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 (...) 나는 인간이라는 생물이 싫다네."
" 어째서 그렇습니까? "
" 모든 생물 중에서 인간만 같은 종끼리 제노사이드를 행하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네. 이것이 사람이라는 생물의 정의야. 인간성이란 잔학성이란 말일세. (...) "
이것은 인간과 종말에 관한 이야기이다.
30년도 더 전에 미국의 싱크탱크에서 발표한 보고서, 하이즈먼 박사의 '하이즈먼 보고서' 에는 종말에 관한 다섯가지 예측이 들어 있다. 핵폭탄, 지질 변화, 행성의 충돌, 바이러스 위협 및 생물병기, 인류의 진화. 다섯 가지 예측.
제노사이드.란 제목. 저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제노사이드'에 대해 조사하고, 이야기를 풀어 놓았을 때, 일본의 그것도 빠지지 않았다. 제노사이드. 왜 인간은 같은 종끼리 탐욕에 눈이 멀어 죽이고 죽이는가. 를 고찰했을 때, 종말의 길의 끝에 인류의 진화가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프고 벅찬 일이다.
하이즈먼 박사는 인간종에 대한 회의로 가득차있고, 미국 정부에 의해 진행되는 제노사이드, '네메시스'를 지휘하는 루벤스는 '네메시스' 작전 내내 펼쳐지는 인간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들어 그래도 우리에게 아직 약간은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닌가. 반문한다.
일본과 아프리카, 미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긴박한 탈출과 도주, 죽이려는 사람은 전세계 최고의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이고, 도망가는 사람은 군인 출신의 민간 용병 네 명과 인류학자, 어린아이, 그리고 심약해 보이는 약학과 대학원생이다. 그리고, 그들을 돕는건 '신'이다.
688페이지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감과 밀도를 보여주는 책이다.
재미와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감동과 체념, 회의와 희망이 동시에 부글부글 솟아오른다.
누구에게라도 강력추천.
" 이쪽에 주어진 정보는 그게 다다. 이 생물의 최대 특징은 한 번 보기만 해도 미지의 생물이라는 것을 알 거라는 점이다. 그 순간 자네들은 혼란스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이 생물이 뭐냐는 의문 따위 가져서는 안 된다. 발견하자마자 즉시 죽여라. 가디언 작전의 최우선적인 공격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