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눈길을 끌고, '출판 24시'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고, 그 다음은 글쓴이가 김화영( 번역가 김화영과 동명이인인데, 혹시? 하며 펼쳐본 정도) 이라는 것에 한 번 더 보고. 정도였다.
'책 만드는 사람들의 뒷이야기, 솔직하고 생생한 출판 현장의 이야기!'
라는 정도의 책이겠거니. 싶었다.
다이 시지에의 <달도 뜨지않은 밤에>의 휘종의 미술솜씨 이야기를 졸며 읽다가 도저히 졸음을 못 참아 덮어 넣고, 꺼낸 책이 <출판 24시>였다. 출간 되었을 때는 읽고 싶었으나, 사고난 후에는 그 마음도 사그라들어 샵에 있다 가방에 있다 집에 있다 이동만 하던 책.
읽는 내내 실실 웃고 감동해버렸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마케팅부 민윤식?
비블리온이란 가상의(?) 온라인 서점 싸가지 없는 MD를 만나고 나와 이어지는 마케터 민윤식의 푸념아닌 푸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까 말했다시피 다른 온라인 서점 MD들은 비고젹 우리한테 우호적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그쪽에서 최대한 노출 잘되도록 책 소개 잘하고 서점 외에서 도서 홍보할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을 찾아보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고."
"예, 그런데 '기가 막힌' 도서 홍보 방법이라는 게 과연 존재할까요? 서점이나 신문, 라디오 광고도 그렇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활용 방법도 이젠 전혀 획기적인 방법은 아니잖아요. 효과도 많이 떨어져서 고민이라고 회의 시간에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적도 있고요."
"그건 맞는 말이긴 한데, 어찌됐든 끈질기게 생각하다 보면 뭔가 떠오르는 게 있지 않겠어? 누군가 말했었지.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라고. 아인슈타인이었나? 아무튼 계속 생각해보자고, 같이."
제목처럼 '출판 24시' 를 다룬 소설(?)이다. 편집자, 마케터, 출판사 사장 등으로 화자가 바뀌며, 카피에 걸맞는 '생생한 출판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중간, 설마, 했는데, 세상에나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은 모두 새움 출판사의 책이다.
앞에 '소설'에 물음표를 단 이유다.
'오늘도 읽고 싶은 책을 만드는 곳'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있는 새움 출판사의 이름을 나는 오늘 처음 알았다.
김진명의 책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로 안 읽기도 했고, 한국 소설을 많이 안 읽는 탓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사장부터 마케터, 편집자까지 모두 고민하는 김진명의 고구려 5는 이미 나왔더라.
사고 싶은 책' 파리 vs.뉴욕' 을 메모해서 교보에 갔는데, 1권 재고 있다고 나오긴 하는데, 재고가 없었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이 책의 주인공격 책은 '트레이더' 이다. 그렇게나 재미있는 책이라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중고책 등록 알림 신청만 해두고 보관함에 넣어둔다.
편집자 아라가 놓친 짜증나게 재미있는 책 '더티 라이브' 도 보관함에 담는다.

나는 '출판24시'를 샀고, '새움'이란 출판사를 기억하게 되었고, 새움에서 나온 책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보았으며, 구매하고, 보관함에 담고, 이렇게 선전까지 하고 있다.
이런 책 마케팅은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