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 택배가 왔다. 간만에 두권 주문이라, 기분전환도 할겸 회사로 주문했다. ( 두권임에도 4만원은 훌쩍 넘는다. -_-a)
도착한 책은 두 권 다 심하게 맘에 든다. 실물 보지 않고, 한 권은 제목만 보고 나오자마자, 다른 한 권은 목차보고, 역시 나오자마자 계속 찜해 두었던건데, 이제야 샀다.
'너는 책 왜 사니?'
라는 원초적인 질문이 오고가는 우리 회사 좋은 회사. 라고 내가 아무리 피식거려도 사실 굉장히 심오한 질문이다.
대뜸 나오는 내 대답이 ' 사고 싶으니깐' 이라는 것도 굉장히 생각의 여지가 있는 답변이다. '읽고 싶으니깐' 도 아니고, '사고 싶으니깐'이라니.
내가 책을 사는 것은 탁 까놓고, 그러니깐, 내 자신에게 최대한 솔직하게 탁 까놓고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1. 두껍고, 예쁘다. - 장송,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 바사리전기등
보통 두껍고, 예쁜 신간들을 살때는 그 작가의 전작들을 사고 싶어진다.
결국, '장송'을 사기 위해, '일식', '달' , '문명의 우울' 을 다 샀다.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를 보고, '육체의 문화사'와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를 덥썩 샀다.
2. 전집은 사서 채운다. - 동서미스테리가 책장 두칸반을 차지하고, 민음사 세계문학선이 세칸반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주문할때마다 빠진 권수 뭘 채울까 바쁘다. 100권 넘는 전집은 물론이고, 김승옥, 챈들러,로마인 이야기, 보르헤스, 모스 경감, 체호프, 버지니아 울프, 도스토예프스키, 라루스 서양미술사 등등 전집, 선집의 이름을 달고 나오면 한꺼번에 다 사들이지는 못해도 기회 될때마다 사고자 책장을 볼때마다 다짐하고, 또 그렇게 책장을 불려간다.
3. 궁금한 것이 있을때 - 여행가기 전에, 궁금한 것이 있을때 관련 책을 많이 사보는 편이다. 그리스 가기 전에 그리스 관련 책을 수십권 산것을 비롯해서, '와인' 에 관심 있을때 또 관련 책을 십여권 사봤었다.
고작 저 위의 이유들로 책을 산다. 고작.
책 사는 것. 책 읽는 것. 딱히 고상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지만, 뭔가, 옷 사고 구두사는 것보다는 상위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없이 사대는 나에게는 그거나 그거나였다. 입맛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