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9 동네에서 찍은 하늘
낯선 길을 간다. 가다가 손을 내려 놓고 잠시 쉰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쉰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양의 구름을 본다. 구름은 나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용히 흘러갈 뿐이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보인다. 나의 길은 시작이 있었다. 길 위에서 많이 머뭇거렸다. 목적지는 몰랐다. 태어난 소명이 있다고 한다. 그걸 알아내느라 시간을 소비했다-라고 생각했었다. 뭔가 뚜렷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는 지금 이 길에 있다. 위에 있는 지, 곁에 있는지, 지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목적이 있는 삶이 좋다고 한다.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고. 하지만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다 존재를 한껏 뽐내고 때가 되어 흩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세상은 나 하나 없어져도 바뀌지 않는다. 비관적인 건 아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나의 부담을 덜려는 이기주의에 가깝다. 괴테 왈,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언제나 낯설고 물선 길- 두리번 거리다 - 쉼-다시 또 시작. 이게 내가 걸어온 길의 패턴이었다. so what? 좀 심드렁하면 어때서.
☆ 떠오르는 친구들
-목적이 이끄는 삶: 20대 초중반쯤인가? 제목만 보고 골랐던 책. 목적은 이미 설정지어져 있으며 독자가 그곳으로 닿게끔 단계별로 정리해 두었다.
-구름빵: 백희나 작가는 유일무이하다.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자전적 작품들은 가슴으로 쓴 책이다.
-이탈리아 여행: 사 놓고 쳐박아 둔 책. 다시 꺼내자.
-God 길: 길이 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