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활동 중인 프랑스 최대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을 번역, 소개한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마왕] 같은 그의 장편소설, 일부 단편, 그리고 [사상의 거울] 같은 텍스트가 번역, 소개되어 있다. 산문집 [짧은 글, 긴 침묵]은 철학적 신화적 교양으로 무장된 이특유의 사유의 깊이, 매섭고 해학적인 에스프리, 그리고 시적 몽상이 개간해놓는 침묵의 넓이와 자유로움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그의 글들은 모두 다 씹고 소화하여 입에 넣어주어야 받아먹는 안이하고 게으른 독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의 시적 산문은 때로는 의식 속에 도전적인 불을 켜고 적극적으로 사유하고 때로는 읽던 책을 접어놓고 깊고 멀리 몽상의 길로 접어들며 이미지의 신선함에 참가하기를 독자에게 요구한다. 이 산문집은 집, 도시들, 육체 어린이들, 이미지, 풍경, 책, 죽음 등 각기 길이가 다른 8개의 장 속에 짤막한 텍스트들로 묶여 분류되어 있다. 그의 산문은 방만한 수필이 아니다. 그것은 등푸른 생선이다. 구워서 밥상에 올려 놓은 생선이 아니라 이제 막 아침빛을 받으며 바다 위로 튀어오르는 생선이다. 자 이제 떠난다. 그 선도 높은 언어의 빛을 낚아채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간혹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붙인 역자주는 각주로 붙였음을 밝힌다.
1998.8. 김화영
그러니깐... 구운 생선 먹고 싶다. 고등어자반같이 짭쪼롬한거. 찬 밥 물말아서. 아 배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