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도 화이팅!!


최근, 직장 공지 란에 15년 전 함께 근무했던 기간제 동료의 구직 메시지를 보았다. 벌써 기간제로 만 16년 차, 벌써 그의 나이도 40대 중반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이력을 보다 보니, 중간 중간 6개월, 3개월 근무한 내용이 그런대로 계속 이어진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했던 기간 이후에도 여러 군데에서 참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내 마음 한 곳에는 '고생많았겠다.'라는 생각이 박혔다.

사실 이렇게 구직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보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우리 일은 특성 상, 성실한 자세만 있다면 계속적인 추천과 소개로 기간제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기간제로 근무하면 자신의 정당한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자신의 업무 외 일에 대하여 거부하기 쉽지 않다. 나이는 차오르는데, 어린 정규직의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된다.

나 역시 짧게 나마 경험한 일이기도 하다. 

기간제 경험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라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15년 전, 그와 함께 기간제로 근무하던 동료와 술자리에서 나는 조언이랍시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기간제만 하다보면, 계속 기간제만 하게 될 거다. 빨리 시험에 올인 해라~'

그런데 몇 달 뒤 떠나는 연말 환송의 술자리에서 그는 내게 술의 힘을 빌어 이렇게 말했다.

'기간제만 하다보면, 기간제만 하게 된다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 누군 시험 준비하기 싫어서 안하냐~~..너같은 정규직이 어떻게 우리를 이해하냐~우리 상황이 어떤지 알고 그렇게 쉽게 말하냐?'

그는 30대 초반이었다. 결혼도 했으며, 갓 태어난 아이도 있었다. 그는 가족을 부양해야 했고, 누구보다 시간을 쪼개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정규직이 하는 육아를 위한 휴가, 조퇴도 못했다. 그의 업무가 그런 자리였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나와서 준비하고, 늦게라도 정리를 마치는 성실한 동료였다. 나는 그때 그의 고달픈 현실을 보지 못했다. 시험준비가 그들에겐 얼마나 사치였을까!    

나는 그 후, 함부로 기간제 동료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 직장을 옮겨서도 절대 조언이랍시고, 기간제에게 시험준비하라는 말도 안 했다. 의식적으로 기간제가 있는 젊은 동료 모임에 나가지도 않았다. 내가 조언이라고 한 이야기가 그들에게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가슴에 꽂혔던 모양이다. 나는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얄팍한 위로를 던졌던 것이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그때 그의 육아와 현실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 조금 이해된다. 경험없이 이해하지 못하고 던진 말이 얼마나 아팠을지 반성한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이제 나도 50대에 들어섰다.


어제 5년에 걸쳐 2번이나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한 기간제 동료가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조용히 올해의 기간제 자리에 대한 내용을 물어왔다. 자리가 나올지 안 나올지, 다른 곳에 알아는 보고 있는데 자리가 많지 않은게 아니라 '1년 짜리 기간제 자리'는 아예 없다는 내용 등등 이었다.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혹 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지, 그렇다고 희망을 꺽지 않을지, 조심하고 조심했다. 

생각해 보니 당연한 일인 것이 올해 81명의 정원이 78명으로 3자리가 줄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직으로 돌아보지 못했던 내용이 얼핏 보였다.  

신규로 뽑은 정규직도 발령 내기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기간제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겠는가?? 

세상은 기간제 에게도 안정적인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

지금은 그들에게 참 혹독한 현실이다.  

나는 그들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는 그들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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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양자 역학적 바닥 상태, 그리고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있다.
우리 시대의 과학이 알아낸 가장 심오하고도 중요한 발견은 모든 것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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