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휴전 - 휴전회담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 한양학술총서 3
김보영 지음 / 한양대학교출판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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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 사이에 발생하는 문제는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이 남긴 유산이다. 전쟁과 휴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남북한 간에 발생하는 문제해결은 있을 수 없다

지난 99일 북한은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미사일도발과 함께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탄도미사일 개발과 핵무장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와 같은 끊임없는 도발의 이면엔 국제사회가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줄 것과 이에 상응한 지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의 핵심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진정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화이며, 미대선 이후 미국 역시 북한과 어쩔 수없이 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대화의 상대에서 우리 남한은 없다.

2002년 우리는 한일 월드컵으로 들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연평도에선 북한의 도발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평해전이란 이름의 영화를 통해 더 잘 알려진 북한도발의 근원에는 휴전협정에 영해와 해상분계선을 명시하지 않고 제외시키는 한편 서해 5(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전쟁 뒤에도 계속 유엔군이 확보하는데 양측이 합의한 내용이 있다. 서해5, NLL 등과 관련한 모든 문제는 현재도 긴장 속에 지속되고 있다.

이외에도 2000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소재가 된 판문점 및 공동경비구역과 관련된 내용, 1960년 발표된 최인훈의 광장에서 소재가 된 포로송환 문제 등 남북한 간에 발생하는 문제 대부분은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에 근원을 두고 있다.

많은 대북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북한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파악할 수 있다. 북한의 의도는 미국을 상대로 한 자국의 안전보장과 제재조치의 해제를 통한 정상국가로의 복귀 그리고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통한 무역재개에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휴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북한의 주장 어디에도 우리 남한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북한의 주장은 모두가 1953727일 체결된 휴전협정에 근거를 둔 것이다. 이때 협정 조인 당사자가 되지 못한 한국의 지위는 휴전 이후 정전체제 이행의 당사자임에도 실질적인 주체가 되지 못하는 구조를 낳았고, 계속적인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 북한의 주장은 또 다른 관점에서 지극히 이성적인 동시에 논리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저들의 의도가 어떻든 북한주장이 이와 같이 전개되는 것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가 일정정도 동의한다는 점이 현재 국제사회의 시선이다. 논리의 근원에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인지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지금까지 그 정확한 내막을 알고자하는 노력은 미약했다. 이승만 정부의 휴전반대와 북진통일이 당시 일반적 민심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는 통일을 원했지만, 주변 강대국의 뜻에 따라 휴전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정도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역사를 차분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미국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다는 점, 휴전협정이 미루어지면서 북쪽의 중국군 공격이 강도를 더해갔으며, 공산군의 공군력이 회복되어간 점, 공산군의 희생자 뿐 아니라 유엔군과 국군의 희생자도 만만치 않았던 점, 이승만 정부의 반공포로석방 당시 정치, 사회적 상황과 이것이 전쟁에 미친 영향, 또 대외적인 측면에서 휴전회담 중 소련의 스탈린 사망 등과 같은 요인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휴전협정 조인 당사자는 유엔군사령관을 일방으로,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했다. 당시 전쟁과 휴전회담에서 결정권이 없었다는 점에서 남과 북은 비슷한 처지였다. 하지만, 한국군의 작전권이 없었음은 물론 북한 김일성 역시 중조연합사가 성립되면서 지휘권을 상실했다는 점에서 휴전협정 조인 당사자에 우리 남한만 빠졌다는 점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지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된다. 휴전협정이 체결되는 이 모든 과정을 이해한다면, 현재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심지어 중국이나 러시아로 부터도 제3자의 취급을 받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김보영의 책은 남북한 사이에 발생한 문제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첫 단추가 되는 깊이 있는 연구물이다. 우리에게 남북한 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일독을 권할 만하다. 그녀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휴전협상에 대한 단순한 진행상황 파악만이 아닌 전쟁과 휴전의 전 과정에 대한 의미와 그 안에서 발생한 문제가 지금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너무 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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