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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리드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해변에서 열리는
세기의 파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도덕과 양심은 입구에 맡겨두시면 되겠습니다”
인생의 파도를 대하는 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속절없이 다가오는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것.
그 와중에 몸과 마음에 남는 상처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 바로 서퍼가 되는 것!
거친 파도일수록 능숙하게 파도를 타는 서퍼가 되는 법도 있다.
주인공 니나 리바는 서핑 챔피언이자 화려한 외모를 가진 사진 모델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이 있다.
엄마의 죽음 이후 아빠 믹은 아예 종적을 감춰버렸고
가족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지, 얼마 전 결혼한 남편 브랜던도
다른 여자의 품으로 떠나버렸다.
이 책은 니나 소유인 말리부 대저택에서 열릴 파티를
준비하는 현재인 1983년과 과거 니나 부모님이 젊었던 시절
1950년과 그 이후를 교차하면서 뜨거웠던 사랑과 차가운 배신의 이야기
를 들려준다. 무명 가수였던 아빠 믹은 유명세를 치르면서부터
여러 여자의 품에서 방황했고 절망에 빠진 엄마 준은 그만
알코올 중독에 빠진 후 사고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
이후 학교를 그만두면서까지 니나는
엄마가 운영했던 식당 일에 매달리면서
제이, 허드 그리고 키트 이렇게 3명의 동생들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칠 돈을 벌기 위해 애쓴다
결국 사진가의 눈에 들면서 모델로 성공한 니나는
테니스 선수 브랜던과 결혼하게 되면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고
결국 말리부 대저택의 파티는 유명 연예인들이 거쳐가는 코스가 되는데....
탁월한 이야기꾼인 작가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그녀는 이 책 <말리부의 사랑법>으로 독자들을 단숨에
말리부의 해변가에서 열리는 광기로 가득 찬, 왁자지껄한 파티장으로 데려온다.
그러나 작가는 단지 흥겨운 파티를 묘사하기 위해서 파티 장면을 넣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파티장에 갑자기 나타난 아빠 믹과 전 남편 브랜던
그리고 또 다른 이복동생으로 보이는 소녀의 등장과 함께
흥겹고 즐거웠던 파티는 리바 가족을 감정의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사랑과 분노, 회피와 용서, 외로웠던 지난날에 대한 회한 등등
모든 감정들은 마치 시간이 다 된 시한폭탄처럼 터지기 시작하고
그 순간 억눌렸던 리바 가족들은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는 3인칭 시점으로도
각 인물들의 내면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따라서 아주 큰 사건이 없어도 깊이 있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서사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는 화려함 뒤에 숨은 인간의 본질을 그려낸다.
겉으로는 화려한 연예인과 유명 스타들의 삶... 그들 내면 깊은 곳 숨겨놓은 외로움
고독, 분노 등등 을 아주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는 저자.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결말은 니나의 성장이 아닐까?
늘 타인을 위해 살았던 그녀가 마침내 자기 목소리를 찾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순간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보드를 들고 뛰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 뒤로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
엄마 준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듯한
소설 <말리부의 사랑법>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