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중대병원 지하에서 동생군, 강기사와 함께 순대국밥을 먹고,  함께 살지만, 실로 백만년만의 식사라 하겠다. 동생군 배고프다고 해서 강기사는 탁구장 가는 시간을 늦췄고, 나는 좀 더 딩굴거리고 싶은 시간을 포기하고, 함께 식사. 강기사는 나를 샵에 떨어뜨려주고, 나는 요즘 맛들인 투썸의 아이스아메리카노 맥스 사이즈를 사다 앵긴다.

 

어제 말로 캔, 깃털 장난감, 간식 스낵까지 바리바리 들고 가서 말로 시중 들어주고, 이년이, 간만에 시중 들어주는데, 어찌나 밤 새 찡찡 거리는지, 사랑해!

 

여튼, 시장에 들르지 않고 바로 샵으로 오니, 한가 한가 한가

분갈이는 좀 더 느긋하다 시작하기로 하고, 신간마실.

 

이번 주말, 좌미치랩, 우잭리처로 되게 푸짐한 기분인데, 두 전투머신의 신간이 한 번에 나왔어! 아, 보기만해도 배부르다.

 

 

 

 

 

 

 

 

 

  아르네 달 <미스테리오소>

 

 <미스테리오소>는 총 10권으로 출간된 아르네 달의 범죄소설시리즈 중 첫 권이다. <미스테리오소>가 포함된 10권의 범죄소설시리즈는 2011년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웨덴이라고 하면 세계에서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진 복지선진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설에 나오는 실상을 보자면 딱히 공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수의 불법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파생된 인종문제, 동유럽 출신 마피아들의 암흑가 장악, 금융자본의 탐욕이 만든 빈부격차와 재정위기 탓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부조리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웨덴의 미스터리들을 좋아한다.

 

 

 

 

 

 

 

 

 

마르크 베크 시리즈 말고 생각나는게 없네 ;; 음... 여튼, 스티그 라르손도 스웨덴!

 

 슐람미스 사하르 <노년의 역사>

 

이 책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현재까지 서양의 역사가 기록해온 노년의 초상을 보여줌으로써 노인과 노년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노년의 삶이란 무의미하고 암흑과도 같은 것일까? 노인은 과연 지혜로우며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인가? 풍부한 기록물과 230여 컷의 도판이 노년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기도 하고, 230여컷의 도판이 함께 나와 주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듯하다.

 

 

 

 

 

 남경태 <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

 

남경태 저자가 쓴 철학사. 기존 철학사를 다룬 책들이 장·절·항목으로 칸막이를 쳤다면 이 책은 해당 철학자의 사상적 궤적은 물론, 동시대 사상이나 다른 시대의 사상들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은 이으려고 노력했다. 가령, 인간은 주어진 현상을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본 후설의 현상학과, 피카소가 그린 최초의 입체파 작품인 [아비뇽의 처녀들]을 연결해 사상의 동시대성을 설명하고 있다. 수많은 철학자와 철학의 갈래에 깊이 파고들기보다 구슬을 꿰듯 철학사의 재료들을 꿰어 맞추었다는 데 이 책의 장점이 있다.

 

 

 

저자 이름 보고 찜, 남경태의 책은 역사거나 철학이거나 인문학이거나 막론하고 다 꿀재미.

 

 

 

 

 

 

 

 

 

 

 

 

 

 

페이퍼 쓰는데, 손님와서 맥 끊긴 페이퍼가 되어버렸지만, 여튼, 적으려고 했던 책들은 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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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10-1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레니엄 시리즈 읽고 저도 생각했어요. 스웨덴도 남녀차별 장난 아니구나 하고요.

2012-10-16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6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콰지모도 2012-11-0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르틴 베크 아니었던가요...

하이드 2012-11-08 12: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마르틴 베크. 왠 마르크; ^^;
 
어두운 기억 속으로 매드 픽션 클럽
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흡입력이 엄청 강해서 처음에는 '로맨틱' 에 방점을 두고 싶었지만, 뒤로 갈수록 '스릴'도 있었다.

 

캐시는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의 현재와 그녀에게 강박장애를 안겨준 과거의 사건이 일기처럼 한 장 한 장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워낙 빠르게 꾸준히 한 장 한 장 번갈아 진행되는터라 몰입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르겠으나, 작가는 독자의 긴장의 끈을 잘 밀고 당겨서, 중간에 책을 덮는 일이 생겨도 계속 이 책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캐시는 어떻게 된걸까?' '캐시는 어떻게 될까?' 과거의 위험한 로맨스도, 현재의 가슴 뛰는 로맨스도 꽤 두근거린다.

 

'과거'는 강간과 폭력이 있는 '사건' 이고, '현재'에는 그 결과인 강박장애와 '로맨스'가 있다.

 

독자는 첫장부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으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조마조마 지켜보게 된다.

 

결말의 몰아침이 좀 약한가 싶긴 하지만, 충분히 맘에 드는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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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0-0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재미있을 거 같아요!!!! +_+;;; 세상엔 재미있는 책들이 너무나 많군요!!! 두근두근 ^^

하이드 2012-10-0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데이트강간도 강박장애도 낯선 소재인데, 현실감 있고, 너무 갑갑하지는 않게 썼어요. 일단 '로맨스' 부분이 재미나구요. 뭔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두 남자가 나오지요.
 

 

 

 

 

 

 

 

 

 

 

 

 

 

간만에 책 읽는 속도가 붙어 하루에 두 세권씩 먹어치우고 있던 즈음 잡게 된 메릴린 로빈슨의 <하우스키핑>
이 얇고 작은 책을 몇 번인가 읽다 말다 했다. 겨우겨우 반 이상 읽을 즈음에야, '아' 하며 몰입하기 시작,

그러고 나서도 되게 느릿느릿 느릿느릿 읽어내려갔다.

 

이모는 우리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세웠던 첫 번째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깨달았다. 아울러 청문회 결과가 좋으리라는 기대도 거의 갖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림에 매달렸다. 창틀을 청소하고 아직 남아 있는 유리창을 닦았으며 나머지 창문들은 테이프와 누런 종이로 깔끔하게 감쌌다.

 

자매를 돌보기 위해 떠돌이 이모가 마을로 돌아온다. 어딘가 몽환적이고, 어둠을 좋아하는 이모는 자매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차를 타고 그대로 호수로 뛰어 들은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상실감, 외로움, 덧없음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되게 천천히 겨우 읽어냈는데, 꼭 두 번, 세 번 읽어야 더 잘 보인다고 하니, 두번째의 독서는 잠시 미뤄두고, 지금의 감상만은 잘 개켜서 담아두려고.

 

책소개에 '고독이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문구가 맘에 콕 박혔는데, 책 속에 나오는 문장은 아니었던듯하다. 이 책을 읽고 감수성 폭발한 어느 편집자의 카피려나.

 

그런 느낌이 들 때 있다. 발은 땅에 붙어 있지만, 똑바로 정신차리지 않으면, 마음은 분리되어 하늘로 둥둥 떠올라 우주로 소멸되어버릴 것 같은 느낌. 몰랐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래, 그럴때가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묵, 진이 박혀버린 익숙한 외로움, 어둠, 고여 있는 호수, 호수의 중심에는 아버지가 누워 있다. 언니도 떠 다닌다.

 

누구는 이 소설을 성장소설이라고도 하고, 가족소설이라고도 한다.

 

내게는 그저, 미완결의 소설같다. 떠돌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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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0-07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하이드님 광고 덕분에 ^^)저도 샀어요.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할 책 같아요.
 

 재독인지, 첨 읽는건지도 모르겠다.

 쨌든, 읽기 시작.

 

 

 

 

 

 

 

 

 

 

 

 핑거본 마을 사람들은 자연재해와 가족들의 부재가 초래하는 비극을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집안을 정돈하고 청소하며, 살림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집을 잘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도 결국 죽음과 상실은 필연적으로 그들을 찾아온다.

 

<하우스키핑>은 "고독이 행복할 수 있는가, 정상적인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은 모든 사람들에게 같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정면으로 묻는다. 우리 모두 잊고 있었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그때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음을 확인케 하는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60쪽쯤 읽고, 이런 책소개를 봐버렸으니, 오늘 밤에 읽으려던 <어두운 기억속으로> 에 <하우스키핑> 얹어서 퇴근.

 

어젯밤에서 오늘 밤으로 이어지는 독서는

 

 

 

 

 

 

 

 

 

요래요래

다 재미있었다.  적어도 <하우스키핑> 62쪽까지는, <어두운 기억속으로>도 거의 보험처럼 재미있을꺼라고 생각하고 있고.

왠일이야? 헤헤

 

아침 예약 덕분에 새벽부터 나왔더니, 하루가 겁나 길다.

 

타워도 열심히 쌓고, 말도 열심히 훈련시키고, 밀도 재배하고, 동물들 밥이랑 애정도 주고,

꽃도 돌보고, 풀도 돌보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꽃도 팔고, 풀도 팔고, 예약도 받고, 쿠폰도 팔고,

단골들도 만나고,

 

지난 연휴 기간동안 겁나게 한가쩍었던 신논현역은 이제 다시 일상으로 힘겹게 돌아갈랑말랑 하는 사람들로 부산.

 

월요일 같은데, 목요일이니 이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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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애매하고 정리되지 않았던 '하드보일드' 에 대한 개념을 첫 장부터 뙇! 알게 되니, 오오오!

 

  존 버든의 <658, 우연히>를 읽고, <악녀의 밤> 읽기 전에 쉬어가는 기분으로 집어 들었는데, 서문과 목차만으로도 혹한다.

 

 ( 그래도 한 챕터라도 읽어보고 글 쓸까. 잠깐 생각했지만, 싫어질지도 모르니깐 )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에 나오는 서문을 보면,

 

 

 

 

 

 

 

 

하드보일드는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을 말하는 것으로 자연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특징을 가진다. (...)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견해를 덧붙이지 않은' 건조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하드보일드는 세계에 대한 절망에서 출발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망연자실했다. 전 세계가 휘말려들어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미증유의 전쟁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회의를 부추겼다. 또한 장밋빛 미래만이 약속되었던것 같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발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나자 희망은 점점 희박해졌다. 인간이란 존재는 과연 행복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가. 아니 인간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뭔가를 개선해갈 수는 있는 것일까.인간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절망. 결국은 그런 회의와 절망이 하드보일드를 낳았다.

 

고전적인 하드보일드 소설에서 탐정은 배우자의 불륜이나 연인의 실종 같은 일상의 사건을 풀어가다가 결국은 거대한 사회의 악과 대면한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설사 누군가를 구해낸다 해도, 그가 속한 세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도, 세상의 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드보일드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비정한 곳이라고 말한다. 나 하나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독하게 견고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하드보일드는 단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드보일드는 살아남은 자, 아니 살아가야만 하는 자의 서사다. 아무것도 줄 수 없다 해도, 미로를 헤매는 즐거움은 존재할 수 있다. 이 끝없는 미로의 출구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만은 간절하게 남아 있기에. 그게 하드보일드의 비극적인 세계관이다. 알 수는 없지만, 믿을 수도 없지만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만 한다.

 

 

서문만 읽고 페이퍼 쓰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읽어버리고 말았다.

 

대부분 읽은 책들이지만 (나도, 나도, 하드보일드랑 말로랑 이대호는 나의 힘!)

이 책들은 안 읽었고, 궁금하다.

 

 

 

 

 

 

 

 

<개의 힘>은 지금까지 돈 드릴로.라고 생각해서 안 읽었는데 ^^; 돈 윈슬로였다. <런던 블러버드>는 콜린 파웰이랑 키이라 나이틀리 나온 그 영화 원작인가? 영화 <선셋대로>의 오마주라고 하는데,

 

<탄착점>과 <타운>은 있어, 분명, 어디 있어.

 

 

 

 

 

 

 

 

 

 

이시다 이라도 읽고 싶고,

 

그리고, 이 책들은 다시 읽고 싶다.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이건 다시 읽고 싶지 않지만, 책 이야기만으로도 오오오.. 하게 되는 그런 카테고리가 있다면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좋은 책이다. 읽은거 10개면 그 10개를 책에서 말하는 저자가 있는가 하면, 읽은게 100개인데 그 중 10개를 추려내느라 바쁜 저자가 있다. 김봉석은 후자다. 읽은 책들이 많아서, 그리고, 하드보일드가 대부분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물임을 감안할때, 이 책을 읽는 것이 다른 책들을 소개시켜준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워낙 다 읽은 책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목차에 나와 있는 것을 다 읽고, 읽는 것은 재미있었다. 비슷한 부분을 캐치한 것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해주는 것도 좋았다. 적당히 시의성도 있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꼰대질도 안 하고 ( 하긴, 하드보일드와 꼰대는 안 어울려 ), 책 이야기와 주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고, 누구처럼 자기 일기 쓰는 것도 아니라서, 이래저래 만족스러운 독서.

 

책이란 것이 독자와 저자가 반반씩 쓰는 건데, 김봉석이란 좋은 독자가 읽고 쓰는 다시 나에게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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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0-0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신반의;하는 맘으로 주문했었는데 우와, 감사합니다!!! 그랬다는. ^^

하이드 2012-10-07 13:18   좋아요 0 | URL
저자분께서 트윗터 팔로우해주셨더라구요.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