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애매하고 정리되지 않았던 '하드보일드' 에 대한 개념을 첫 장부터 뙇! 알게 되니, 오오오!

 

  존 버든의 <658, 우연히>를 읽고, <악녀의 밤> 읽기 전에 쉬어가는 기분으로 집어 들었는데, 서문과 목차만으로도 혹한다.

 

 ( 그래도 한 챕터라도 읽어보고 글 쓸까. 잠깐 생각했지만, 싫어질지도 모르니깐 )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에 나오는 서문을 보면,

 

 

 

 

 

 

 

 

하드보일드는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을 말하는 것으로 자연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특징을 가진다. (...)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감정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견해를 덧붙이지 않은' 건조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하드보일드는 세계에 대한 절망에서 출발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망연자실했다. 전 세계가 휘말려들어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미증유의 전쟁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회의를 부추겼다. 또한 장밋빛 미래만이 약속되었던것 같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격발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나자 희망은 점점 희박해졌다. 인간이란 존재는 과연 행복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가. 아니 인간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뭔가를 개선해갈 수는 있는 것일까.인간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절망. 결국은 그런 회의와 절망이 하드보일드를 낳았다.

 

고전적인 하드보일드 소설에서 탐정은 배우자의 불륜이나 연인의 실종 같은 일상의 사건을 풀어가다가 결국은 거대한 사회의 악과 대면한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설사 누군가를 구해낸다 해도, 그가 속한 세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도, 세상의 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드보일드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비정한 곳이라고 말한다. 나 하나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독하게 견고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하드보일드는 단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드보일드는 살아남은 자, 아니 살아가야만 하는 자의 서사다. 아무것도 줄 수 없다 해도, 미로를 헤매는 즐거움은 존재할 수 있다. 이 끝없는 미로의 출구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만은 간절하게 남아 있기에. 그게 하드보일드의 비극적인 세계관이다. 알 수는 없지만, 믿을 수도 없지만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만 한다.

 

 

서문만 읽고 페이퍼 쓰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읽어버리고 말았다.

 

대부분 읽은 책들이지만 (나도, 나도, 하드보일드랑 말로랑 이대호는 나의 힘!)

이 책들은 안 읽었고, 궁금하다.

 

 

 

 

 

 

 

 

<개의 힘>은 지금까지 돈 드릴로.라고 생각해서 안 읽었는데 ^^; 돈 윈슬로였다. <런던 블러버드>는 콜린 파웰이랑 키이라 나이틀리 나온 그 영화 원작인가? 영화 <선셋대로>의 오마주라고 하는데,

 

<탄착점>과 <타운>은 있어, 분명, 어디 있어.

 

 

 

 

 

 

 

 

 

 

이시다 이라도 읽고 싶고,

 

그리고, 이 책들은 다시 읽고 싶다.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이건 다시 읽고 싶지 않지만, 책 이야기만으로도 오오오.. 하게 되는 그런 카테고리가 있다면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좋은 책이다. 읽은거 10개면 그 10개를 책에서 말하는 저자가 있는가 하면, 읽은게 100개인데 그 중 10개를 추려내느라 바쁜 저자가 있다. 김봉석은 후자다. 읽은 책들이 많아서, 그리고, 하드보일드가 대부분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물임을 감안할때, 이 책을 읽는 것이 다른 책들을 소개시켜준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워낙 다 읽은 책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목차에 나와 있는 것을 다 읽고, 읽는 것은 재미있었다. 비슷한 부분을 캐치한 것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해주는 것도 좋았다. 적당히 시의성도 있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꼰대질도 안 하고 ( 하긴, 하드보일드와 꼰대는 안 어울려 ), 책 이야기와 주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고, 누구처럼 자기 일기 쓰는 것도 아니라서, 이래저래 만족스러운 독서.

 

책이란 것이 독자와 저자가 반반씩 쓰는 건데, 김봉석이란 좋은 독자가 읽고 쓰는 다시 나에게도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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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0-0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반신반의;하는 맘으로 주문했었는데 우와, 감사합니다!!! 그랬다는. ^^

하이드 2012-10-07 13:18   좋아요 0 | URL
저자분께서 트윗터 팔로우해주셨더라구요.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