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 얼마나 관심이 가는가?
시대는 19세기 빅토리안.이다. 찰스 디킨스의 시대. 작품의 첫 장면은 올리버 트위스트 연극이고,
박력있는 등장인물들은 찰스 디킨스의 등장인물에 빚을 졌다.
배경은 런던의 뒷골목 도둑 소굴, 정신병원, 외설 소설서점, 음산한 시골 대저택
 
호오를 떠나서,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독자를 달라지게 하는 책.이 있다.
다자이 오사무가 그랬고,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그랬다.
 
내가 지금부터 당장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 라고 해봤자, 사라 워터스 말고 또 어떤 작가를 찾아봐야할지 깜깜하지만)의 광팬.이 되겠다는게 아니라, '나는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를 읽었다. ' 라는 명제가 섰다.는 것이다.
 
사라 워터스의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 3부작. 두둥 - 티핑더 벨벳( 여성구강성교의 19세기 은어), 여자 감옥과 강신술을 소재로 한 고딕스타일의 Affinity(끌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핑거스미스( 19세기 소매치기를 가리키는 은어) 이 작품을 끝으로 작가는 2006년 나이트워치에서 1940년대 배경의 스펙타클한 작품을 발표해 작가의 역량이 한 시대와 소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잡설이 길었다.
워낙에 처음 접해 보는 종류의 소설이었는지라.
열린책들의 빡빡한 편집으로 700페이지를 넘는 짧지 않은 분량이다.
그러나,    
그러나 '그 시절, 내 이름은 수전 트린더였다. 사람들은 날 <수>라고 불렀다.' 로 시작하는 이 대단원을 시작하면, 중간에 손을 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712페이지.의 긴 소설의 첫줄에 등장하는 주인공. 수전 트린더. 즉 수.는 고아이다.
위탁모인 석스비 부인이 어머니 같은 존재이고, 자물쇠점을 하는 장물아비 입스씨는 아버지역이다.
석스비 부인이 맡은 갓난아기들과 수 또래의 존과 데인티와 함께 렌트 스트릿에 살고 있다.
 
어느 음산한 밤. <똑- 똑-똑>  불청객의 노크 소리. 그리고,  젠틀먼.으로 불리우는 남자.의 등장.으로 이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골의 대저택에 특정 종류의 책을 광적으로 모으는 삼촌과 함께 사는 릴리 모드.는 결혼함과 동시에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 그러나 악당과도 같은 삼촌은 절대로 릴리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젠틀먼은 수잔에게 릴리의 하녀로 들어가 자신이 수잔과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결혼하자마자 릴리 모드를 정신병원에 넣을 것이고, 수잔에게는 평생 가도 구경도 못할 돈을 나누어 주기로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는 첫번째 음모이다.
양파껍데기 벗겨져나가듯, 하나씩 벗겨지는 음모와 비밀들은
꽉짜인 플롯안에서 어느 한 문장 버릴 수 없는 촘촘한 이야기의 그물들 안에 그렇게 얽혀 있다.
두 명의 고아 소녀.
수잔 트린더와 릴리 모드.
각각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비슷하게 전개되는 다른 어떤 소설과도 다르다.
그 흡입력.은 '1인칭 시점 소설'의 위대함과 박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오늘날 살아 있는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명인 사라 워터스의 19세기 빅토리언 레즈비언 미스터리.
오. 오. 오.

 
 
작가는 이 작품을 읽을 독자를 상상하며 웃음 지었다고 한다. 역자도 역시,
그리고 이 작품을 읽은 나도 역시, 이 작품을 읽으며 놀랄 독자를 생각하며 사악한 미소를 지어본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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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6-10-08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굉장히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하이드님이 재밌게 보셨다니 어쩐지 잘산것같다는 느낌이 팍팍..^^ 책이나 좀 빨리 왔음변...ㅠ ㅠ흐흑...

BRINY 2006-10-08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지, 언제 읽지. 지금 읽는 거 다 읽으면 이걸 손대봐?

비로그인 2006-10-08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bc 삼부작 드라마로 먼저 접했는데 미스 모드가 너무 예뻤어요.

하이드 2006-10-08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이고, 섬하고 예쁜 외모에요. 책 보고 드라마 봤는데, 재밌더군요. ^^ 믈론, 책이 훨씬 더 박력있긴 합니다만.
브라이니님, 이 책 페이지수가 만만치 않지만, 시도해보시길 ^^
애플님, 좋아하실꺼에요. 멋진 책입니다.

바람돌이 2006-10-09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또 관심이 가는데.... 일단 찜만 해두고요. ^^

moonnight 2006-10-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녀석이군요. 하이드님께 강추의 영광을 받은 녀석이 ^^ 와, 일단 712페이지에서 한번 버닝해주시고, 바로 보관함으로 날아갑니다. 음. 못 읽고 쌓아둔 책들은 또 한 번 모른 척 -_-;;;; 멋진 리뷰입니다. 제대로 질러주시는. 추천!!! ^^

비로그인 2006-10-09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맘에 드셨군요. 그런데 시골저택에서 삼촌은 어떤 특정 종류의 책을 광적으로 모으는걸까?? ^^
저는 Night watch도 봤지요~~~ 캐릭터에의 몰입은 덜합니다만 구성이 너무너무 멋져서 두고두고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