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여신; 가을밤; 시몬베유의 글을 읽다

거의 모든 분들이 남성이신 이 의회에서 이런말씀을 드리기가 송구합니다만, 우선 여성으로서 저의 신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 어떤 여성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신중절수술을 받지 않습니다.
그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여성에게 임신중절수술은 언제나 비극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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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마야 뒤센베리 지음, 김보은.이유림.윤정원 옮김 / 한문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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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에서 여성의 말은 인과관계에 대한 경험조차도 무시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게 대한다.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인데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선택할 수 있는 대상처럼 취급된다. 421p 

 

원제는 Doing Harm. 애절함이 느껴지는 제목을 달아야지만 읽히는 것인지 안타까움이 인다. 성차별은 비단 미국에서만 의학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의학 대신 문학, 경제학, 정치학 등의 단어를 넣으면 어떠한가? 일상에서, 사회에서 여성의 말은 적지 않게 비논리적이고 가볍고 중요하지 않은 무게감으로 받아들여진다.

왜 다른 곳이 아파서 병원을 찾아도 히스테리 증세라고 진단 받거나, 생리에 의해 생긴 통증을 본질적인 병리 증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여성의 생식 기능은 모두 병리적인 현상일까, 그 반대로 정상으로 간주하고 과잉 반응하는 게 비정상인 걸까.

 

의학계의 가부장적인 태도도, 여성들이 의사 앞에서 느끼는 수치심도 모두 남성 중심의 권위 체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의사 자신이 여성일 때, 환자가 여성일 때 모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당연히 여성의사가 받는 급여는 남성의 그것보다 적다. 또 많은 수의 여성이 젠더편향을 느끼고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 미국의 의과대학 교육은 느리게 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젠더 차이에 대한 정보의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시급한 여성운동의 투쟁 중 하나는 여성이 자신이 처한 삶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96p

 

‘증상을 증상으로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어처구니 없어 보이나 그렇지 않은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됐다. 당연하고 기본적인 상식이 상식이 아니게 될 때 여성은 어떤 언어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까지도 여성은 투쟁적으로 자신이 성폭력의 희생자임을 사회가 믿게 해야 한다. 원룸 앞까지 좇아와 강간하려는 남성은 술이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끝이 나지만, 여성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싸워야 한다. 일상에서 마주치고 당하고 있는 일들을 왜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해야만 논리적인 근거가 되는지 몰랐다. 287쪽에 작은 제목도 이렇다. “편두통은 과민한 여성의 하찮은 통증이 아니다.” 이 제목을 읽는 순간에도 왜 편두통이 남성이 말하면 엄청난 신체 질병이 될 수 있으나 여성이 말하면 여성만의 하찮은 질문이 되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편두통은 히스테리 역사와 비슷하게 발전해왔고, 연구 자금 지원도 푸대접을 받으며, 편두통 환자가 대부분 여성이기에 오랫동안 신뢰받지 못해왔다.

 

한 논문에서는 심장질환을 앓는 여성의 44%가 의료진이 자신의 증상을 하찮게 격하시키고 병의 원인을 심리적 요인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이를 가리켜 “의사는 남성은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한다,”라고 표현했다. 175p

 

여성이 말하면 잔소리, 남성이 말하면 걱정이 되는 거랑 비슷한 이치인가. 히스테리는 무의식 탓. 간질성 방관염 여성환자에게 정서장애를 진단을 내린다.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젊은 여성에게 의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증상이라며 항우울제를 처방 내리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다. 남성환자는 자신의 통증이 정말 존재하고 정신건강 상태가 정상이라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없다는 점(265p)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을 남기면서 희망을 가져본다. 바로 여성의 말을 믿으라는 것. 또 여성은 자신의 질병에 대하여 스스로 탐색해야한다고 말한다. 의료체계와 관련된 여성의 문제 중 많은 부분이 동일한 역사와 동일한 구조적인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여성 운동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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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아주 따듯한 떨림
김인숙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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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봄날, 아주 따듯한 떨림

 

 

내가 걸은 거리는 내 생의 어느 한순간, 지나가면 또 흐려지고 잊히겠으나, 지금은 내게 유일한 한순간, 그래서 내 생의 전체와 같은 순간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사오싱에 있다.

141p

    

    

 

김인숙의 에세이가 아시아의 산문시리즈 3번째 작품으로 나왔다. 그의 신간 소설을 만나듯 낙엽이 떨어지는 쌀쌀한 11, 따듯한 떨림을 안고 사오싱을 만났다. 부제를 달자면 김인숙이 사랑한 도시, 사오싱정도 될 듯하다. 구지 구분을 하자면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오싱 구차오. 사오싱의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것이 두 개의 단어로 해석되지 않고 사오싱이 곧 오래된 다리이고, 오래된 다리가 바로 사오싱이라 읽힌다고 한다. 사오싱뿐만 아니라 중국을 여행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는 이상, 책을 깊게 음미하긴 힘들었다. 어느 봄날, 5월 사오싱을 사랑한 나는 물과 다리와 사랑이 엮인 사오싱을 걷고 있다 상상하면서 책을 읽어 내려간다.

 

 

순박하다는 표현을 썼다가 지우고, 도시화되어 있지 않다고 썼다가도 지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시골스럽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도시에서라면 당연히 여겨지는 관계의 거리가 여기에서는 다르게 여겨지는 듯하다. 58p

 

 

저자는 대학시절부터 루쉰을 좋아했던 것 같다. 사오싱은 루쉰이 태어난 도시이다. 루쉰의 생가와 유년시절의 정원, 그가 다니던 서당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기념해 루쉰고리가 있다. 월나라의 도읍지이자 황주의 본고장이고 메이간차이와 취두부도 유명한 도시. 경극과 함께 2대 가극으로 불리는 월극이 사오싱으로부터 발전했다니 정말 매력적인 도시라 느껴진다. 와우. 언제가 나도 상해에서 경극을, 사오싱에서 월극을 관람하고 싶어졌다. 루쉰의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사오싱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끔 오감각을 일깨운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봄날, 5월의 습습한 사오싱이 너무 궁금하다.

작가의 감수성에 기대어 한껏 취해 사오싱을 걷는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이 아닐 것 같다. 황주를 마시고 취한다면 이런 기분일까? 칭다오 맥주라도 마시면서 루쉰 소설을 당장 읽어봐야 겠다. 아시아의 산문 시리즈를, 무엇보다 작가의 읽지 못한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토록 많은 다리를 건너고, 건너고, 또 건너면 내 인생의 무언가, 어느 지점도 건너게 되지 않겠나.(13p)' 인생을 걸으며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이 들 때,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너면서 험난한 시간들을 의연히 지나면 좋겠다. 작가가 느꼈던 아주 따뜻한 떨림을 안고 다리를 건넌다면 더욱 좋겠다.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뚜벅뚜벅 걸어가게 해주는 다리는 지금 이 순간 이 책이 아닌가 싶었다

 

 

 120~121p

 

아시아산문 시리즈

바이두디투라는 게 있다.-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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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리드 연필깎이 -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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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굿즈♥사이즈 아담해서 좋고 칼러톤도 마음에 들어요 단지 밑단을 돌려서 분리할 때 연필심 가루가 묻어나와서 ★ 하나 깎아요
p.s 연필로 쓰기를 선호하는 알라디너라면 당근 본투리드 연필깎기는 필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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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드는 책

집안일을 살피고 사람을 돌보는 일과 여성성 사이의 명백하게 불가분한 연결은 가족에 뿌리를 두지만, 사실 그 이상의 문제다. 가족 안의 성별분업에 도전하는 것은 여성에게 지워진 여성성의 억압적 성격에 도전하는 일이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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