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데님은 - 어디가 안 좋으신가?"
" 글쎄요. 저는 어려운 거라고는 잘 - 뭐, 마음의 병- 일깝쇼."
" 마음- 의 - 병."
" 아니, 그게, 미쳤다는 건 아니고요. 머리가 이상해졌거나 정신을 놓은 것과는 다릅니다. 왜, 병은 마음에서 온다지 않습니까. 그런 종류지요. 뭐, 개에 물린 것과 비슷합니다."
" 개에 - 다치셨나?"
나오스케는 숨소리를 흘리듯이 헤실헤실 웃으며, 잘 모르겠는데요- 하고 아무렇게나 말을 맺었다.  

  

 

 

 

마음의 병. 개에 물린 것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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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김남주가 나오는 역전의 여왕을 보게 되었다. 평소 보던 드라마가 아닌지라 스토리는 모르겠..어야 정상이지만, 왠지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한 눈에 알겠어;;  

무튼, 김남주네 팀이 본부장인 재벌남네 집에 갔는데, 재벌남이 요리를 못하고 어버버 하고 있으니깐,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이자 유능한 가정주부, 수퍼 우먼인 그녀는 음식을 척척 해 놓고, 남은 음식을 착착 용기에 넣어서 냉장고에 쟁여 놓고 간다.  

그날 밤, 냉장고 안을 보는 혼자 사는 재벌남은 냉장고를 보고, '부자 된 기분이야' 라고 말한다. 만면에 미소를 띄고.  

공감공감.  

 

 

 

 

'카모메 식당', '심야식당' 등의 요리감독으로 유명한 이이지마 나미의 일본 가정식 레시피북 <라이프> 2권을 붙잡고,
오늘은 여기 나오는 요리 중에 끌리는 것을 만들테다. 라고 즐겁게 결심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 나오는 요리 중에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들테다.. 라고 결심했다.  

... 나오는 요리 중에 재료 있는 요리를 만들테다.. 라고 결심했다. ...  

젠장, 만들 수 있는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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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2011-01-04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라이프1권보고 오야꼬동 이던가? (제목이 생각이 안나는데;;) 해봤는데
겉보기엔 그럴싸 했는데 ... 맛이..맛이...
책보고 하라는데로 했는데 대체 왜 맛이 없을까요?
 

대석(아랍제국을 말하는 듯하다)의 남서 2천 리 되는 곳에 나라가 있다. 그 산속에 자라는 나무들의 가지에는 사람 머리가 꽃처럼 달려 있다.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건 단지 웃을 뿐이다. 그러고는 계속 웃다가 떨어져버린다.  

이런 희한한 이야기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징그럽고 비현실적인 느낌과 동시에 아기처럼 천진무구한 데가 있다.  

- 쓰루가야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중 당나라 말기 시인, 단성식이 편찬한 괴이한 이야기 '유양잡조' 10권에 나와 있는 이야기 -  

 사람이 꽃처럼 매달려 단지 웃다가, 계속 웃다가 떨어져버린다.는건 얼핏 생각하면 그로테스크하지만, 왠지 처연하고 아련한 뒷맛이 있다.   

.. 라고 이야기하는 건 역시 이상한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나만이 아니라 이 글을 옮긴 저자, 쓰루가야 신이치도 천진무구하다고 하고 있으니깐, 나만 이상할 수는 없지. 하는 비겁한 마음으로 마음에 든 글귀 옮겨 놓기.  

 다시 보니... 왠지 일본스럽다.고 생각하지만, 헤이안 시대 요괴 같은 느낌 말이다. 당나라 말기의 괴이한 이야기라고 하니, 당나라스럽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  

 

+++  

<책을 읽고 양을 잃다> 는 제목이 무슨 뜻인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맨 뒤에 후기야 나온다.  

' 제목은 <장자>에 있는 '독서망양讀書忘羊' 의 고사에 따른 것이다. 양을 치던 남자가 너무나도 독서에 열중한 나머지 양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이야기  

저자가 이 책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이렇다.  

' 생각해보면 편집자로서 날마다 책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면서 여가에 독서하는 일이 어느 정도는 의무라는 생각과 더불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으로 30년을 보냈다. 재미있는 구절을 만나 나 자신도 모르게 책에서 얼굴을 떼고 잠시 생각에 잠길 때면 과거에 읽었던 여러 책 속에서 비슷한 구절이 하나하나 생각난다.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뚜렷한 목표 없이 떠오르는 연상의 일단을 이렇게 적어보았다.'  

고. 그러니깐 이 책은 독서를 일이자 의무이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으로 30년을 보낸 한 편집자의 의식의 흐름인 셈.
두 가지. 첫째, 좋아하는 일.이 일이 된다는 것은 그 일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통념이 있는데, 그것은 그 일을 덜 좋아해서일까? 그러니깐, '일'의 고로움이 더러움을 끼치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는 열렬함이 필요한데 말이다. 둘째, 연상의 일단, 의식의 흐름이라는 건 이렇게나 그 사람을 드러낸다.  

이 책은 제 48회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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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미안해. 소름 끼치고 아픈 말이다. 나의 종이에 쓰여 있다는 자체를 사과하는 것처럼 보인다. 뭐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만큼 명확한 말이기도 하다.  
  나는 그 말 주변으로 쓰기 시작한다. 단어를 엮어 글을 만들기도 하고 지워 버리기도 한다. 이 말에 살을 붙여서 스토리를 엮기도 하고 대화문도 만든다. 이름을 짓고 장소를 정한다. 숨과 목소리를 불어넣는다. 빠르게 써 나가고 있지만 영 뒤죽박죽이다. 나는 입속의 살을 질겅질겅 씹는다. 피 맛이 나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다.
  보면 볼수록 그 말은 착한 사람이 쓰는 좋은 말임이 분명하다. 아무도 진정으로 선하지 않고 아무도 슬금슬금 다가오는 저주를 피하지 못한다.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선한 것과 악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하지만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그 선을 넘게 되는지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바난을 감수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겸손한 태도다. 
  진심으로 이 말을 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내 고통은 물론 상대방의 고통도 같이 느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것은 그 고통을 나누고자 함에 있다. 그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어 상대방처럼 짓밟히고 물에 흠뻑 젖도록 해 주는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다시 채워진 빈 구멍과도 같다. 빌린 돈을 갚는 것과 같다. 미안하는 말은 잘못한 행동의 결과물이다. 이는 심하게 상처 입은 결과가 수면 위로 보낸 잔물결일 수도 있다. 미안하다는 말은 슬픔이다. 아는 것이 슬픔인 것처럼 말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때로 자기연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로 미안하다는 말은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상대방을 위한 것이다.
  
 
   

 때로는 '미안해' 라는 말과 '고마워'라는 말중 어느 것을 내 놓아야 할 지 헷갈릴때가 종종있다.
 상황이 깊어질수록 더욱 더.

 그러다 종종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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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말에 거즈를 오십 겹은 깔고 색을 입혀 이야기한다. 그래서 말을 꺼내기도 전에 거짓말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뻔뻔해지고 필사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도 거짓말을 하니 말이다. 대머리를 감추려고 머리를 가지런히 올려 빗은 우리 아빠나 흰머리를 감추려고 적갈색으로 연색을 한 우리 엄마처럼 말이다. 아니면 코리건 아이들이 문학을 사랑하도록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고 말하는 우리 아빠나, 도시에 사는 이모들에게 코리건이 정말 좋은 곳이며 너무 덥지도 않고 멋진 이웃들 덕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우리 엄마처럼 말이다. 하도 익숙해져서 자신들이 거짓말을 하는지도 의식하지 못할 것이다. 서서히 다가오는 저주처럼,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그 늪에 빠져드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기들이 아무도 기만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니깐 말이다. 타인에게 하는 거짓말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다.
 의식하지 못한 거짓말들을 찾아내어 자신에게 솔직한 진실된 인생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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