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사용법의 조르주 페렉의 신간이 나왔다. 제목하고는 <임금 인상을 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이라는 길고 영문 모를 제목이다.
"1968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어느 대기업 사원이 과장에게 봉급을 올려 달라고 말하러 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과 그에 따른 다양한 해법들을 오직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마지막에 오는 마침표를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구두점도 없이 풀어 쓴 소설이다. 과장을 만나 임금 인상을 요청하는 그날 그 순간까지 쉼 없이 반복되는 회사원의 일과와 거대한 건물 속 배회, 그에 따라 서서히 증폭되는 불안을 페렉은 파격적인 형식 속에 아이러니와 연민을 담아 그려냈다. "
라고 한다. 헉, 제목만이 아니네? 정말로 이런 자기계발서도 안 될 것 같은 내용의 이야기이다. 실험정신 가득한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한다고 하는 조르주 페렉의 눈으로 본 '임금 인상을 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인 것일까?
P.5-6 : 당신은 신중히 생각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뒤 임금 인상을 요청하러 과장을 만나러 갈 결심을 하고 과장을 만나러 가는데 항상 단순하게 표현해야 하므로 단순화해서 과장의 이름이 자비에 씨이고 과장님 혹은 x 씨로 불린다고 가정하면 이제 당신은 x 씨를 만나러 가는데 이때 x 씨는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만일 x 씨가 자기 방에 있다면 분명히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당연히 x 씨가 자기 방에 없으니 당신은 복도에서 그가 돌아오거나 도착하기를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만 그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이 경우 해결책은 당신의 방으로 되돌아가 그날 오후나 다음 날을 기다려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것밖에 없겠지만 그가 늦게 돌아오는 일이야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니 이 경우 당신이 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동료 y 양을 만나러 가는 것이며 우리의 무미건조한 증명에 인간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그녀를 욜랑드 양이라고 부르도록 하는데 이때 욜랑드 양이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 알라딘


이런 책들이 떠오른다. 감성은 다르지만, 일상과 자신이 집착(?)하는 것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보고, 공통점, 보편성 끌어내기.

모리이 유카의 <나는 드럭스토어에 탐닉한다>와 <나는 뮤지엄샵에 탐닉한다>가 며칠 상간으로 나왔다. 원서로 2-3만원 이상씩 주고 샀는데 ㅡㅜ 갤리온에서 나온 모리 유카의 탐닉 시리즈는 꽤 괜찮다. ... 그리고 ... 책값도 저렴하다.

한 때 잡화 마니아가 되고 싶어, 모리 유카는 나의 롤모델이었던지라. 그녀의 책들을 구비해 놓고 있다. 지금 트위터에서 팔로잉하는 유일한 일본인.이기도 하십니다.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책도 을유 세계문학에서 나와 주었다. <이즈의 무희, 천마리 학, 호수> 세 작품을 담고 있다.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집이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 주인공과 유랑 가무단의 무희와의 순수한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즈의 무희', 패전 후 가와바타의 대표작 '천 마리 학', 이제까지 우리가 가와바타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호수'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초기 완숙기의 작품이라니, 이분은 초기에도 완숙기가 있군요.
.. 가 아니라 '초기와 완숙기' 라고 아래 어떤 분이 이야기해주셨어요;; 그러니깐 말이죠.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면 초기에도 완숙기. 뭐 이런 말도 안 되는게 말이 될지도 모른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나봐요. 제가 오늘 눈도 좀 침침하고; ^^;;
오늘은 여기까지


요런건 이미 잘 챙겨 두었지요?
관심 새 음반 몇가지 :


카니에 웨스트, 비욘세, 스팅
사실 스팅은 이번 라이브 앨범보다
지난번 나온 심포니시티가 새삼 다시 구매하고 싶어지긴 한다.
비욘세는 우와.. 와우... 파워풀한 라이브로 비욘세의 노래, 데스티니스 차일드때의 노래들( 이때부터 좋아했더랬다!)이 나오는지라 욕심 나는 앨범. 카니예 웨스트는 .. 들을수록 난 놈.
오리하라 이치 <침묵의 교실>
"묘지 위에 세워진 학교, 아오바가오카 중학교 3학년 A반 - 무기력하고 공허한 눈빛의 학생들, 수업 중의 무거운 침묵, 악의를 품은 듯한 누군가가 교실 어딘가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 이런 반에 담임교사가 붙인 이름은 '침묵의 교실'이다.
한편, 수수께끼의 인물이 발행하는 섬뜩한 '공포신문'에는 숙청 대상의 명단이 올라오고, 칠판에 그 대상자가 큰 글씨로 적혀 있다. 그리고 자행되는 잔인한 괴롭힘. 마침내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학급 동창회 공지가 신문에 실렸을 때, 복수를 맹세한 자가 세운 대량살인계획이 은밀하게 진행되기 시작한다."
줄거리만 봐서는 기시 유스케가 썼어도 재미있겠다 싶은 공포의 스맬도 스멀스멀
사춘기 소년소녀의 악의, 이지메라는 건 상당히 이치의 주특기잖아. 일단 담아둔다.
이 책 650페이지 넘던데, 얼마전에 ㅇㅇ者시리즈를 끝낸지라, 오리하라 이치의 긴긴 책들이 좀 질리긴 했다.


그래도 <실종자> 빼고는 재미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