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가쩍어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있는데, 책을 읽는 속도가 책을 사는 속도를 못 따라간다.

알라딘 중고샵을 '애용' 하는데, 알라딘 중고샵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출판사들과의 신경전이 있어왔고, 지금에 와서는 오프도 부지런히 생기고 있으니 어떤 생각들을 하려나. 언젠가 누가 알라딘 중고서점이 오프 서점 다 없애버릴듯. 이라고 하자, 그 전에 책 읽는 사람도 다 없어질듯. 이라고 맨션 남긴 것을 본 적 있다.

 

대놓고 이야기하는 관계자들은 거의 없지만, 불편해 하는 것 같긴 하다. 알라딘 중고샵에서 책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좀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중고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신간을 사는 비율도 중고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높지 않을까?

 

여튼, 여름이 되니 눈에 띄는 신간이 많이 나오는 건지, 내가 여유가 너무 과하게 생긴건지 (시간 여유는 과하고, 돈 여유는 점점 좁아지고 .. 아.. 인생이란?! 왜 돈하고 시간하고 건강하고 같이 가지를 못하니?!)

 

 

 오기와라 히로시 <모래의 왕국>

 

손안의 책에서 나온 오기와라 히로시의 신간이다.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웃기거나, 참을 수 없이 무겁고 어둡거나, 중간이 없는 작가.

 

1997년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 2004년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 2005년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144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작. 절묘한 필치와 세련된 유머. 행간에 삶의 애환이 감도는 그만의 언어 감각은 이번 작품 <모래의 왕국>에서도 여지없이 표현된다.

대기업 증권회사 딜러에서 노숙자로 한순간 전락한 주인공 야마자키. 추위와 굶주림과 사람들의 모멸적인 시선을 뒤로한 채, 노숙생활을 위한 공원에서 만난 수상한 점술가와 젊은 꽃미남 노숙자. 하지만 이들에겐 무언가가 있다. 세상의 구석에 버려진 세 명이 손을 잡아, 자신들을 버린 세상에 대한 궁극의 역습이 시작된다. 모든 것은, 지금부터다.

 

 

 

 

 

 

 

 

 

무겁고 어두운거 말고, 묵직한 정도이길 바라며, 가장 당장 사고 싶은 책 1순위로 올려본다. 아, 다카노 가즈아키 신간도 완전 기대되는데, 아직 알라딘에 안 뜬다.

 

 제이슨 브룩스의 <파리 스케치북> 이 나왔다. 헐;

원서로 사고 싶었는데, 번역서의 2만원대 가격이 애매하다.

어떤 퀄러티로 나왔는지 당장 확인해봐야겠어.

 

사토리얼리스트 정도면 더 바랄게 없는데 말이다.

 

 

 

 

 

 

 

 

 

 

 

 

 

 

 

 

 

파리 가고 싶으다.

 

 

 베른하르트 슐링크 단편집<사랑의 도피>

 

슈피겔」지 57주 연속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도서'에 선정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첫 번째 단편집. <책 읽어주는 남자>의 놀라운 성공과 슐링크에게 두 차례 독일 추리문학상을 안겨준 '젤프 시리즈', <고르디우스의 매듭> 등의 작품을 통해 독일 현대 문단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베른하르트 슐링크가 말 그대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단편 선집이다.

2008년 [어톤먼트]를 기획했던 리처드 이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출간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단편 한 편이 누락되고 동일한 테마로 일곱 편의 단편을 묶고 거기에 상징적인 제목을 붙인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영화화된 단편의 제목(<다른 남자>)으로 출간되었었다. 이번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에서는 누락된 단편 '할례'를 번역 수록하고 제목 역시 복원시킨 완전판으로 독자에게 다시 다가가게 되었다.

<주말>과 <귀향> 같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장편들이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 역사와 인간의 죄의식, 사랑, 윤리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었던 <책 읽어주는 남자>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면 단편집 <사랑의 도피>는 보다 일상적인 사랑과 번민을 주제로,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친근하고 문학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캬- 표지 죽인다. 오늘 같은 비촉촉 내리는 날, 카페에서 커피 홀짝이며 읽어볼법한 단편집이다. 어머, 택배 벌써 출발했다고?

 

 

 <책 읽어주는 남자>는 이 날씨에 어울리는 장편. 영화도 케이트 윈슬렛이 아른아른.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

 

이 (좋은 쪽으로) 애매한 경계.의 표지.

 

'작가들이 칭송하는 작가' '미국 최고의 문장가'로 꼽히는 제임스 설터의 장편소설. 미국 랜덤하우스의 명편집자 고故 조지프 폭스는 "편집한 책 중에 다음 세대까지 오래 남을 책을 들라"는 질문에 설터의 <가벼운 나날>을 꼽았다. 1975년 출간된 이 소설은 미국 문단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평론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브렌던 길은 "생존 소설가 중 <가벼운 나날>보다 아름다운 소설을 쓴 작가는 생각할 수 없다"라고 평했고, 퓰리처상 수상 소설가 줌파 라히리는 2011년 4월 「파리스 리뷰」에서 마련한 설터 특집의 기고를 통해 "나는 작가로서 이 소설에 부끄러울 정도로 큰 빚을 졌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설터가 세워놓은 높은 기준에 겸허해지고 만다"라고 고백했다.

 

마음산책 책이다. 지난 번 도서정가제 분란(?)때 알라딘 출고정지해서 안 사고 만다. 했던 출판사.

로맹가리의 <레이디 L>까지는 참았는데, 제임스 설터 책은 궁금하다. 이쯤에서 삐짐을 풀고 (...응?) 혹시 마음산책 관계자분 이 페이퍼 보시면, <가벼운 나날> 한 권 보내주시는 걸로 마음 풀겠습니다. (안 풀면 어쩔;? 그..그럼 제가 사죠 뭐;)  <어젯밤> 제 리뷰도 발췌해서 잘 쓰셨.. 으니, <가벼운 나날>도 멋진 리뷰로(... 가 요즘 저에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그 집 뿐이었다. 나머지는 그리 강렬하지 않았다. 삶을 꼭 닮은 장황한 소설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어느 날 아침 돌연 끝나버리는. 핏자국을 남기고.  -'어젯밤'-  

그 앞에 거대하고 희끄무레한 호텔이 있었다. 널찍한 계단을 올라갔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 꽃이 놓인 로비에 들어서니,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은 소리까지, 컵과 포크가 부딪치는 소리마저 귀에 들렸다. 동물이 된 것처럼 -'플라자 호텔' - 

우리는 그런 얘기를 가끔 했다. 무엇을 바꿀 수 있고, 또 바꿀 수 없는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언제나 뭔가,말하자면 어떤 경험이나 책이나 어떤 인물이 그들을 완전히 바꾸어 놨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그전에 어땠는지 알고 있다면 사실 벼롤 바뀐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포기' -  

그는 식탁 위로 몸을 구부려 턱을 손에 괴었다. 누군가를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녁을 함께 먹고 카드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나 놀라게 된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혜성' -

이건, 단편집 <어젯밤>에서 인용해 두었던 거. 아, 제임스 설터 ♥

 

비오는 날 감수성 폭발하나요..

 

  미셸 페로 <방의 역사>

 

엄청난 표지의, 엄청난 두께의, 엄청난 작가의, 엄청난 ... 주제다!

 

조르주 뒤비와 함께 <사생활의 역사>(1985~1987) 총서 작업을 주도한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페로의 기념비적 역작이자 2009년 프랑스 페미나상을 수상한 <방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거처로서 방(침실)이 변모해온 역사와 다채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아우른 최초의 역사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사료가 동원된 이번 책의 번역에는 프랑스사 전공자 이영림 수원대 교수가 전반부를 맡았고, 문학작품의 인용이 빈번한 후반부는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이은주 수원대 교수가 맡았다.

방의 역사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방은 이미 다양한 역사에서 무수히 다루어졌다. 그러나 방이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식이나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역사 무대 한가운데에 등장한 것은 미셸 페로의 <방의 역사>가 처음이다.

이 책에서는 사생활의 역사가 공간적으로 재현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방에서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 중 나타나는 삶의 방식의 변화가 시간과 공간의 변화라는 장기적이고 거대한 흐름 속에서 펼쳐진다. 방대하고도 미세한 이 연구에는 50년에 걸친 저자의 연구 이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장 안 읽더라도 사 두고 훑어 보고 싶은 책.

 

 

 

 1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 여행 스크랩북이다. 일본 번역본.

난 여행은 좋아하지만, 스크랩은 .. 못 하는 거 안다. (사는 것만 잘한다;)

 

그래서 대리만족의 트래블 스크랩북 되시겠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언젠가의 비오는 창밖 메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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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2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3-06-1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마실전에 쓰신 서두가 공감가네요. 중고샵을 이용하지만 그조차도 이용하지않는 사람들보단 신간 많이 살거예요^^

무해한모리군 2013-06-13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기 땡투 ㅎㅎㅎ
 

 새벽에 일어나니 비가 온다. 어제부터 찔끔찔끔 오더니, 십여분을 걸어 지하철역까지 맞고 가기엔 홀딱 젖을 것 같아 우산을 찾는다.

 

우산 쓰고 다니는 것, 아니, 엄밀히 말하면,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조금 젖는 것과 비가 오는 밖에서만 소용되는 우산을 가지고 다니는 것 중에 전자를 선택해 늘 젖고 마는 나이다.

 

다시 오늘 새벽으로 돌아가, 맞고 가자 두 세걸음 나섰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신발장을 뒤적여 무려 대학교때 S가 대학로에서 사줬던 빨간 우산을 발견했다. 분명 우산살이 나갔을꺼라고 생각하고, 역까지만 쓰고 가고 역에 버리자. 는 마음으로 우산을 폈는데, 멀쩡하다.

 

새벽의 그 작은 부산함 속에서 '우산을 사자' 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전 읽은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떠올렸다.

 

장우산도 좋지만, 접어서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우산이 더 좋다. 갑자기 비가 내릴 때, 비가 아주 많이 올 때 쓸 수 있는 우산을 사자. 올 여름에는 작년보다 비도 더 많이 온다고 하는데.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려면 물건의 본질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물건을 정의하고, 확인하고,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러면 불필요한 물건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물건의 품질도 가치도 놓치지 않도록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보잘것없는 것은 아닌지, 쓸데없는 것은 아닌지도 물론 생각해야 한다. 물건의 겉모습에 휘둘리지 말고, 그 물건이 우리에게 실제로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지자. 반짝이는 샛별과 빛나는 태양이 그렇듯 꼭 필요한 물건은 그 본질에 충싫다. 본질에 충실한 단순한 물건일수록 품질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산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산은 '소모품'일 것이다. 오래 쓸 수 있는 소모품.

모양은 가장 평범했으면 좋겠고, 아주 튼튼했으면 좋겠다. 잃어버리지 않고 단단히 챙겨 앞으로 이십년쯤은 쓸 수 있는 우산이었으면 좋겠다. 일상에서도 쓰고, 비가 많이 오는 여행지에도 챙겨갈만큼 손을 많이 탈 우산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작지도 않고, 너무 크지도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왕이면 비가 많이 오는 날도 어느 정도 비를 막을 수 있는 사이즈였으면 좋겠고, 접었을 때 내 베낭 옆주머니에 쏙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였으면 좋겠다. 비 먹어 헐렁거리는 재질 아니고, 살도 천도 단단했으면 좋겠다.

 

 

우리 삶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물건을 가지고 사는지도 중요하다. 물건은 우리 감정을 다아 내는 그릇이다. 따라서 쓸모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즐거움도 줄 수 있어야 한다. 너절하고 장소에 맞지 않는 물건은 모두 치우거나 버리자. 그런 물건들은 부정적인 파동을 발산하기때문에 소음 공해나 해로운 식품만큼이나 우리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마음에 안 드는 물건들에 계속 둘러싸여 지내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그 물건들이 신경을 거슬리게 해서(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나쁜 호르몬이 분비되는 탓이다. 물건 때문에 짜증스런 말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다른건 몰라도 내가 써 본중 가장 튼튼했던 우산은 MOMA 장우산이었다. 내가 사고 싶은건 2단우산. 손잡이가 나무였으면 좋겠다. 예전에 한 번 써 본적 있는데, 튼튼하고 좋은 질감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좋은 우산이어서 여행지에도 챙겨 다녔는데, 언제 잃어버렸는지 기억도 안 나네;;

 

물건은 '많이' 가지는 게 아니라 '좋은'것을 가져야한다. 적게 소유하되 제일 좋은 거을 소유하자. 적당히 좋은 것에 만족하지 말고 아름답고 가볍고 좋은 품질의 것을 고르자. 물건이 너무 많기만 한 공간은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도 해를 끼친다.

 

근데 문제는 ..

 

물건을 구입할 때는 언제나 자기 자신의 일부를 구입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상적인 소파를 아직 사지 못했다면 그런 소파를 살 수 있을 때까지 돈을 저축하자. 그전까지 '임시용' 소파는 사면 안 된다. 그런 물건에 익숙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도 없어진다. 시시한 물건을 가지고 사는 것보다는 좋은 물건을 갖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사는 게 더 낫다. 그리고 비싸다고 좋은 물건인 것은 아니다. 좋은 물건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필요와 환경에 부합하는 것이다. 좋은 물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아름다워지고 멋스러워진다.

 

 

'게다가 돈도 없어진다'

좋은 우산을 갖고 싶다는 꿈을 품고 나는 좋은 우산을 찾아낼때까지는 지금처럼 비 맞고 다닐듯하다.

 

 

좋은 물건을 경험한 사람은 보잘것없는 물건에는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비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좋은 물건을 경험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시대에 우리는 물건에 내재한 품질을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물건을 원하지도 않는다.

 

왠지 영국 가면 있을 것 같아. 내가 딱 원하는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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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3-06-1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봐야겠어요 :) ㅎㅎ

하이드 2013-06-12 11:39   좋아요 0 | URL
좋아요! 같은 저자의 책인 '소식의 즐거움'인가 하는건 소식이 전혀 안 땡기는지라 긴가민가 한데, 이 책 안에 나온 정도는 저한테 딱이에요.
 
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심플하게 사는 것을 강조하는 책은 전혀 심플하지 않게도 많이 있다.

심플하게 살고, 정리정돈을 함으로써 심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모든 것이 '과잉'이어 '피로'한 현대 사회에 필연적인 트랜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늘 '정리정돈'과 '심플한 삶'을 갈구하는터라, 관련 도서가 나오면, 대충 다 읽어보는 편이다.

 

한 권을 추천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메모를 하는데, 이 책의 대부분을 다 베껴 적었을 정도로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의 경험이 믹스되어 나오는 결과물이기에 모두에게 좋을까 싶긴 하다. 나 또한 기건 아니건 '이건 나랑 좀 안 맞는군' 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다. (좋은 말만 하라는거; 미안하지만, 그건 못해요)

 

심플한 삶을 위해 제안하는 세가지 카테고리도 너무나 적절하다.

물건, 몸, 마음

 

정리 정돈의 책인가 싶은데, 다이어트의 책이고, 명상의 책이다.

서점에 널리고 널린 실용서와 같은 주제를 이야기하는 '철학' 책이다.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부를 자기 인생의 반영이자 자신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여긴다. 이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자기가 소유한 것과 연결 짓는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게 탐욕의 대상이 된다. 물질적 재산, 사업, 예술품,  지식, 아이디어, 친구, 연인, 여행, 신神, 그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의 자아까지도. 사라들은 소비학, 손에 넣고, 모으고, 쌓아 둔다. 친구를 소유하고 관계를 소유하고 자격증을, 학위를 상패를 소유한다. 그리고 이렇게 소유한 것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욕심 때문에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하고있음에도 이를 잊어버리거나 깨닫지 못한 채 언제나 더 많은 것을 탐한다. 우리가 소유한 것 중에는 필요 없는 게 더 많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른다. 남들이 가져다는 이유로 사들이는 물건은 또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그런 물건들을 필요해서 쓰는 게 아니라 그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다른 삶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을 뜻한다. 인생에 담긴 내용물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인생을 담아 내는 그릇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첫 장에서는 '물건'과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은 '일'과 '사생활'의 밸런스이다. 재충전의 공간으로서의 집, 풍수적인 면에서의 인테리어, 집을 정돈하며 마음을 정돈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잡동사니들에 둘러쌓여 그 사이에 꾸겨져 자는 것은 굳이 로로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좋지 않지만, '물건의 본질'을 알고,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내'가 주체가 되어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나의 현재에, 현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우리 사회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쁨을 잘 모른다. 게다가 음식이 너무 '꾸밈이 없다'는 이유로 과한 손질을 해서 자연스러운 맛을 해친다. 요리 자체가 맛있고 상차림까지 완벽하면 많은 양을 먹지 않아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몇 입만 먹어도 충분하다. 양이 아닌 질이 우리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식탐이 아닌 몸을 만족시켜 주는 것을 먹자. 대부분의 사람은 불안하거나 지루하면 음식을 먹는다.

 

마음이 배고플 때가 아니라 몸이 배고플 때 먹자.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자. 배 고프며 먹고, 배 부르면 먹지 말자.

이런 류(?)의 책이 다 아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책은 그걸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도미니크 로로의 정리해야 할 리스트에는  '물건' 뿐만아니라 '관계' 도 있다.

 

비생산적인 인간관계는 정리하자.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인간관계도 정리하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성에게 구속되지 말자.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피하자. 그런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들을 상대하면서 욕하는 것보다는 아예 어울리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런데 지혜와 지식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지식은 있어도 그런 지혜는 못 갖춘 사람들이 많다.

 

사람은 가려서 사귀되 관용을 가져라. 사람들을 갈라 놓는 것은 사회적 지위나 재력, 개인적 믿음이나 열망의 차이다. 그러한 창 앞에서 관용과 이해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적인 성장을 방해할 뿐이다. 그런 사람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줄여 가자. 그리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데는 1초도 허비하지 말자.

 

불안한 상황에 맞추려고 애쓰지 말고, 남들에게 과도한 솔직함을 요구하지 말자.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 속을 다 털어놓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 식대로 살게 내버려두자.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을 숨기려고 애쓰고 남의 결점은 끊임없이 파헤치려 한다. 하지만 내 자신의 결점은 물론 다른이들의 결점과도 잘 지내는 법을 알면 타인과의 관계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인용한 부분은 인용하고 싶은 많은 부분들의 극히 일부분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우리 마음은 선택할 줄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을 정해서 마음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 같은 원칙 가운데는 너무나 기본적인 것임에도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앟는 것이 많다. 균형 있게 살고, 상식에 맞게 살고, 환경을 종중하며사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원칙이 삶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어야 한다. 원칙이 없으면 기준도 없다.

 

균형 있게 살고, 상식에 맞게 살고, 환경을 존중하며 사는 원칙.

무언가에 휘둘리지 않고 ( 휘둘일 일들이 너무나 많다. 나와 상관없고, 쓸데없이 말이다.) 중심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원칙'을 가지고 '기준'을 세우며 말이다.

 

'심플'하게 사는 것을 단순히 그동안 하던 것을 안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심플'하게 살기 위해, '몸'과 '마음'과 '물건'을 정리하여 좀 더 '나'에 집중해서 존재와 본질을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물건도 나도 껍데기로 살지 않고, 알멩이로 살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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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우유 2013-06-1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이 책 깔린 거 보고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보니까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ㅎ

하이드 2013-06-12 11:40   좋아요 0 | URL
저자의 생각에 백프로 공감하는건 아니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정말 많았어요. 개인차 있겠지만, 제 주변에 이 책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이 무지 많습니다. ^^

좋은 리뷰 고마워요 2016-01-25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음이 놓이는 글이네요 도움이 될 책 사이를 헤메였는데 그런 식으로 쌓이던 고민이 문제였구나 싶어요 덕분에 정리가 되었습니다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단편집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일관성은 `가나리야` 라는 맥주바와 탐정 쥔장 `구도` 그리고 단골들이 있기 때문. 따뜻하나 오글거리지 않고, 충분히 미스터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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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릴 헤어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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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없어도 재미나다. 집사와 귀족, 상하원이 나오는 당대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고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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