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 - 서울에서 주목해야 할 스물다섯 개의 공유 공간
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작가 지음 / 앤스페이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도시계획 전문가이면서 사회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는 그의 저서에서 도시에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야 다양성도 커지고 도시의 활력도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 도시를 창의적으로 재생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왜 오래된 아파트를 꼭 다시 헐리고 재건축 되어야만 할까?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들처럼 옛 건물을 보존하고 역사를 써내려 가면 안되는 걸까? 안전한 도시란 어떤 곳일까? 등등 질문을 갖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위의 관점에서 책을 바라보았다.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창조적인 공간들 중에서 내가 실제 가 본 곳은 두어군데 정도였다. 전체 5개의 챕터 중에서 리뷰어인 내가 직접 공간을 사용한다면 어떤 곳을 찾아가게 될까 상상해보았다. 운영그룹의 기획과 차별화 포인트로 25개의 공간을 5가지 챕터로 분류해 놓았다. 1.로컬 브랜드 스페이스 2.멤버십 스페이스 3.복합 공유 공간 4.코워킹&코리빙 5.청년공간. 이 중에서 가장 방문하고 싶고 관심이 생기는 두 곳을 정했다. 후암서재, 행화탕. 후암서재는 책과 관련있는 곳이고 행화탕은 언젠가 기사를 접하고 궁금한하던 차였다.

 

 

 

도시에서 찜질방 아닌 목욕탕을 찾기란 쉽지 않다. 목욕탕은 사라질까 지속될까? 동네 사랑방역할을 하던 목욕탕이 사라진다면 동네 사람들은 어디에서 모여 관계를 맺게 될까. 카페에서도 상대와 대화를 하기 보다 각자의 노트북으로 각자의 일을 하는 요즈음, 사랑방이란 단어 자체가 낯설기도 하다. 만남, 대화, 관계, 안부 묻기, 몸 가꾸기 이런 것들이 예술의 요소라면 목욕탕은 당연히 예술공간이다.

예술로 목욕을 한다니 너무나 그럴싸하다. 예술의 일상화가 잘 발현된 곳이다.

 

 

문화예술콘텐츠랩 축제행성 서상혁 대표는 공간을 사람과 같이 바라본다고 말한다. 행화탕의 모습을 개조하지 않는 것,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것, 행화탕의 나이를 세는 것도 그의 시각과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39p

 

개인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갖는 추억, 이야기, 역사를 기억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마 인생의 반이상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성공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기 나름이겠지만.

 

 

 

각 공간의 소개 후 마지막 페이지에 공간정보가 있다. 주소, 운영시간, 교통시설, 공식채널, 연락처 까지.. 친절한 정보 안내에 만족스럽다. 이 정도 되면 공간에 찾아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플러스친구에서 정보를 많이 얻기에 sns를 운영한다면 팔로우 해둔다.

 

 

 

 

먹고 책 읽고 는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최애 방식이자 살아가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후암서재와 주방은 나에게 최적 아지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방을 공유해 본 경험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비슷한 식성과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구지 많은 재료와 시간,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외롭지 않게 이야기 나누며 즐겁게 식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재도 마찬가지로 같은 취향의 친구라면 모여서 토론하면 좋을 것 같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내 공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을 공유 공간에서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 상상 속 '나만의 서재'를 완성시킨다.

25p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사람들의 특징은 개인이 소장한 책장이 하나의 큐레이션이 되는 게 아닌가 한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분류별 책들이 카테고리화 되어 책장 자체가 그 자신이 되는 것이다. 후암서재 또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실 운영시 초기 비용을 줄이는 핵심 요소라고 한다. 선택된 책을 방문하는 이들이 집중하면서 메인 콘텐츠가 되어 공간이 차별화 되었다. 주방과 서재, 그리고 다른 어떤 공간이 협업할 수 있게 될까? 맛있는 음식(집밥같은), 커피, 맥주, 책, 대화, 사람... 따로 같이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 단어들이 떠오를 때 이 곳을 찾아가볼까 한다.

 

 

누군가에게는 일상 정보지나 공부할 때 참고도서, 누군가에게는 여행 길잡이로 또 누군가에게는 신세계를 만나는 문이 될 것 같은 책이다. 꼼꼼한 편집에 내용까지 개성있고 감각적이라 더 좋았다. 25개의 공유 공간을 찾아서 여행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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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27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