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한 번 말해 본다. 사실은 경기도 파주의 알라딘 물류센터에서 온 거지만
그래도 캐나다에서 결제했다.. 며  

적립금 들어올때까지 기둘려. 약한 소리 해 놓고, <여왕벌>과 이 책을 냉큼 먼저 받아 버렸다. ^^;
책 안 살꺼니깐 냉큼 고를께 . 해 놓고, 바로 그 날 저녁 열린책들 이벤트에 홀려 며칠간 쌓인 적립금을 홀랑 써 버리며 세계문학전집 다섯권 구매 (삐질삐질)  

그래도 <여왕벌>이 예약상품이고, 해외배송은 분리배송 안될테니 마음 한 쪽은 느긋하고, 다른 한 쪽은 뜨끔하고,
책 받으면 좋겠지, 상상하고, 책 받아서 좋쿠나~ 헤헤거리고 있다.  

 

얼마전 신간마실에 소개한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다  

 아... 세상에는 좋은 책이 어쩌면 이렇게 많을까 ... (깊은 한숨)  

나는 신간 중에 '사물', '일상 예술' 뭐 이런 주제의 책이 있으면 냉큼 보관함에 담고 보는데, 미리보기나 서점 가서 진짜 '미리 보기'나 하면서 책을 구매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실망할 책은 실망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참 ... 좋구나.  

제목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이라는 다소 말랑말랑(이라고 쓰고, 밍숭맹숭이라고 읽는다) 한 제목이라 별 생각 없이 '사물들' 에 자동반응하여 담아 두고, 미리 보기 보니 서문의 글이 좋아 보여서 '이거 줍쇼- ' 했던 책이 오늘 도착했다. 

서문과 앞에 두 챕터 정도를 엮었다. 몇가지 책중수다를 떨어볼까 한다.  

일단 원제 Evocative Objects: Things we think with 이다. 번역본의 제목과는 꽤 다른 느낌이지?  

저자 셰러 터클, 그리고 이 에세이 모음집에 에세이를 쓴 저자 34인이 하버드, 코넬, MIT 등에서 연구하거나 가르치고 있는 석학 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원서가 출판된 곳이 MIT 다. 엮은이인 셰리 터클, (책날개 사진 보니 얼굴도 이쁘다 'ㅅ' ) 하버드에서 사회학,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 받고 MIT에서 과학사회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MIT 기술과 자아 운동의 책임을 맡고 있다. 고 한다.  

어때요? 번역본 제목만 봤을 때와는 이 책에 대한 느낌이 조금 틀려지지요? 

흑백 사진들과 글이 아주 고상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제 '첼로'와 '자료보관소' 를 읽은 정도이지만, 이 두 편만으로도 이 책의 본전을 뽑고도 남는 거리를 내게 남겨 주었다. (어이, 선물받은 거자너;; 흠흠. 그렇긴 하지요)  

관심 가는 사람은 미리보기로 서문을 읽어볼 수 있고, 서문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옮겨 본다.  

'나는 자라면서 사물들을 통해 세상과 이어지길 바랐다. 어렸을 때 주말이면 브룩클린에 있는 조부모님의 아파트에서 자주 지내곤 했다. 집이 넓지 않았던 터라 이모와 어머니의 책들, 자잘한 장신구, 기념품, 사진을 비롯하여 추억이 서린 식구들의 물건은 모두 천장까지 높이 닿은 주방 벽장에 들어 있었다. 벽장 앞에 주방 탁자를 갖다 놓고 올라선 뒤라야 그 보물창고에 손이 닿았다. 나는 허락을 받은 뒤, 여섯 살 때부터 열서너 살이 될 때까지 주말이면 어김없이 보물창고에 손을 댔다. 그래서 탁자 위에 올라선 채로 벽장 안에 있는 책이며 상자를 모조리 꺼내곤 했다. 단 하나의 규칙은 어떤 물건을 꺼내봐도 좋지만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게 벽장은 끝없이 무한한 공간, 끝없이 무한한 깊이와도 같았다.'  

'우리는 흔히 사물을 실용적인 것이나 아름다운 것, 필수품이나 헛된 사치품으로 여긴다. 반면 사물을 정서적인 삶의 동반자라든가 상념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제로 생각하는 데는 익숙하지 못하다. 의미 있는 사물 evocative objects이라는 개념은 이런 두 개의 낯선 접근법을 합한 것으로 우리와 사물 사이에서 생각과 느낌이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물들을 통해 어떤 생각을 떠올린다. 우리는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사물들을 사랑한다.'  

'모든 에세이에서 사물은 지성과 감성을 하나로 잇는다. 저자들은 기차가 얼마나 빨리 달리고 컴퓨터가 계산을 얼마나 빨리 하는지와 같은 사물의 수단적인 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보다는 기차가 감정의 세계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컴퓨터 키보드와 스크린 사이의 정신적인 공간에서 관능적인 관계가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삶의 동반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물에 더욱 중점을 둔다. '  

'본 에세이집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역시 학문은 물론 일상과도 풍부하게 연관된 사물들을 깊이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저자들은 각자 사물을 하나씩 선택한 다음, 이걸 어디서 얻었는지,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등등 연상되는 내용을 글로 썼다.
이 에세이집에 등장하는 유럽의 고향에서 가져온 소박한 보석 달린 브로치는 딸과 어머니를 이어주고, 이주민인 그들의 처지에 관한 딸의 복잡한 심경을 보여준다. 또 어렸을 때 푹 빠졌던 만화책은 한 남자에게 중년에 접어들어 슈퍼히어로의 교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그런가 하면 외로운 대학원생은 자신이 몰고 다니는 차 포드 팰콘에 위안을 느낀다. 이 차는 거리라는 세상에서 입고 다니는 "옷" 같은 존재이고, 그녀의 취향과 스타일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녀는 나중에 자식을 낳고서 차를 BMW 스테이션 웨건으로 바꾼다. '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날마다 나아가는 아이가 있었네/ 아이가 처음 본 사물, 아이는 그것이 되었네"  이 책의 저자들은 풍부한 지성과 감성으로 삶의 사물을 다룬다. 그들은 각자의 사물로 하나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그리고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이 의미 있는 사물이 되었는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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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7-0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종류의 에세이는 저자에 따라 글의 수준이 완전 달라지는 거 같아요. 허접하기도 하고, 정말 멋지기도 하고. (다그런가 ㅎㅎㅎ)

울보인형 귀여워라 ㅎ

moonnight 2010-07-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근거리네요. 정말로 세상엔 좋은 책들이 많군요. (깊은 한숨 2;;) 이런 글들을 읽으면 왠지 숙연해져요.

Joule 2010-07-0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 님과 나는 틀림없는 물질만능주의자들이에요. 물질로 이루어진 이 세상이 너무 좋아요.
아름다운 물질이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고 단언할 수 있....겠죠?

하이드 2010-07-0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아요 ^^ 이 책으로 페이퍼 백개 쓸 수 있어요.

물질만능주의자... 아니에요. 더 좋은거에요. 이 책 보면 알 수 있어요 ( 이 뭐 약장사같은 멘트 ㅎㅎ)

Forgettable. 2010-07-0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도 받으셨네요. 어째 저한텐 출고작업중으로 뜨는데 -0-

도서관에 있긴 있는데 볼 수 있는 날짜 보니깐 ㅋㅋㅋ 철서의 우리랑 거의 비슷하게 볼 수 있을 듯!! ㅋㅋ

하이드 2010-07-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이시 책 걸려 있어서 그런듯 ^^ 이 책 에세이 모음집이니깐 원서로 읽기도 좋을듯 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