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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지옥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74
스탠리 엘린 지음, 김영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맬리는 제법같이 자리가 잡힌 탐정회사의 사장이다. 고객이자 유명한 법률회사 파트너의 아들 하링겐이 아버지의 회사를 나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맬리에게 사건을 가지고 온다. 뉴욕 경찰계를 들썩였던 뇌물수수의 바람속에 희생되었다고 주장하는 말단경관 랜딩의 무죄를 증명하는 사건이다.
주인공이 탐정회사 사장이고, 소재는 미스테리의 그것과 같을지 모르겠지만, 미스테리를 기대하고 이 책을 잡았다간 대실망할 것이다.
어떻게 봐도 멋있게 봐줄 수 없는 주인공이 그가 반한 여자, 의뢰인인 말단 경관 랜딩의 약혼자인 눈이 튀어나올듯한 미녀 루스를 차지하기 위하여 랜딩의 유죄를 확신하고, 그의 유죄 증거만을 쫓아다니는 이야기이다. 그런 과정에서 작지 않은 그의 회사에 끼칠 위험이라던가, 아이 넷 딸린 유능한 탐정을 사지로 내몬다던가 하는건 아무렇지도 않다.
월 스트릿 저널을 '월거리 저널'( 왜, 아예 '벽거리 신문'이라고 하지) 하는 등의 직역체는 다른 동서미스테리들을 훨씬 능가한다. 직역체 뿐만 아니라, 오타와 비문들의 잔치는 어이없는 주인공과 누가 누가 더 짜증나나 시합이라도 하는듯하다.
이 작가가 내가 열광했던 단편집 <특별요리>의 그 작가라니,믿기 힘들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