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 무서워서 잘 못 보고, 잘 못 읽는데, 어째어째 <종말전쟁 Z>를 재미있게 봤다. 좀비도 싫고, 브래드 피트도 좋아해본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쨌든, 책도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아주 조금 있었지만, 어째어째 책이 손에 들어오고,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좀비물 싫다며 징징징 -

 

누가 읽으라고 했냐고, 아 놔;

 

읽다보니 엄청난 재미포인트를 발견했고, 난 백페이지도 못 읽고, 맨 뒷장으로 넘어가 책을 거꾸로 읽으며, 그의 무사함을 확인해야만 했다. 다시 앞으로 돌아와 본격 '루쿨루스의 모험'으로 책 읽기 시작.

 

루쿨루스가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겁에 질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물에 흠뻑 젖는 것보다 나의 작은 친구를 더 괴롭히는 것은 우리의 식품저장실에 일어난 대재앙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고양이가 폭동을 일으키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에게 신뢰를 주어서 챔피언처럼 당당히 걸어가게 하고 싶다. 고양이는 거의 한 달 동안 나랑 같이 지낸 유일한 동반자다. 루쿨루스가 없었더라면 난 반쯤 실성했을 것이다.

 

 

좀비물에서 고양이 캐리어 챙기는 주인공은 레알 처음 봄.

고양이는 엄청나게 예민한 친구고, 넉넉한 성격의 페르시안 종이라도 예민한건 예민한거.

캐리어로 차로 편한게 이동하는 거에도 엄청 스트레스 받는 종족인데,

산 넘고 바다 건너 좀비놈들과 싸우며 캐리어에서 흔들럭거리며 낯선 곳을 전전하며 춥고 배고프고 젖으며 모험했을 꺼 생각하니, 주인공인 집사 '나' 의 모험이 아니라 루클루스의 모험으로, 주인공이 장애물을 하나하나 헤쳐나갈 때, 문장 사이에서 캐리어는? 루클루스는? 찾고 있는 나를 발견.

 

그러니, 이것은 <종말일기 Z>지만, 내 맘 속 제목은 <루쿨루스의 모험>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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