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겉표지가 덮어져 있는 흰색표지에는 박스 안에 얼굴을 넣은 고양이 그림이 있다. 책 안에는 같은 터치의 일러스트가 많이 그려져 있다. 어떤 그림은 따라 그려보고 싶은 편안한 기분을 주는 것도 있다. 작가인 이노우에 히로유키는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이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주소가 같이 적혀있다.

 

옮긴이인 예유진씨는 일본계회사에 근무하다가 일본어 매력에 빠져들어 일본으로 유학 다녀온 유학파이다. 일본문화와 일본문학을 소개하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고 한다. 흰색의 겉표지는 빼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가의 프롤로그에는 부끄러운 실패나 후회를 하더라도 영혼이 성장하기위해 꼭 필요했던 일들이라 한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을 옮겨본다.  

5쪽 -

당신은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적입니다.

 

 

 

모두 1장(Chapter 1)에서 3장(Chapter 3)까지 있다. 첫 1장 시작은 부드러운 카키색에 적혀있다. 첫 장의 시작 타이틀처럼 상대방을 매우 배려하려는 것으로 모두가 의지하고 부탁을해서 해야 할 일이 점점 늘어나다 해내지 못하고 주저앉을 때, 제발 이제는 더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한다. 꼭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 같다. 네일아트봉사단 회원들과 고교동기 회원들 그리고 주위 지인들에게 올해 내로 해바라기 십자수 폰악세사리를 만들어주기로 하고 몇 개는 벌써 만들어 줬다. 한 친구가 나더러 작가의 메시지처럼 나 자신을 위해서 살라고 조언해줬다. 너무 힘든 것을 여유로움도 없이 바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하고, 진작 내 폰고리는 없는 것에 내 것을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내 것을 위해서 장미꽃을 수놓고 있다.

 

괴로웠던 과거에서 자유로워지라고 한다. 나쁜 기억의 과거도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꾸면 된다고 달래듯 나를 책 속의 글에 눈이 박히도록 끌어들인다. 아이들에게 몇 년 전 명언이 적혀진 카드집을 준 적이 있다. 아이들은 가끔 카드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다니고 싶은 카드를 선택해서 지갑에 넣어 다닌다. 그리고 가끔씩 바꿔서 가지고 다닌다. 나도 작가의 글에서 꼬집어낸 글을 작은 카드크기의 종이에 따라 적어서 가지고 다니고 싶다. 코팅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 잘 그리는 그림솜씨도 발휘해서 오늘 아님 내일은 만들어야겠다.

 

학교, 직장, 사적인 모임에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졌을 때도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고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니 ‘내가 한 선택은 늘 옳았어.’라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면, 잠재의식을 통해 앞으로도 옳은 선택만 하게 될 거라고 한다.

 

작가는 고독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고독하다는 것은 ‘자유로운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뜻으로 고독을 받아들여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오직 자기 자신만의 100% 통제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인생을 가지라고 한다.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말해주라고 한다. '더 이상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대로도 괜찮아‘라고.

 

 

두 번째 장에서는 스스로를 칭찬하면 ‘행복 체질’로 바뀐다고 적혀있다. 운을 좋게 하려면 스스로 밝아져야하고 이것이 행운의 기본이라고 한다. 말에 담겨 있는 영적인 힘을 ‘언령’이라고 한다. 난 이 ‘언령’이란 말을 처음 접하는데 책 속에는 자주 등장한다. 평소에 좋은 말을 사용해서 언령을 맑게 만들어 잠재의식이 스스로를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의 남편은 자주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이런 것이 ‘언령’인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자.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해. 난 긍정적인 사람이야.’ 하고.

 

상대가 싫어할까봐 두려움에 스스로 마음을 닫아버리면 그런 스트레스가 자신을 오염시킨다고 한다. 솔직해지라고 응원한다. 진심은 언제나 우리 예상보다 강하다고 한다. 좋은 말과 긍정적인 언령을 사용하는 습관이 큰 가치가 있으며 매일 나를 칭찬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메시지를 전한다. 작은 목표를 향해 반걸음씩 천천히 나아가라고 한다.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자신의 특별한 ‘파워 스팟’이 될 수 있다.

 

글을 읽다가 또 공감하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114쪽-

‘즐거운 곳에는 즐거운 사람만 모인다.’ ‘유유상종’ 등의 말들은 뇌과학적인 측면에서도 사실입니다.당신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다른 부부를 보며 부러워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우리 부부 나름대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함께 노력하고 부부 간의 유대감을 쌓기 위해 공통의 미션을 정하고 실천하라고 한다. 남편과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밥상머리교육’이나 ‘채찍과 당근교육’을 나눠하면서 서로 의논하는 것도 미션이라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인디핑크색의 옅은 핑크배경에 제 3장이 시작된다. 우울증도 실패도 좌절도 먼 길을 돌아오는 것도 모두 대단한 경험이니 더 이상 자책하지 말라고 한다. 나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 듯 메모하고 싶은 부분을 옮겨 적어본다.

159쪽 -

올바른 마음가짐과 삶의 방식을 추구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그렇게 내면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매력은 좋은 사람과 좋은 일, 좋은 영향력을 계속해서 자신에게로 끌어옵니다.

 

실연과 이별은 영혼을 성장시킨다고 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치관의 차이가 있어도 관계를 유지한다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이별하라고 한다. 돌이켜보니 나에게도 실연과 이별이 있었다. 지금은 그때의 상대의 소식을 듣게 되고 또 연락이 되어 친구로 지내고 있지만 남은 기억들이 추억이 된 것 같다. 새로운 연애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행복한 연애를 하기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하라고 한다. 나에게는 어떤 잠재의식이 있을까?

 

책을 아직 다 읽기 전에 동감하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179쪽 -

소중한 사람을 간호하는 기회조차 감사할 일입니다.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 일에는 반드시 감사가 돌아올 것입니다.

 

곧 50세가 다 된 중년을 넘기는 나이인 나 스스로를 돌아본다. 남의 글을 읽고 반성하고 울고 웃고 또 떠오르는 과거를 생각했다. 눈을 감고 제3의 나를 불러내서 나를 둘러싼 가족, 친지, 이웃, 친구들을 내 두 팔로 가지를 엮듯 엮어서 ‘함께 가자!’고 ‘언령’을 만들어 주문을 걸 듯 중얼거려보았다. 책 속에서 많은 조언을 읽었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카운슬링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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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의 샘터로고체가 차분한 느낌을 준다. 7월은 견우직녀달이라고 한다.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음력 7월에 세상을 떠났다. 음력7월 3일이다. 7이란 숫자와 3이란 숫자는 나에겐 의미가 있는 숫자이다. 친정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던 날이 양력 7월3일, 친정언니가 세상을 떠난 날은 음력 7월3일, 친정엄마가 세상을 떠난 날은 양력 3월 7일이다. 곧 언니의 기제사가 있다. 매년 7월이면 언니가 무척 보고싶다.

 

 

어제는 빵을 좀 샀다. 작은딸아이가 치즈를 찍어먹는다고 베이글을 3개 사면서 단팥빵이랑 소보로빵을 두 개씩 샀다. 보기보다 빵이 아주 크다. 반 조각씩 잘라서 접시에 담고 얼음이 다 녹아버린 아이스커피를 함께 놓고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단팥빵이 너무 달았다. 어제 시작한 장미꽃의 십자수 액세서리는 마무리를 하다가 말고 며칠 전 받은 책을 얼른 읽고 싶어서 작은 앉은뱅이 탁자에 자리하고 앉았다.

 

 

차례가 적힌 곳 옆 페이지에는 ‘사랑의 재단’의 홍보 글이 있다. 네이버에는 글을 쓰면 가끔 씨앗을 받는다. 오늘은 오랜만에 컴을 열어 로그인해서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또 씨앗을 보고 기부하려고 열어보니 수십 개가 생겨 꽤 많은 돈을 한꺼번에 기부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아이들은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팔찌를 구입했다. 크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함께 참여하는 것은 시작이 중요한 것 같다.

 

 

사회부 기자였던 정일근 시인의 ‘고래 대사’이야기는 오래 전 포스터로 봤던 고래이야기가 떠오른다. 회색고래이야기인 ‘빅미라클’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정 시인의 노력으로 2009년 4월 25일을 고래의 날로 선포했다고 한다. 장생포에 가게 되면 고래생태체험관에 꼭 들리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이번에는 떡볶이 대사? 떡볶이 동호회를 시작으로 ‘떡볶이 컨설턴트 엔지니어’가 된 떡볶이 고수 김관훈 씨를 지면으로 보면서 자신이 꿈꾸는 ‘떡볶이 명인’은 이미 된 듯 대단해보였다. 난 주부로써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도 자주 만들어준다. 떡볶이도 그중에 한가지인데, 요즘은 스페셜 떡볶이라고해서 계란 삶은 것도 올리고 라면사리도 올리고 어묵과 납작 만두는 꼭 함께 넣어야하는 필수재료이다. 마지막에는 모짜렐라치즈를 뿌려주고 잠시 익히는 것도 센스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간식인 떡볶이를 주부들이라면 다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달에 소개된 ‘할머니의 부엌수업’에는 닭고기 냉채가 나왔다. 이전에 다니던 사무실 근처에서 닭고기 고명을 얹은 칼국수를 사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단백해서일까 난 싱거워서 싫다. 아무튼 내 입맛에는 안 맞았다. 난 멸치육수의 칼국수나 소면이 좋다. 닭고기 요리를 생각하니 지금은 없어진 남문시장의 큰길가 식당에는 닭고기를 백숙처럼 물을 가득해서 끓여내면서 감자를 크게 썰어 넣어서 익으면 닭고기를 건져서 먹고 그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 끓여먹었다. 남편에게 그 음식이 다시 먹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먹지 못했다. 왜 집에서 해먹을 생각을 못했지? 할머니의 꽈리고추무침은 따라 만들어 먹고 싶다.

 

남자주부 오성근씨의 다향이 이야기를 다시금 읽었다. 나도 두 딸이 있어서 키워오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것에 또한 동감한다. 밥상머리교육은 지금껏 해오고 있다. 아이들은 어려서는 그게 무슨 교육인지 궁금해 했지만 이제는 잘 알고 있다. ‘당근과 채찍’교육도 함께하는 남편과 나는 가끔 시대의 문화가 달라져서 같은 기사를 보아도 생각하는 게 다른 것에 조금은 안타깝다. 아이들 세대는 냉철하고 우리 어른들 세대는 둥글둥글 ‘좋은 게 좋은 것’ 인 것 같다.

 

 

지면신문을 읽던 때는 꼭 십자말풀이를 먼저 보았다. 여행을 가는 기차 안에서도 혹 고속버스 안이나 혹 국도를 달리다가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렸을 때도 신문을 펼치면 혹 하면서 십자말풀이를 찾아본다. 오래 전 이야기이다. 요즘은 거의 스포츠이야기가 많다. 큰 사건은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기사들이 어느 신문사의 신문이라도 식상할 정도이다. 그래서 난 키워드로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뉴스를 읽는다. 아침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본다. 낱말풀이는 언제나 재미있다.

 

 

천체사진작가 권오철씨의 글을 보면서 몇 년 전 영천 보현산천문대를 가서 안내데스크에 있던 엽서묶음이 생각난다. 그 천체사진사진 엽서 중에 권오철씨의 작품이 혹 있었던 걸까? 서울에 도시 중심가에 천문대가 새워질 거라고 한다. 선배인 이태형씨의 이야기가 반 이상이다. 그와 함께 하는 이야기도 가득하지만 십년 전 즈음에 대구 시민회관에서 별자리여행이란 제목으로 우주과학과 별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과 함께 한 적이 있다. 죽은 별이 반짝인다고 했던가. 그때, 보현산천문대 대장도 왔다갔다. 블랙홀이야기를 들어보고 별자리 그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별에 대한 이야기와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연재되면 좋겠다. 월간샘터는 가족 모두가 같이 보는 잡지책이다.  

 

옛이야기 속 사람 人(인)이란 타이틀에 여우누이 이야기가 나왔다. 구연동화로 혹은 옛날이야기 책속에서 접해봤던 여우누이는 어찌 보면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옛날처럼 많은 자식이 없는 소가족인 요즘엔 두 자식을 두고 편애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작가의 글처럼 ‘여우 누이’는 아이들 못지않게 부모들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친정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엄마가 가슴이 덜렁거리도록 한숨을 토하시면서 “이구..저렇게 갈려고 아침에 다녀올께하고 그렇게 손을 흔들었었나. 저렇게 가려고 온데 다 돌아다녔었나. 넌 저 멀리에서도 화장하고 또 돌아다니겠지?” 2주전에 경기도 세종시에 여동생과 다녀오면서 속리산휴게소의 3D벽화체험공원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큰언니가 보고 싶다.” 하는 소리에 내 가슴이 저렸다. 생전에 막내 남동생까지 4명의 남매는 형제애가 컸다. 언제나 양보하던 언니 때문이다. 부모로써 모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속으로나 겉으로나 표현하고 아낌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집 코너인 ‘여름밤의 야식’을 펼쳐보면서 모 방송 프로그램인 ‘세프의 야식’과 ‘야간매점’이 생각난다. 작가가 자주 찾던 포장마차의 잔치국수는 나도 좋아하는 메뉴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대구 아양교 근처와 동대구역 육교아래에는 포장마차가 밤마다 줄을 이었다. 나도 그곳에서 냄비우동이나 잔치국수를 사먹었던 추억이 있다. 지금도 잔치국수를 즐겨먹는 나는 뷔페식당에 가서도 다른 것 잘 안 고르고 잔치국수만 큰 비빔그릇 가득 담아 와서 먹곤 한다. 경주에 도착하면 고속주유소 옆에 휴게소 식당이 있었다. 경주 갈 때마다 그곳에서 고추장불고기를 자주 사먹었는데 부부가 수퍼마켓과 식당을 함께했다. 음식이 정갈하고 푸짐했다. 이사를 가고 지금껏 몇 년을 못 만났는데 어디서 다시 장사를 하고 있겠지? 작가가 자주 갔던 포장마차 아주머니를 그리듯 나 또한 휴게소 식당 부부가 그리워진다.

 

 

여름에도 시원하게 또는 추운 겨울처럼 지내는 장소를 소개해 주었다. 난 여러 지역의 동굴 소개를 보면서 몇 년 전 아이들과 시댁식구들과 함께 갔던 언양 자수정동굴이 생각난다.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 부부들과 함께 또 찾아갔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동굴에서 기예단공연과 오복춤공연도 있다. 난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하면 대구시민운동장 옆 아이스링크에 가끔 같이 간다. 아이들끼리 갈 때도 있지만 스케이트를 타면 더워서 많이 두꺼운 옷은 안 가져간다. 난 아직도 스케이트는 타지 못한다. 올 여름도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에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꼭 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안내한다. 6.4 지방선거가 떠오른다. 후보들 소개책자를 보면서 이력을 읽었다. 재산도 모두 공개되어 자세한 내용에도 책 속에 소개된 ‘영향력 있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투표를 끝내고도 많이 편치 않았지만 작년 여름 인천공항에서 연두색 티를 모두 같이 입고 해외봉사를 떠나는 학생들이 몇 년 후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지금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그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혜나누는 장터’코너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주부로써 꼭 읽고 생활화해야 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난 이 코너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테스트해보게 된다. ‘난 주부 몇 단 즈음 될까?’ 그러면서 평가는 못 내린다. 주위의 친구들이나 지인 혹은 블로그 이웃들이 평가해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월간샘터는 작은 백과사전 같다. 만물상회이고 여행서이고 어른들도 즐겨 읽는 동화책이다. 일상생활이야기가 가득하다.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그래서 느끼는 행복감도 제각기 다르지만 누구나 매일 반복하고 또 반복해왔던 생활 속에 추억이 있고 반성과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생긴다. 나도 수년이 지나면 추억이라고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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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샹의 탐나는 네일아트 (DVD포함) - 뷰티블로거 유진샹의 셀프네일 탐나는 스타일 DVD북 시리즈 2
최유진 지음 / 이덴슬리벨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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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식을 메일로 받아보고 방금 구매를 했어요. 저도 네일박스 받으면 좋겠어요.
제가 네일아트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거든요. 배워서 봉사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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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은 내 베스트 프렌드 - 프레너미들의 우정과 경쟁 이야기 샘터 솔방울 인물 16
김학민 지음, 조은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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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는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다 나와 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팔씨름을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여러 나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이야기도 있다.  

 

 

 

 

 

IT전문가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인터넷기업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두 사람은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만들어 내기위해 함께 만났다. 처음에는 서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릭 슈미트를 애플의 사외 이사를 맡겨가며 함께 일하는 듯했는데 에릭 슈미트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에 스티브 잡스는 구글의 배신이라 생각했다. 두사람이 몇 년후 만난 자리를 본 사람들은 “잡스와 슈미트는 ‘프레너미’다!”라고 했다. 친구를 뜻하는 ‘Friend'와 적을 뜻하는 ’Enemy'가 더해진 말이라고 한다.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하는 친구이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한 이야기가 끝나는 곳에는 '초등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직업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직업에 대한 설명이 있다. 설명이 잘되어 있다. 얼마 전 둘째 딸아이가 물어보던 '최고 경영인'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다시 보여주며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호세 카레라스와 플라시도 도밍고 두 사람의 성악가 이야기가 나왔다. 세계 3대 테너인 두 사람과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소개로 시작된 이야기에는 이미 스무 살 이전에 바리톤으로 활동을 시작한 도밍고는 두 해 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하지만 '은빛 테너'라는 칭찬을 받는 카레라스는 도밍고를 앞지를 수 없어 안타까워한다. 그러다가 백혈병에 걸리고 도밍고는 그가 모르게 재단을 만들어 도와준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카레라스는 그에게 무릎을 끓고 앉아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그도 백혈병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성악가가 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파바로티'가 있다. 나도 그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다. 작은 것으로 누구를 돕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우리 두 딸도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비프렌드' 팔찌를 4개 구입했다. 나도 네일아트봉사와 주부봉사단에서 작은 봉사를 한다. 앞으로 더 여유가 생긴다면 그들에게 더 큰도움을 줄 수 있겠지.

백혈병으로 카레라스는 모든 것을 포기하지만 경쟁자가 그냥 무너지는 것을 보지 못하며 그를 돕는 도밍고는 백혈병과 벌인 카레라스의 싸움이 자신의 싸움이고, 카레라스의 승리 역시 자신의 승리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카레라스를 도우려고 재단을 만들고 그에게 비밀로 하라고 하며 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46쪽-

"카레라스는 몸도 마음도 망가진 상태야. 그런데 자존심까지 망가져야 하겠나?" 

 

패션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과 엘사 스키아파렐리 이야기가 나온다. 난 샤넬하면 향수가 생각난다. 하지만 향수도 진한 향수는 두통을 준다. 얼마 전 시누이가 손바닥에 올려지는 크기의 장미향의 향수를 사주었다. 선배격인 샤넬의 디자인에 스키아파렐리는 파격적으로 치마바지나 그림이 그려진 이브닝드레스를 선보인다. 두 사람 모두 새로운 디자인에 도전하면서 경쟁을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 후 사업을 접었던 두사람이 나란히 프랑스로 돌아왔다. 샤넬은 열심히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했고 스키아파렐리는 자서전을 썼다. 두 사람 모두 60대 중반을 넘어섰을 때 이다. 두 사람이 새로운 길을 걸을 때 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69쪽-

'그래, 여기서 멈추자. 실패를 되풀이하면 지금껏 쌓아 올린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거야.'

스키아파렐리는 자서전을 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새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을 멈추고, 자신의 디자인을 되새기고 기록하는 일에만 몰두했다.

낙담하는 것은 샤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샤넬은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도전하는 길을 선택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뭔가 시도해서 실패하는 게 나아' 

학생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나도 엘리트교복사의 엘맘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처럼 기대에 부흥하는 일일 것이다.  

 

 

야구 선수 최동원과 선동열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려서 친구들이 안경낀 최동원을 응원하던 때가 있었다. 난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여고시절 야구장에 가봤었다. 최동원은 1980년대 프로야구의 최고 투수로 연투 능력이 뛰어나 '철완'이라는 별명을 얻었드며 그를 따라 꾸준히 자신의 발전을 꾀하는 선동열은 '고무팔',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크게 활약한 사람이다. 언론이 두 사람을 비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대결을 부추겼지만 두 거물의 대결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적으로 영남과 호남으로 나눠져서 그런 것 도 있다. 1987년 5월 16일, 세 번째로 만난 두 사람은 15회 연장전까지 가서 결국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최동원은 선동렬을 응원했다. 또한 선동렬도 최동원을 선배로 선의의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자만하지 않았다.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 자이언츠는 영남을,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해태 타이거즈는 호남을 대표하는 야구단으로 지역적 감정은 프로 야구에까지 번졌고, 운명적인 라이벌이 된 두 사람의 대결에 팬들은 흥미진진한 경기를 원했고, 그래서 두사람의 대결을 기대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의 대결은 명승부가 되었고 모두들 두 사람 모두를 응원했다.  

직장인은 직장에서의 경쟁이 있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시험을 치고 또 수행평가도 하면서 서로를 경쟁하며 지낸다. 경쟁사회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부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인 반 고흐와 폴 고갱의 이야기에는 폴 고갱이 나이가 더 많고 경험이 많은 선배로 고흐와 함께 지내던 때에 그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나온다. 노란색의 해바라기를 많이 그려왔던 고흐는 강렬한 색채로 특유의 화풍을 만들어냈고 인상주의 기법을 시도하다가 도자예술, 일본미술을 접하면서 점차 독특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낸 고갱은 남태평양 타이티 섬으로 떠나 자연과 원주민의 생활을 그렸다. 고흐는 고갱의 조언을 삐뚤게 본다. 그를 존경하면서도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은 조금 의아했다. 고흐의 '해바라기'가 생각나고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이 생각난다. 

나도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은 가지질 못했다. 광고기획실에서 근무할 때는 고객이 주문하는 대로 일본의 디자인을 모방해서 디자인 해주기도 했다. 그 당시는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해서는 제대로 디자인 값을 청구할 수도 없었다. 같은 세대의 두 화가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칭찬하는 일은 배워야할 부분이다.

 

조선시대의 두 정치가 신숙주와 성삼문은 뛰어난 학자로 인정받았다.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웠다.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는 '계유정난'이 벌어질 때, 둘은 정치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단종을 복위시키려다 발각된 성삼문이 죽임을 당할 때, 신숙주는 가장 안타까워했다. 왕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니 신숙주는 세종에서 성종에 이르기까지 여섯 명의 왕을 보필했고, 성삼문은 수양대군인 세조가 왕이 되는 것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그의 말을 옮겨본다.    

138쪽 -

"나리, 하늘에는 두 해가 뜰 수 없고, 백성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 법이오." 

140쪽 -

"이 몸이 죽어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가장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되었다가, 흰 눈이 온 산을 가득 덮으면 홀로 부르고 푸를 것이다." 

얼마 전 6.4 지방선거가 있었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등을 뽑는 선거였다. 나도 투표에 참여를 했다. 다음 선거에 투표권을 갖게 될 울 첫째 딸아이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게 해야겠다. 책 속에는 국회의원에 대한 직업이야기가 있다. 적혀있는 글 몇 줄을 옮겨본다.

142쪽 -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거나 나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도덕성, 청렴한 자세가 중요하지요. 

 

마지막으로 나온 이야기는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과 러셀 월리스의 이야기이다. 자연의 선택에 의하여 새로운 종이 기원한다는 내용의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론'을 발표한 다윈은 나도 아는 인물이지만 함께 소개된 월리스는 잘 모르는 인물이다. 지구 남반부를 탐사하여 화석 및 생물을 연구한 다윈처럼 월리스도 동물 종의 분포와 지리학의 연관성에 대한 큰 업적을 남겼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를 읽던 건축업자가 자연사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가 바로 월리스이다. 월리스가 4년간의 탐사를 마치고 영국으로 오던 중에 배에 불이 나서 구명정에 타기 전에 깨알같이 기록한 탐사노트를 챙긴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나도 어려서 관찰기록장에 그림도 그리고 자세히 관찰한 모습을 기록했던 기억이 난다. 다윈과 월리스는 서로의 연구내용을 편지로 주고받았다. 다윈은 '월리스는 나의 가장 큰 경쟁자였구나!'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진화론을 발표하려고 한다. 새 이론을 먼저 발표하는 학자의 것이 되는 업적이 빼앗길까봐 걱정했다. 우편물로 받은 월리스의 새 논문을 보고 크게 놀란 다윈은 자신의 연구결과가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보고 <진화론>출판을 미루다가 공동 저자로 발표했다. 후에 월리스에게 알렸지만 월리스는 자신을 자랑하지 않고 겸손해했다. 그의 답장 글을 옮겨본다. 

162쪽 -

저는 저의 역량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생물의 진화와 종의 기원을 밝히는 일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 일의 시작과 끝은 다윈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책 뒤편에는 글쓴이의 말이 있다. 그는 어릴 적 꿈이 화가였다고 한다. 그림을 못 그리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공부 잘하는 친구보다 부러웠다고 한다. 난 내가 그림을 잘 그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화가가 되지 못했지만 직장에서도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취미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음에 더 행복하다. 

 

이 책속에는 진정한 우정을 소개한다. 친구와 경쟁을 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책 속에서 라이벌을 베스트 프렌드로 만드는 놀라는 비밀을 발견해 보라고 한다. 또 책속에는 같은 시대의 같은 직업의 경쟁자를 소개하고 있다. 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소설 에 나오는 주인공을 멘토로 생각하기도 했다. 진정한 멘토는 그가 말하는 한 줄이라도 내 맘속에 새겨져서 내 삶속에 넣어질 때 진정한 멘토가 된다는 생각이다. 나도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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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내가 알고 있는 시인이 별로 없다는 것에 부끄러웠다. 낙엽이란 제목의 시인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의 구절은 1892년 간행된 레미 드 구르몽의 시집 《시몬 La Simone》에 수록되어 있다. 여고시절 영미시집을 보면서 따라 읽어보고 문집에 옮겨 적어보던 기억도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을 오래전에 가지고 있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는다. 아마 이사 다니면서 없어진 듯하다. 이렇듯 내가 알고 있는 시인이 너무 없는데 장영희씨의 ‘다시, 봄’ 영미시 속의 제목에도 입으로 중얼거리던 시인의 시는 찾을 수 없었다.

 

 

 

내 책꽂이 한 컨에 있는 장영희씨의 에세이집이다. 동그리한 얼굴의 미소는 나랑 마주보며 커피를 한잔 마시고 이야기하며 나에게 보내는 미소처럼 밝고 푸근하다.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분이다. 풀이한 영미시도 부드러운 바람을 전해줄 듯하다.

 

 

글쓴이 장영희씨와 그림그린이 김점선씨와 서로를 칭찬하는 글이 있다. 서로가 함께 있을 때면 그렇게 웃는다고 한다. 나도 옆에 있었다면 어설픈 개그우먼 흉내를 내면서 웃게 해줄 수 있을 텐데..

 

영문학 박사이기도 한 장영희씨는 병마와 싸우다가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출간을 하루 앞둔 2009년 5월 9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김점선씨도 난소암 발병 후 2009년 3월 22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열두 달 속에 담겨진 영미시를 만든 두 사람이 하늘나라에 있다. 아마 나와 같은 독자들이 책을 읽고 감명하는 것을 내려다보고 있겠지. 오래전 선물로 받은 내이름이 새겨진 북커버를 꺼냈다. 남편을 따라 가까운 시외를 갈 때나, 친구를 만나러 커피숍으로 갈 때도 챙겨갔다. 미리 도착하여 친구를 기다리면서 책을 펼쳤다. 그날 커피숍은 분위기 좋은 북카페가 되었다.

 

 

장영희씨의 사인이 표지 안에 적혀있다. 필체를 보니 작은 장미꽃 한 송이를 보는 듯하다.

 

 

내용이 시작되기 전에 ‘추천의 글’에는 ‘책 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 이란 제목으로 수녀이면서 시인인 이해인씨는 장영희 교수와 김점선 화가와 2008년 7월 16일 저녁, 셋이 만나기로 했다가 암수술을 하게 되어 2009년 항암 방사선 치료를 다 마치고 만나려던 것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두 분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말아서 그리움에 슬퍼하였다. 5주기를 맞아 펴낸 책이라고 소개하며 1월에서 12월까지 계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시가 있다고 소개했다. 9쪽 마지막 구절의 글에 동감하며 옮겨본다.

 

- 소중한 모임, 특별한 기념일, 지인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나 카드에도 인용하면 좋을 이 책을 1년 내내 가까이 두고 사랑하는 독자들이 더 많아질 것을 기대해 봅니다.

 

 

1월 January 시작부분이다. 가슴에 와 닿는 글이다. 고1 여학생인 둘째 딸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와서는 “어머님도 문집처럼 이렇게 만들어보시면 예쁘게 잘 만드실 것 같아요. 영어시를 그냥 보면 해석이 되나요? 잘하실 것 같아요.” 터덜웃음이 터져나왔다. “전혀 모르겠다. 영문은 모르겠구. 하지만 해석한 글이 아주 부드럽다. 그림도 멋지고.” 답을 하고나니 괜히 시인들이 부러워졌다. 

 

 

 

2월에는 하얀 장미꽃을 보았다. 수박겉의 짙은 청록색의 잎사귀가 흰 장미꽃송이 옆으로 삐죽 나와있다. 5월이 되면서 아파트 주변에서 빨간 장미꽃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며칠 전은 누가 정했는지 장미의 날이라며 장미꽃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2월의 황혼(February Twilight-새러 티즈데일)’에는 차가운 저녁하늘의 별을 보면서 적은 시이다. 시를 해석해서 우리말로 시를 적어두고 다시 시안에 보이는 작가의 생각을 엿보며 설명글이 적혀있다. 3월의 시에는 희망을 노래한다.

 

 

3월은 포버트 브라우닝의 ‘봄노래(Spring Song)' 속에서 종달새와 달팽이가 나왔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또 엘라 히긴스의 ’네 잎 클로버(Four Leaf Clover)' 에서는 네 잎 클로버가 자라나는 멋진 장소를 자랑한다. 바로 나오는 4월에는 새를 앉고 있는 흰색드레스의 신부의 모습 같은 그림이 있다. A.E.하우스먼의 시인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 시가 나오는데 영시의 한글번역에는 부활절 맞아 하얀 옷을 단장한 모습이 나온다. 아마도 그림 속은 부활절인 듯하다.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속의 새색시이야기도 있다. 장영희 교수는 63쪽 마지막 글에 자신이 투병 중에 살고 싶다는 심정을 적은 것 같다. 옮겨보았다. 

 

 - 꽃 피는 아름다운 봄을 영원히 볼 수는 없을진대, 너무 늦게, 이제야 그걸 깨닫습니다. 문득 다가오는 봄 속에 내가 숨 쉬며 살아 있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감사합니다. 올봄엔 정말 꼭 꽃구경 한번 나서 봐야겠습니다.

 

 

 

5월의 시가 소개되는 곳에는 살짝 접어 끼워진 겉표지의 또 다른 겉표지 뒷면에 있는 글이 있다. 새러 티즈데일의 ‘연금술(Alchemy)'이다. 글 속에서는 노란 데이지꽃을 소개한다. 난 며칠 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본 노란 달맞이꽃이 떠오른다.  71쪽에 나오는 연금술을 옮겨본다.

 

- 연금술

새러 티즈데일 

 

봄이 빗속에 노란 데이지꽃 들어 올리듯

나도 내 마음 들어 건배합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빗물을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

 

 

6월은 유독 더 눈부시다고 한다. 시인들은 청춘의 달 6월을 사랑의 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기에 독일시인인 괴테(Goethe)가 생각난다고 적혀있다. 그러고 보니 시는 생각이 안 나도 시인 괴테는 생각난다.

 

시집 속 그림에 대부분 노란 물갈퀴의 오리가 많이 나온다. 또 파란 배경이 바다인 듯 하늘 인 듯 그 속에는 하얀 말이 등장한다. 짙은 빨간색의 장미와 여러 색상의 꽃들이 많이 나온다. 강한 색채와 단절된 선들이 종이로 만든 작은 보석상자를 보는 것 같다. 작은 커텐에 프린트해서 부엌 한 빈 공간의 벽에 걸어두어도 예쁘겠고, 오리 두 마리가 그려진 둥근 손거울을 들고 다녀도 좋겠다. 더운 여름에 손부채에 곱게 그려 넣어도 좋을 그림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7월의 이야기를 얼른 보내고 8월에는 푸른 강인가 혹은 바닷가인가 그런 배경에 흰색의 말들이 얼굴을 삐죽 내밀고 있다. 더운 여름이 지나고 곧 가을이 시작된다고 알려준다. 평야를 흰색의 백마를 타고 달려보고 싶다. 몇 년 전 제주도에서의 여름에도 흰색 말은 타보지 못했다. 갈색 말을 타고 바닷가 산 아래 넓은 들판을 잠시 걸었다.

 

 

9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시는 엘프리드 테이슨의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Break, Break, Break)이다. 시가 끝나고 다음 장에는 시의 마지막 어절이 적혀있는 노란 바탕의 지면이 나온다. 자세히 보니 사람의 얼굴과 노란색은 옷인 듯하다.

 

장영희 교수는 이 시를 소개하면서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시가 생각난다고 옮겨 적어두었다. 난 노란 옷을 입은 모습을 보면서 전주 한옥마을의 어진박물관 속의 어진(임금의 초상화)가 떠올랐다. 127쪽의 두 줄의 글을 옮겨본다.

 

 - 가버린 날의 다정한 행복은 내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노란말이 나왔다. 10월의 이야기에는 오곡백과 풍성함을 자랑하는 성취와 감사의 달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10월은 아쉬움의 달이라고 한다. 난 열두 달의 느낌을 정의해본 적이 없다. 내일로 당장에 다가온 시아버님 제사나 일주일 후의 친정아버지 제사, 가족들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등..새해가 되면 음력이 적혀있는 커다란 달력에 가족의 대소사를 적어두고 자가용 실내거울 앞에 붙여두는 작은 달력도 만들어서 메모해두는 것으로 지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겨울방학 과제물로 탁상달력을 직접 만들면서 그림을 그려보던 적이 있다. 새해에는 ‘다시, 봄’의 책 속처럼 12개의 그림을 그려서 손수 탁상달력을 만들고 싶다. 아님 좀 크게 그려서 12장을 액자 속에 넣어서 벽에 걸어두고 매달 종이를 바꿔서 보이게 만들어볼까? 이순구 화백의 ‘웃는 얼굴’ 그림들이 떠오른다. 

 

 

11월은 슬픈 가을의 낙엽을 이야기하고 12월은 크리스마스와 하얀 눈사람을 노래했다. 164쪽에 적혀진

장영희 교수의 마지막 부분의 글을 옮겨본다.

 

- 시인은 사랑과 위로가 없는 겨울같이 차가운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우리가 비참한 것은 눈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슴속 깊이 보석처럼 숨겨 놓은 따뜻한 심장을 절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기 때문입니다.

 

12월의 시를 다 옮기고 뒤편에는 2005년 5월 27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박해현 기자의 인터뷰 기사를 발췌, 정리 한 내용이 있다. 생전에 독자들과 주고받은 메일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함께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자주 몸이 아픈 내 주위에는 많은 친구들의 응원이 있다. 커다란 접시를 만들어준 친구는 오늘도 전화를 주면서 남은 찰흙으로 함께 접시만들기를 하자고 덜렁 미리 만날 약속을 정한다. 나도 장영희 교수처럼 에세이를 적고 싶다. 꽃을 보고 사진만 찍는 것에 끝나지 않고 시를 적어보고 싶다.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 글처럼 작은 카드에 그림도 그려보고 영미시도 옮겨 적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작은 액자 속에 그렇게 시화를 그려서 선물해도 좋을 듯하다. 무엇이든 많이 해보고 친구들에게 많이 만들어 선물 하고 싶다. 이 책은 나를 바쁘게 만들었다. 앞으로는 급한 마음만큼이나 손이 바빠질 듯하다. 하늘에 있는 두 분이 나를 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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