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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은 내 베스트 프렌드 - 프레너미들의 우정과 경쟁 이야기 ㅣ 샘터 솔방울 인물 16
김학민 지음, 조은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표지에는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다 나와 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팔씨름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여러 나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이야기도 있다.
IT전문가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인터넷기업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두 사람은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만들어 내기위해 함께 만났다. 처음에는 서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릭 슈미트를 애플의 사외 이사를 맡겨가며 함께 일하는 듯했는데 에릭 슈미트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에 스티브 잡스는 구글의 배신이라 생각했다. 두사람이 몇 년후 만난 자리를 본 사람들은 “잡스와 슈미트는 ‘프레너미’다!”라고 했다. 친구를
뜻하는 ‘Friend'와 적을 뜻하는 ’Enemy'가 더해진 말이라고 한다.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친구이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한
이야기가 끝나는 곳에는 '초등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직업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직업에 대한 설명이 있다. 설명이 잘되어 있다. 얼마 전 둘째
딸아이가 물어보던 '최고 경영인'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다시 보여주며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호세
카레라스와 플라시도 도밍고 두 사람의 성악가 이야기가 나왔다. 세계 3대 테너인 두 사람과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소개로 시작된 이야기에는 이미
스무 살 이전에 바리톤으로 활동을 시작한 도밍고는 두 해 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하지만 '은빛 테너'라는 칭찬을 받는 카레라스는 도밍고를 앞지를 수
없어 안타까워한다. 그러다가 백혈병에 걸리고 도밍고는 그가 모르게 재단을 만들어 도와준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카레라스는 그에게 무릎을
끓고 앉아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그도 백혈병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성악가가 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파바로티'가 있다. 나도 그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다. 작은 것으로 누구를 돕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우리 두 딸도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비프렌드' 팔찌를 4개 구입했다. 나도 네일아트봉사와 주부봉사단에서 작은
봉사를 한다. 앞으로 더 여유가 생긴다면 그들에게 더 큰도움을 줄 수 있겠지.
백혈병으로
카레라스는 모든 것을 포기하지만 경쟁자가 그냥 무너지는 것을 보지 못하며 그를 돕는 도밍고는 백혈병과 벌인 카레라스의 싸움이 자신의 싸움이고,
카레라스의 승리 역시 자신의 승리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카레라스를 도우려고 재단을 만들고 그에게 비밀로 하라고 하며 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46쪽-
"카레라스는 몸도 마음도 망가진 상태야. 그런데 자존심까지 망가져야 하겠나?"
패션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과 엘사 스키아파렐리 이야기가 나온다. 난 샤넬하면 향수가 생각난다. 하지만 향수도 진한 향수는 두통을 준다. 얼마 전
시누이가 손바닥에 올려지는 크기의 장미향의 향수를 사주었다. 선배격인 샤넬의 디자인에 스키아파렐리는 파격적으로 치마바지나 그림이 그려진
이브닝드레스를 선보인다. 두 사람 모두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하면서 경쟁을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 후 사업을 접었던 두사람이 나란히 프랑스로
돌아왔다. 샤넬은 열심히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했고 스키아파렐리는 자서전을 썼다. 두 사람 모두 60대 중반을 넘어섰을 때 이다. 두 사람이
새로운 길을 걸을 때 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69쪽-
'그래, 여기서 멈추자. 실패를 되풀이하면 지금껏 쌓아 올린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거야.'
스키아파렐리는 자서전을 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새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의 디자인을 되새기고
기록하는 일에만 몰두했다.
낙담하는 것은 샤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샤넬은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도전하는 길을
선택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뭔가 시도해서 실패하는 게 나아'
학생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도 엘리트교복사의 엘맘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처럼 기대에 부흥하는
일일 것이다.
야구
선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려서 친구들이 안경낀 최동원을 응원하던 때가 있었다. 난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여고시절 야구장에 가봤었다. 최동원은 1980년대 프로야구의 최고 투수로 연투 능력이 뛰어나 '철완'이라는 별명을 얻었드며 그를 따라 꾸준히
자신의 발전을 꾀하는 선동열은 '고무팔',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크게 활약한 사람이다. 언론이 두 사람을 비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대결을 부추겼지만 두 거물의 대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적으로 영남과 호남으로 나눠져서 그런 것 도 있다. 1987년 5월 16일, 세
번째로 만난 두 사람은 15회 연장전까지 가서 결국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최동원은 선동렬을 응원했다. 또한 선동렬도 최동원을 선배로 선의의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자만하지 않았다.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 자이언츠는 영남을,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해태 타이거즈는 호남을 대표하는 야구단으로 지역적 감정은 프로 야구에까지 번졌고,
운명적인 라이벌이 된 두 사람의 대결에 팬들은 흥미진진한 경기를 원했고, 그래서 두사람의 대결을 기대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의 대결은 명승부가
되었고 모두들 두 사람 모두를 응원했다.
직장인은
직장에서의 경쟁이 있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시험을 치고 또 수행평가도 하면서 서로를 경쟁하며 지낸다. 경쟁사회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부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인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이야기에는 폴 고갱이 나이가 더 많고 경험이 많은 선배로 고흐와 함께 지내던 때에 그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나온다. 노란색의 해바라기를 많이 그려왔던 고흐는 강렬한 색채로 특유의 화풍을 만들어냈고 인상주의 기법을 시도하다가 도자예술, 일본미술을
접하면서 점차 독특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낸 고갱은 남태평양 타이티 섬으로 떠나 자연과 원주민의 생활을 그렸다. 고흐는 고갱의 조언을 삐뚤게
본다. 그를 존경하면서도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은 조금 의아했다. 고흐의 '해바라기'가 생각나고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이
생각난다.
나도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은 가지질 못했다. 광고기획실에서 근무할 때는 고객이 주문하는 대로 일본의 디자인을 모방해서
디자인 해주기도 했다. 그 당시는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해서는 제대로 디자인 값을 청구할 수도 없었다. 같은 세대의 두 화가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칭찬하는 일은 배워야할 부분이다.
조선시대의
두 정치가 신숙주와 성삼문은 뛰어난 학자로 인정받았다.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웠다.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는 '계유정난'이 벌어질 때, 둘은 정치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단종을 복위시키려다 발각된 성삼문이 죽임을 당할 때,
신숙주는 가장 안타까워했다. 왕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니 신숙주는 세종에서 성종에 이르기까지 여섯 명의 왕을 보필했고, 성삼문은 수양대군인 세조가
왕이 되는 것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그의 말을 옮겨본다.
138쪽 -
"나리, 하늘에는 두 해가 뜰 수 없고, 백성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 법이오."
140쪽 -
"이 몸이 죽어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가장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되었다가, 흰 눈이 온 산을 가득
덮으면 홀로 부르고 푸를 것이다."
얼마
전 6.4 지방선거가 있었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을 뽑는 선거였다. 나도 투표에 참여를 했다. 다음 선거에 투표권을 갖게 될 울
첫째 딸아이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게 해야겠다. 책 속에는 국회의원에 대한 직업이야기가 있다. 적혀있는 글 몇 줄을
옮겨본다.
142쪽 -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거나 나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도덕성, 청렴한 자세가
중요하지요.
마지막으로
나온 이야기는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과 러셀 월리스의 이야기이다. 자연의 선택에 의하여 새로운 종이 기원한다는 내용의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론'을 발표한 다윈은 나도 아는 인물이지만 함께 소개된 월리스는 잘 모르는 인물이다. 지구 남반부를 탐사하여 화석 및 생물을 연구한
다윈처럼 월리스도 동물 종의 분포와 지리학의 연관성에 대한 큰 업적을 남겼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읽던 건축업자가 자연사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가 바로 월리스이다. 월리스가 4년간의 탐사를 마치고 영국으로 오던 중에 배에 불이 나서 구명정에 타기 전에 깨알같이
기록한 탐사노트를 챙긴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나도
어려서 관찰기록장에 그림도 그리고 자세히 관찰한 모습을 기록했던 기억이 난다. 다윈과 월리스는 서로의 연구내용을 편지로 주고받았다. 다윈은
'월리스는 나의 가장 큰 경쟁자였구나!'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진화론을 발표하려고 한다. 새 이론을 먼저 발표하는 학자의 것이 되는 업적이
빼앗길까봐 걱정했다. 우편물로 받은 월리스의 새 논문을 보고 크게 놀란 다윈은 자신의 연구결과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보고
<진화론>출판을 미루다가 공동 저자로 발표했다. 후에 월리스에게 알렸지만 월리스는 자신을 자랑하지 않고 겸손해했다. 그의 답장 글을
옮겨본다.
162쪽 -
저는 저의 역량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생물의 진화와 종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 일의 시작과 끝은 다윈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책
뒤편에는 글쓴이의 말이 있다. 그는 어릴 적 꿈이 화가였다고 한다. 그림을 못 그리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공부 잘하는 친구보다 부러웠다고
한다. 난 내가 그림을 잘 그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화가가 되지 못했지만 직장에서도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취미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음에 더
행복하다.
이
책속에는 진정한 우정을 소개한다. 친구와 경쟁을 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책 속에서 라이벌을 베스트 프렌드로 만드는 놀라는 비밀을 발견해 보라고
한다. 또 책속에는 같은 시대의 같은 직업의 경쟁자를 소개하고 있다. 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소설 에 나오는 주인공을 멘토로 생각하기도 했다.
진정한 멘토는 그가 말하는 한 줄이라도 내 맘속에 새겨져서 내 삶속에 넣어질 때 진정한 멘토가 된다는 생각이다. 나도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