 계속 좋은 책을 출간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청소년 인성 문제 뿐 아니라, 생각이 너무나 넘쳐나는 시대에 생각을 절제하지 못해서 즉,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신의 비합리적인 생각을 너무 믿어버려서 ( 목사님의 말씀으로는 악령의 소리를 들어서 ) 죄를 저지르거나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어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귀에 대고 나쁜 일을 저지르기를, 스스로를 해치라고 말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거기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것을 보고는 많이 놀랐다.

과연 그게 악령이라는 존재일까?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 즉 내 생각으로는 ) 악령이라는 존재는 다소 생소하고 믿기 힘들기 때문에 사실은 그때 그때 일어나는 생각에 이끌리지 않고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거나 깊고 넓게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점쟁이의 말만 믿고 사업을 망친 한 여인, 눈에 보이지 않는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하는 여자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악한 힘에 이끌려 학업을 망친 엘리트였던 남학생.
     
나는 목사님이 말씀하신 악령이란 부분이,,, 사실은 현대인의 특성인 생각의 과잉이 사람들의 마음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서 보통은 하지 않을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목사님의 시각으로 다르게 설명을 하신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읽은 많은 사연들 중에서 가장 기가 막혔던 사연은 , 새댁이 자신의 아기를 죽인 사연이었는데, 그녀는 아기를 낳고 목욕을 시키는 가운데 만약 자신이 죽으면 아기는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한다. 처음엔 조그만 구슬같던 안좋은 생각이 나중엔 마치 눈덩이처럼 커져서, 그녀는 아기가 새엄마를 만나서 고생하는 장면을 상상하고는 그럴 바에는 자신과 함께 죽는게 낫다 생각하며 아기를 죽이는 모진 선택을 한다.
 
사실 이게 말이 되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보면 어쩌면.... 과학으로 증명되지 못한 악령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 많은 종교서적등을 통해서 우리가 볼 수 없는 정신적인 세계가 있다고 하니까. 선과 악. 악마와 천사 등등.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것들.
 
박옥수님은 마음에 어둠이 끼기 시작하면 악령이 깃들기 쉽고 악령이 깃들기 시작하면 쉽게 꾀임에 넘어갈 수 있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런 경우엔 빛으로 어둠을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목사님이시라 당연히 성경 말씀, 예수님의 말씀으로 다 몰아낼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 듯 하다. ( 확신할 순 없다 솔직히... )

어쨌든 목사님은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진리의 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라 생각이 든다.  종교도 다양하고 방법도 다양하지만 어쨌든 선함과 진리로 가는 길은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박옥수 목사님도 자신의 방식으로 힘든 길을 걷는 사람을 위해서 본인의 신념을 다하여 책을 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도 목수님의 방식으로 녹여낸 좋은 책이 출간될 것이란 기대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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