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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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지 않으면 살아낼 수 없었던 사진가의 마음을

필름은 이렇게나 아름답게 기록해 두었다. (030p)

  

 

행복은 타인에게로부터 온다고 한다. 작가는 사랑을 받은 만큼 독자들에게 사랑을 돌려주려고 책을 만든 게 아닐까. 제목부터가 따뜻함이 느껴진다. 웅장한 사진들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지만 섬세하고 잔잔한 이야기들을 읽노라니 짧지 않는 숨이 절로 나온다. 나는 긴 한숨과 함께 편안하게 누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깊은 위안과 평화를 느끼게 해주는 - 옆에 두고 마음이 조급해질 때, 누군가 미워질 때, 안식이 필요할 때에 틈틈이 꺼내어 읽고 보고 싶어질 것 같은 책이다. 줄거리나 작가의 주장에 집중하여 읽어내야 하는 여느 책들과는 다른 독서법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아름답고 솔직한 성찰적인 고백이 사진과 글에 담겨 있다.

 

 

목차는 없다. 아무 곳이나 펼치면 그곳이 목적지이다. 48개의 짧은 일기, 편지 혹은 시가 풍경과 사람과 함께 어울린다. 낯섦, 만남, 기대, 희망, 우정, 사랑, 고마움, 기억, 자신에 관하여 등의 키워드가 떠올랐다. 여행은 사람을 생각하는 이, 철학자로 만드는가. 책을 읽는다는 건 여행을 간접으로 경험하는 행위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감상하며, 느끼면서 두 번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사진 속의 사람들과 하늘, 바위, , 바다, 나무, 갈매기, 비 내리는 거리, 공원, 벌판, ...이 나에게 말을 건다. 작가의 시선이 멈춘 카메라 너머의 사진과 첫 번째 여행, 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두 번째 여행. 여행에서 힘이 들고 지칠 때 모르는 이가 옆에서 말을 걸어주는 것 같다. 삭막하고 사무적인 대화가 아닌, 위로나 힘이 되는 한 잔의 커피 같은 글.

 

 

일상에서 자주 고민한다. 나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작가님이 갔던 길, 머물렀던 장소에 똑같이 앉아서 카메라의 방향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생에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아빠가 그곳에 갔던 이유나 그 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궁금하다면 상수도 직접 걸어보는 방법밖에 없어. 아빠의 말을 믿어보도록 해. 그곳에는 빛이 멈추지 않고 퍼져 나와서 단 하나의 그림자도 허락하지 않아. 춥거나 덥지 않고 슬프거나 기쁘지도 않아. 대신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노래가 늘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지, 분명 다른 것이긴 하지만 환희라는 말 말고는 따로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 (사랑하는 아들에게, 276p)

    

 

고된 일과를 마치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책이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안도감을 느끼는지. 나는 이곳에 살고 있지만 나의 존재는 없는 것 같다고 느낄 때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부담 없이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그곳에 인생을 답을 구하는 내가 있을 것 같다. 길을 다시 나에게로 나 있고, 예정 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운명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고 떠나는 여행이든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여행이든 나에게는 모두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랑이라는 .

 

 

 

 

 

 

 

 

꾹꾹 눌러가며 스스로 발자국을 만들어 가는 당신과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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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5-22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Dora 2019-06-16 00:21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