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살다 - 12년 9개월
이은의 지음 / 사회평론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마치 이 책에 나에게로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경 나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비롯한 삼성 관련 책을 읽었다. 하지만, '삼성을 살다'란 책이 출간된 것은 모르고 있었다.

지난 2025년 1월 말, 병원에 갔다가 대기 시간이 2시간 30분이나 남아있어, 병원 앞을 산책하다가 작은 구립도서관에 들어갔다. 

날씨도 춥고 커피도 많이 마신 상태라, 커피숍에 가긴 뭐했다. 

대신 따뜻한 곳을 찾다가 들어가게 된 곳이 바로 구립도서관이었다.

대부분 낡은 책으로 구성된 책장을 훓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첫 부분을 읽는데, 너무 부드럽게 잘 읽혔다.

작가의 퇴고 노력이 상당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부드러운 글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약 20페이지 정도를 읽고 다시 병원에 갔다가, 저녁....집에서 도서를 검색했다.

절판된 책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중고책으로 구입했다.

틈틈히 하루 50페이지씩 읽었다. 마지막 100페이지는 후루룩 읽게 되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삼성이란 회사에서 생활하는 그녀의 모습을 눈 앞에 그려보았다.

나도 1992년 수원 삼성 공장에 경비하는 일하러 1주일 정도 갔다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건 뭐 거의 뷔페수준에다가 사원증으로 띡 하면 월급에서 차감되는 시스템,,,,당시엔 후덜덜......이렇게 좋은 회사가....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회사사람들은 이 좋은 밥도 6달 정도 먹으면 물려서 먹기싫다는 말을 하는 걸 보고....뭐 사람 일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부당하고 무례한 상사 그리고 회사의 대응에 대한 그녀의 싸움,,,,,

사실 나는 행간에 묻어나는 문맥에 더 눈길이 갔다.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회사의 모습을 그려내는 나 자신이 속물적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문맥에 들어있는 회사의 이미지...등등

사실 '삼성'이기에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것이지만, '삼성'이기에 이런 법정다툼도 가능했을 것이다......

간혹 읽다보면, 나도 이런 삼성같은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면 좋은 회사 같기도 하고,,,,,

합리적이고 괜찮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회사라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약간의 부러움도 있었다.

이은의 작가가 스스로를 끊임없이 공부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회사 생활 중임에도 많은 공부를 하고, 사실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공부의 기회가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부럽다.

이은의 작가의 투쟁에 박수를 보내고, 지금 로스쿨을 졸업하여 변호사로 활동하는 모습에도 박수를 보낸다. 

우리 사회가 한발 더 나아가는데, 일조하는 모습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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