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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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꼼꼼하고 양식을 잘 따르며 정직하고 반듯하게 쓰여진 보고서, 주인공 판탈레온은 행정직에 최적화 되어있는 고지식한 군인이다.
이 보고서가 그저 군인들의 군복마련 혹은 무기구입비 들이면 좋겠지만, 형식에 맞게 쓰여진 그 보고서의 내용은 반전이다.
특별봉사대란 이름으로 매춘부들을 모아 군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그런 봉사대가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최선의 방법들이 나열되어 있다. 낯뜨거운 자신의 살신성인 경험담까지 너무나 사무적으로 그러나 성실하게 적힌 보고서는 주인공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나마 군부대의 원칙적인 판탈레온 밑에서 일하는 것이 천국이었다는 거리의 여자들은, 후에 눈물로, 떠나는 그를 배웅한다 군에서 만든 제도지만 비밀리에 운영되던 이 곳이 알려지며 비난의 대상이 된데다가, 미스 브라질이라 불리던 특별봉사대 한 명이 광신도들이 의해 살해당하면서 모든 오욕을 지고 판탈레온은 좌천된 것.
민간인 강간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특별봉사대와 광신도들의 살인이 성스럼으로 포장되는 곳, 혼란의 도시다.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그들의 수다가 뒷담화가 정신없는 열정들과 그 무더위가 웃음 속에 숨긴 칼날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매번 속고 이용 당하며 버려지고 무시당했던 그들에겐 정말로 특별부대는 판트랜드, 꿈의 나라 디즈니였는지도.

민간인 여성을 보호한다며 기껏 생각해 낸 것이 특별봉사대인 군인들에 대한 조롱과 그 모든 책임을 결국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판탈레온에게 모두 지게 하는 비겁함, 속수무책으로 미신에 빠져드는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하는 뱀같은 자들에 대한 블랙유머다.

<그러고보면 가장 오랜 된 역사를 지닌 직업이며 관행처럼 오래 된 일이다. 군부대엔 언제나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있었다.
일본이 네덜란드와 교류하면서 제일 먼저 만든 시설 중 하나가 공창이다. 혼혈아이들에 대한 관리까지 염두에 두었고, 혼혈 소녀 ( 독일인의사 지볼트&쿠스모토 타키 사이에 난 딸 쿠스모토 이네~ 메텔의 모델이기도 하다) 중 한 명이 최초의 양의가 되기도 했다. 말같지도 않은 해결책과 헤프닝들은 실소를 자아내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부작용 )
읽고나면 자꾸 포르피리오의 말투를 따라하게 된다
왠지 품의서나 뭔가 행정적 보고서를 쓰고 싶어진다.
언론은 믿을게 못 된다 ?!

<누가 ‘남성성의 완전한 충족‘이
교접을 함으로써만
이루어진다고 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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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8-05 16: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런 걸 연분이라고 하는 거 같아요.
전 이 책을 되게 재미없게 읽었답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몰라요. ㅠㅠ

mini74 2021-08-05 17:01   좋아요 7 | URL
연분. 너무 올드하신거 아닙니까. ㅎㅎㅎ 그런거 같아요. 저만 좋은 책도 있고 *^^*

scott 2021-08-05 16:5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웃음 속에 숨긴 칼날‘ 이 표현 딱! 바르가스 요사의 실제 모습!

mini74 2021-08-05 17:01   좋아요 6 | URL
요사는 정치적으로도 ㅠㅠ ㅎㅎ*^^*

붕붕툐툐 2021-08-05 17:3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리뷰 보니까 엄청 재밌을 거 같은데, 폴스타프님은 또 갈리니 저는 어떨지 더 궁금!ㅎㅎ

scott 2021-08-05 17:31   좋아요 6 | URL
재밌다에 한표 .🖐 ^ㅎ^

새파랑 2021-08-05 17: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왠지 재미있을거 같아 보여요. 일단 이야기기 술술읽힌다니 더 관심이😄

mini74 2021-08-05 18:53   좋아요 5 | URL
조금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을 아슬아슬하게 잘 표현한 느낌 ㅎㅎ 요사 책 찾아보고 있어요 *^^*

미미 2021-08-05 18:4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블랙유머 좋아요! 문동. 요즘 계속 블랙이 책장에 하나하나 늘어나고 있어요.ㅎㄷㄷ😳

mini74 2021-08-05 18:55   좋아요 6 | URL
저도 블랙이 어느새 한 칸을 차지하고 있어요 *^^*

페넬로페 2021-08-05 18: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특별봉사대의 의미가 그런거군요~~
내용이 특이할것 같아 관심이 갑니다
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았는데 세상엔 작가들도 많군요^^

mini74 2021-08-05 18:56   좋아요 7 | URL
저도 북플 들어올땨마다 느껴요. ㅎㅎ

서니데이 2021-08-05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mini74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밤이 되어도 더운 날이 요즘 시기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mini74 2021-08-05 20:51   좋아요 3 | URL
방 온도가 30도 ㅠㅠ 실화인가 하며 에어컨 틀어놓고 있어요 ㅠㅠ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

레삭매냐 2021-08-05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동 세문 초장기 때 만난
책입니다.

이 책을 시발로 하야 저는 요사
샘의 요사스러운 세계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그 다음에는 줄줄이 읽었지요.

영화로도 있는데 영어자막조차
없어서 아쉬웠더라는.

더 놀라웠던 것은 1989년에 중앙
일보사에서 이 책이 나왔다네요.
헌책방에서 만났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그리고 검색하다 보니 어떤 분이
브런치 글을 올렸는데 기이하게
도 제가 올린 리뷰에 달린 사진 컷
두 개가 공교롭게도 겹치네요...
신기하기도 하여라.

mini74 2021-08-05 20:50   좋아요 2 | URL
헉. 별 일이 다 있군요. 요사스러운 세계 ㅎㅎ

붕붕툐툐 2021-08-05 23:33   좋아요 1 | URL
레샥매냐님은 한 작가 꽂히면 그 작가 작품 줄줄 읽으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뭔가 깊이 있고 전문적이어 보인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