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서평단 알림
나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11
마저리 화이트 펠레그리노 글, 보니 매튜스 그림, 김수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먹고 싶을 때 먹고, 놀고 싶을 때 놀고 - 어린 애들이 무슨 걱정이 있겠냐? 좋을 때다!"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다시 생각해 본다면 이런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천진난만 순진무구 하루종일 웃고 뛰어노는 것이 전부인 듯 한 어린 아이들도

엄마,아빠,선생님,친구들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

형제, 자매, 친구들과 알게 모르게 날마다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게 화를 내지 않을까, 나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순간들과 끊임없이 맞닥뜨리며...

 

그리하여 그들의 요구에만 부응하다 보면 이번엔 내가 슬프고 화나고 후회스럽고 피곤해진다.

" 아유, 착하기도 하지! 참 착한 아이로구나!"

때로는 이런 칭찬에 갇힌 자신을 깨닫고 짜증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너무 착해서 탈이라는 비아냥거림이나 한 숨에는

제 몫도 못 챙기고, 제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 멍청이라는 메아리가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런 메아리에 쫒기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는 너무 착한 자기를 함부로 대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 옹이를 만들고

자존감, 자신감, 즐거움과 의욕이 흔적도 없이 가라앉은 자리에

답답하고 무능한 자신에 대한 불만이 끓어올라 순식간에 턱 밑까지 차 오른다.

 

다행스럽게도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을 용기를 낸 에이미는

지혜롭고 인자한 할아버지와 텃밭의 양상추를 포식한 토끼들 덕분에

딱 알맞게 착해지는 법을 배우고 딱 좋은 에이미로 거듭 날 기회를 얻었다.

새학년의 첫 주를 힘들게 보냈던 너무 착한 에이미가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3학년 생활을 기대하는 딱 좋은 에이미가 된 것이다.

 

" 안 그럴 것 같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할 때 더 우리를 좋아한단다.

  혹시 사람들이 화를 내더라도 그건 잠깐이고 곧 잊어버리지."

- 심리상담사로 일했던 작가가 너무 착해서 웅크리는 아이들에게 건네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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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2-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 시절 착한어린이상을 몇 번이나 탔던 저도 늘 그런 고민을 했더랍니다. 남들이 날 싫어할까 봐, 화를 낼까 봐 너무 착하게만 살았지요. 후회 막급! 그래도 착한 게 좋긴 해요. 에이미가 얼마나 착한지 궁금해지는 책인데요!

miony 2007-12-19 14:37   좋아요 0 | URL
착하다기 보다는 자긍심을 키우고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할 에이미랍니다.
 

친한 친구와 계모임을 하는 다섯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이런 신랑을 만났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자기에게 보이지 말라는 신랑.

친구의 친구이다 보니 몇 번 만났는데 예쁘장하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시원시원한 성격에 박색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그냥 보통 얼굴이었다.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낫더라.)

아뭏든 신랑의 바램이 그런지라 결혼하고 언제까지 그랬는지는 몰라도

늦은 퇴근 시간까지 세수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아침엔 항상 먼저 일어나서 화장부터 했단다.

(참, 성격 무던한 여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감각이 떨어지고 또 게으르다 보니 몸 치장하는 것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 신랑이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자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치 않으셨던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느냐는 마음으로  화장하지 말라는 남편을 다행히 만났다.

심지어 드문드문 이어지다가 꼬리는 없어지는 눈썹이 신경 쓰여서 그린 듯 만 듯 했는데

그것도 그냥 두라길래 안 그리다 보니 얼굴이 우스워진다는 사실도 잊고 산다.

헤어스타일도 언제나 질끈 묶어올려 낡아서 빛 바랜 머리핀으로 꾹 누른 모습이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어느 정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빨리, 구체적으로...

책 읽느라 앉아 있으니

키보다 높은 곳에 올려놓은 머리 빗을 어떻게 내렸는지 가지고 와서는

뒤에서 머리핀을 풀어내고는 차근차근 빗어내리고 부풀리고 이러고 저러고 한참이더니

이제 되었다면서 앞으로 머리핀은 금지란다.

엄마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더 예쁘다면서 다시 한 번 머리핀은 금지라고 엄포를 놓는다.

- 엄마 머리가 이렇게 치렁치렁하면 음식에도 머리카락이 들어가고 그러면 나쁘잖아?

  오늘 아침에도 김치 그릇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서 아빠도 싫다고 하셨어!

-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는 것은 싫지만 그래도 엄마가 예쁘게 하고 있는 것이 좋잖아?

   그러니까 앞으로 이렇게 하고 있고 핀 꽂는 것은 하지 마, 알겠지, 응?

이러면서 달래는 투다.

속으로 뜨끔하면서 알겠다고 얼버무리고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리는데

앞에 와 서더니 마지막 쐐기를 박는다.

- (옆 머리카락 몇 가닥을 들어올려 빗으로 어깨쯤 닿을 부분을 가리키며)

  언제 미용실에 한 번 가서 이 정도로 자르는 건 어때? 그게 딱 예쁠 것 같은데..

- 그,그래, 아라언니네 놀러가면 미용실에 가서 이 정도로 자르자.

-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그러면 되겠네!

 

네 돌이 지나고 아직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이 분은 다시 생각할 수도 없는 상대인지라

앞으로 함께 가는 길이 험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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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12-1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대단하네요. 아이 귀여워라.

순오기 2007-12-1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네 돌이 지나고 아직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그 분도 유치원 가면 달라집니다! 제 친구 생기면 엄마를 덜 간섭할텐데... 그때 섭섭해하지 마셔용! ^^

miony 2007-12-14 12:40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늙고 볼품없는 엄마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러잖아도 걱정이었는데 예상보다 일찍 이런 얘기를 들으니 잠시 멍~ 하더라구요. 얼른 유치원에 보내야겠네요.^^

알맹이 2007-12-25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서쪽을 향해서 자면 가난해진다 하고 북향도 꺼리는 것인데다

방의 남쪽이 동쪽보다 길이가 짧은 탓에 방문이 동쪽으로 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향으로 자는 날이 많다.

어제도 아빠는 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일찍 잠이 드셨고

자정이 가까워오자 수민이도 졸리는지 맘에 드는 베개, 이불 챙겨서 잠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아빠와 나란히 자야 엄마랑 동생이 끼어들 자리도 생기는데

북쪽에 머리를 두고 아빠와 <ㅗ>자를 이루며 공간을 도막내고 있어서

안아서 돌려 눕혀주려 했더니 완강히 거절하며 고집을 피운다.

짐짓 겁을 주려고 과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 죽은 사람들만 북쪽으로 눕는 거래!

- 그래도 북쪽으로 잘 거야!!! 북쪽으로 잔다고 살아있는 사람이 죽는 건 아니잖아, 그치?

- 글쎄, 그런 잘 모르겠는데...

- (느긋하고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그럼 한 번 자 보면 알겠지!

이렇게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왜 북쪽으로 자고 싶은지 계속 캐물었으나 <그냥>이라고만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속셈은 동향으로 누운 엄마 배 위에 직각으로 다리를 올려놓고 자고 싶은 것이었다.

기껏 엄마 배 위에 다리 올려놓고 자는 일에 목숨을 한 번 걸어본다는 식이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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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1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귀엽네요~~~~ 그런 고집이 아이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큰 일을 해냅니다!
잘 키우셔용~~~ ^^

조선인 2007-12-12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핫 정말 귀여워요.

2007-12-21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꼭 잠긴 병뚜껑을 열어달라고 가지고 왔길래

일부러 엄마는 못하겠다고 누나한테 가서 부탁해보라고 했더니

순순히 누나에게 가지고 가는 걸 보니 누나라는 말도 알아듣긴 하는 모양이다.

 

시댁 조카가 (태민이와 동갑인데 33개월이다.) 누나들 얼굴을 할퀴어서 회초리를 맞는다더니

아무리 아빠가 먼저 장난을 걸어서 그런다지만 슬쩍 다가가서 기습을 하는 바람에

지난 번엔 콧잔등에, 어제는 이마 한가운데 길쭉한 생채기가 생기고 피가 났다.

속 모르는 누군가는 마누라가 엄청 바가지 긁는다고 생각할지도?^^

 

여전히 엄마, 아빠는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지는 않지만 노래는 흥얼거린다.

<고추먹고 맴맴>을 한 번 듣고는 계속 불러달라더니 한 나절이 지나자 따라 불렀다.

숲 속 초막집 창가에 작은 사람이 섰는데..., 열 꼬마 인디언, 등대지기 등이 요즘 애창곡이다.

 

책상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손잡이가 없는 사기 물컵을 손가락으로 집어와서 안긴다.

들여다보니 물이 1/3쯤 찰랑거리고 있었다.

키보다 높은 식탁에서 집어 내려 10m쯤 되는 거리를 용케 쏟지 않고 잘 가져왔다.

이걸 칭찬해줘야 되나 야단을 쳐야되나 순간 헛웃음이 났다.

한 입에 쏙 들어갈 크기의 인절미도 내 손에 쥐어주고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엔 대체로 입에 넣어주지 않아도 먹고 싶은 음식을 손으로는 잘 집어먹고

때때로 젓가락으로 쑤셔보다가 우연히 찍어올려 먹기도 한다.

그런데 물컵 손잡이나 컵은 아직 질겁을 하며 잡지 않으려고 해서 입만 내밀고 물을 받아먹는다.

 

여전히 뚜껑이 있는 병과 그릇에 매료되어 그것만 가지고 놀고

가끔 젓가락도 잊지 않았다는 듯 부지런히 온갖 틈새에 끼워넣는다.

캔음료를 따기 쉽게 달려있는 작은 고리를 몇 번 까딱까딱거려서 떼어내는 것도 즐긴다.

 

책꽂이에 그림책을 정리해 놓으면 다 끄집어내거나 책꽂이 안 쪽까지 밀어넣어야 후련해한다.

서랍이 없어서 상자상자 또는 보따리보따리 챙겨놓은 옷가지를 다락에서 꺼내어 온 방안에 옮겨놓는 일에도 열심이다.

 

태민이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구운 김.

간장 조금 넣고 작게 말아서 국물에 적셔주면 제일 잘 먹어서 요즘들어 꺼리는 환약도 김밥에 넣어서 싸 먹인다.

쇠고기나 오리고기도 제법 받아먹고 전보다 치즈는 적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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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쉬는 날이면 열 두 시도 좋고  두 시도 좋고

어두운 복도 쪽 창 하나가 있으나마나 하던 굴 속 같은 방에서

아침도 굶고 아주 실컷 자곤 했다.

그런 날 눈을 뜨면 두드려 깨우지 않고 재우는 엄마가 얼마나 고맙던지!^^;;

그런데 모전여전인지 미니가 늦잠을 잔다.

도대체 아침 잠이 너무 많아서 일어나질 못하는 것이다.

나도 미니아빠가 흔들어 깨우기 전에는 못 일어나는데 그 때가 일곱시 하고도 30분 언저리이다.

주섬주섬 아침 상을 차리고 어쩌고 저쩌고 어영부영 두 시간이 더 지나도 감감 무소식..

열 시가 가까워 방에 전등불을 밝히고 옆에서 수선을 피워야 눈을 뜬다.

아침마다 늦잠꾸러기 어서 일어나라고 아빠가 장난을 걸어 깨워보지만

너무 졸려요! 라며 짜증 반 응석 반으로 버티고 다시 잠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아침도 대충 생략하게 되곤한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 뭐 입맛이 당기겠는가? - 나 배 안 고파! 한 마디로 일관한다.

미니아빠는 아침을 거르는 부분을 가장 걱정한다.

얼마 전 키재기 자를 붙여놓은 친구 집에서 재어보니 평균보다 3센티미터나 모자라던데 이대로 계속 재워도 되는건지 나도 걱정이다.

미니를 일찍 재우려고 캄캄하게 불을 꺼놓으면

요즘 낮잠이 늦어지는 까닭에 밤에는 펄펄 나는 태민이가 너무 안쓰럽고, 잠들 분위기도 아니다.

내년 봄에 유치원에 다시 다니면 그 때 쯤이나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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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2-1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일찍 재워 보세요. 우리 아이들도 어릴 때는 늦잠을 자기도 했는데 어린이집 다니면서는 고쳐지더라고요. 그리고 늦게 일어나더라도 아침밥은 꼭 먹이세요. 저는 국에 밥을 말아서라도 거르지 않고 먹였어요.

miony 2007-12-11 17:42   좋아요 0 | URL
차려주어도 한 두 숟가락 먹을까 하고는 조금 지나면 간식 타령만 한답니다. 굶기는 것보다 숟가락 들고 따라다니면서라도 먹여야 되는 것인지 고민입니다.

순오기 2007-12-1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 딸한테 요거 읽어줬더니, "바로 나네!" 하는군요 ^^
글쎄 어릴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로 키워야 하는데...
아침도 꼭 먹여야 하니 대안이 필요하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