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 뭐랄까, 짠하다. 아니, 장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이 기분.
4년여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입사하기 전, 북유럽 여행을 떠난 친구.
헬싱키에서 카톡을 보내다.
책에서나 볼법한 건물과 길을 사진 찍어 보낸다. 재밌겠다! 완전 재미있게 잘 놀다 와! 라고 잘 놀라고 진심으로 응원.
오늘 아침엔 알라딘 기프티북으로 선물을 보냈다.
세계지도의 커다란 흰 부분, 북극의 그린란드 북동부에는 나머지 문명 세계를 '저 아랫것들'이라고 부르는 괴짜 사냥꾼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원주민이 아니라 사냥 회사에서 파견된 나름 직원들. 대한민국 반만 한 땅에 서른 명 쯤 흩어져 산다.
1년의 반은 밤이고 반은 낮, 온통 눈과 빙산, 여름도 거의 겨울인 땅에서 살다 보니 제정신이 아닐 때가 더 많지만, 하나같이 많이 독특하고 엄청 착한 사내들이다. 순진남, 궤변가, 잠꾸러기, 귀족, 전직 군인, 주정꾼, 수다쟁이…… 거기에다 1년에 딱 한 번 들어와 사냥된 모피를 수거하고 보급품을 내려놓고 떠나는 수송선, 어쩌다 그 수송선에 동승해 오는 외지 손님, 그리고 흰곰 등 북극 동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해프닝들. 외로움과는 싸워도 자연과는 결코 싸우려 들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에 머리는 시원해지고 마음은 따뜻해진다.
북극허풍담. 덴마크의 이야기꾼 요른 릴의 책이다.
'모두가 유종의 미를 이야기할때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줘서 고마워' 라는 친구의 멘트.
당연한거 아냐? ^^
초록색 신간들 ( 이라는건 별로 상관없는 카테고리겠지만 )
노리즈키 린타로 <요리코를 위해>
대학교수인 니시무라 유지는 십사 년 전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아내, 외동딸 요리코와 함께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과거의 사고가 가족에게 큰 상처를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부부는 딸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아내는 이후 동화 작가로 새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요리코가 한적한 공원에서 살해되어 유기되는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진다.
양면 표지가 인상깊었던 ( 책도 재미났다!)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의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책이 나왔다.
탐정이자 작가인 노리즈키 린타로와 그의 아버지 노리즈키 사다오 경시가 콤비로 나오는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 3작이자, <1의 비극> <또다시 붉은 악몽>으로 이어지는 '비극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라고 하니,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며,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French Cat> 의 제목이 우리나라에서 인기 끈 고양이책 제목처럼 바뀐건 별로지만,
세계적인 동물사진작가 레이첼 메케나의 포토에세이, 그것도 주인공이 프로방스와 고양이.라니,
쓸데없이 사고 싶다.
<그린 보이> '오 보이'라는 감각적인 잡지의 제목이 초딩틱하게 바뀐건 좀 오글거리지만, '오 보이'의 편집장 김현성이 '오 보이'의 이야기들을 묶었다고 하니, 그간 무가지임에도 불구하고 침만 흘렸던 '오 보이'를 엿보고, 그런 잡지를 만드는 김현성도 엿볼겸, 나오자마자부터 찜해두었던 책이다. 쏘 쿨한 재능기부자! 그를 중심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다.
난 곰발이지만, 늘 뭔가 그리고 싶고, 그리고, 그 뭔가는 꽃과 풀이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늘 이런 책에 끌린다. 그림이란건 연습하면 된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아.. 내 손이 곰발인것만이 문제는 아닌게지.
머리 무거울때 절대 안 읽혀서 읽다 만 <하드 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와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줄리아 시몬즈의 <블러디 머더>
1972년에 처음 출간된 뒤, 추리 작가와 비평가들의 논의에 준거점 노릇을 해온 책이다. 추리 소설의 역사 속에 등장한 작가들과 작품에 대해 어떤 작품은 걸작이고 어떤 작품은 과대평가되었을 뿐이라고 하나하나 짚어 주었다. 이런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던 일반 독자에게 이 책의 출현은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지도를 쥐어 준 것과 같았다.
줄리아 시몬즈의 <Great Detectives> 를 필리에 있을 때 'who dunnit' 이라는 미스터리 전문 서점에서 산 적 있다. 반가운 이름.
그 외의 찜신간들

<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는 지금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재미지다.
구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HR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면접에 따른 시대변화 같은걸 볼 수 있달까.
어제는 하루종일 샵에 있다 열두시 넘어 강기사와 집에 들어갔고, 오늘은 네시가 되어 샵에 나왔다.
십분 늦는 바람에 직원 얼굴도 못 봤; (야박한 직원님)
어떤 욕심이 드냐면, 내가 만들고 싶은 꽃 만들고 싶다.는 욕심.
이렇게 예뻐 미치겠는 모나르다와 붉은 꽃들 (-> 요즘 내가 꽂힌) 이 낯설어 보이기만 하는 손님.
겁나 예쁜 짙은 보랏빛 벨벳같은 보야쥬를 사오면서도 이건 팔기 힘들겠군. 생각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