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의 샘터로고체가 차분한 느낌을 준다. 7월은 견우직녀달이라고 한다.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음력 7월에 세상을 떠났다. 음력7월 3일이다. 7이란 숫자와 3이란 숫자는 나에겐 의미가 있는 숫자이다. 친정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던 날이 양력 7월3일, 친정언니가 세상을 떠난 날은 음력 7월3일, 친정엄마가 세상을 떠난 날은 양력 3월 7일이다. 곧 언니의 기제사가 있다. 매년 7월이면 언니가 무척 보고싶다.

 

 

어제는 빵을 좀 샀다. 작은딸아이가 치즈를 찍어먹는다고 베이글을 3개 사면서 단팥빵이랑 소보로빵을 두 개씩 샀다. 보기보다 빵이 아주 크다. 반 조각씩 잘라서 접시에 담고 얼음이 다 녹아버린 아이스커피를 함께 놓고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단팥빵이 너무 달았다. 어제 시작한 장미꽃의 십자수 액세서리는 마무리를 하다가 말고 며칠 전 받은 책을 얼른 읽고 싶어서 작은 앉은뱅이 탁자에 자리하고 앉았다.

 

 

차례가 적힌 곳 옆 페이지에는 ‘사랑의 재단’의 홍보 글이 있다. 네이버에는 글을 쓰면 가끔 씨앗을 받는다. 오늘은 오랜만에 컴을 열어 로그인해서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또 씨앗을 보고 기부하려고 열어보니 수십 개가 생겨 꽤 많은 돈을 한꺼번에 기부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아이들은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팔찌를 구입했다. 크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함께 참여하는 것은 시작이 중요한 것 같다.

 

 

사회부 기자였던 정일근 시인의 ‘고래 대사’이야기는 오래 전 포스터로 봤던 고래이야기가 떠오른다. 회색고래이야기인 ‘빅미라클’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정 시인의 노력으로 2009년 4월 25일을 고래의 날로 선포했다고 한다. 장생포에 가게 되면 고래생태체험관에 꼭 들리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이번에는 떡볶이 대사? 떡볶이 동호회를 시작으로 ‘떡볶이 컨설턴트 엔지니어’가 된 떡볶이 고수 김관훈 씨를 지면으로 보면서 자신이 꿈꾸는 ‘떡볶이 명인’은 이미 된 듯 대단해보였다. 난 주부로써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도 자주 만들어준다. 떡볶이도 그중에 한가지인데, 요즘은 스페셜 떡볶이라고해서 계란 삶은 것도 올리고 라면사리도 올리고 어묵과 납작 만두는 꼭 함께 넣어야하는 필수재료이다. 마지막에는 모짜렐라치즈를 뿌려주고 잠시 익히는 것도 센스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간식인 떡볶이를 주부들이라면 다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달에 소개된 ‘할머니의 부엌수업’에는 닭고기 냉채가 나왔다. 이전에 다니던 사무실 근처에서 닭고기 고명을 얹은 칼국수를 사먹은 적이 있는데, 너무 단백해서일까 난 싱거워서 싫다. 아무튼 내 입맛에는 안 맞았다. 난 멸치육수의 칼국수나 소면이 좋다. 닭고기 요리를 생각하니 지금은 없어진 남문시장의 큰길가 식당에는 닭고기를 백숙처럼 물을 가득해서 끓여내면서 감자를 크게 썰어 넣어서 익으면 닭고기를 건져서 먹고 그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 끓여먹었다. 남편에게 그 음식이 다시 먹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먹지 못했다. 왜 집에서 해먹을 생각을 못했지? 할머니의 꽈리고추무침은 따라 만들어 먹고 싶다.

 

남자주부 오성근씨의 다향이 이야기를 다시금 읽었다. 나도 두 딸이 있어서 키워오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것에 또한 동감한다. 밥상머리교육은 지금껏 해오고 있다. 아이들은 어려서는 그게 무슨 교육인지 궁금해 했지만 이제는 잘 알고 있다. ‘당근과 채찍’교육도 함께하는 남편과 나는 가끔 시대의 문화가 달라져서 같은 기사를 보아도 생각하는 게 다른 것에 조금은 안타깝다. 아이들 세대는 냉철하고 우리 어른들 세대는 둥글둥글 ‘좋은 게 좋은 것’ 인 것 같다.

 

 

지면신문을 읽던 때는 꼭 십자말풀이를 먼저 보았다. 여행을 가는 기차 안에서도 혹 고속버스 안이나 혹 국도를 달리다가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렸을 때도 신문을 펼치면 혹 하면서 십자말풀이를 찾아본다. 오래 전 이야기이다. 요즘은 거의 스포츠이야기가 많다. 큰 사건은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기사들이 어느 신문사의 신문이라도 식상할 정도이다. 그래서 난 키워드로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뉴스를 읽는다. 아침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본다. 낱말풀이는 언제나 재미있다.

 

 

천체사진작가 권오철씨의 글을 보면서 몇 년 전 영천 보현산천문대를 가서 안내데스크에 있던 엽서묶음이 생각난다. 그 천체사진사진 엽서 중에 권오철씨의 작품이 혹 있었던 걸까? 서울에 도시 중심가에 천문대가 새워질 거라고 한다. 선배인 이태형씨의 이야기가 반 이상이다. 그와 함께 하는 이야기도 가득하지만 십년 전 즈음에 대구 시민회관에서 별자리여행이란 제목으로 우주과학과 별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과 함께 한 적이 있다. 죽은 별이 반짝인다고 했던가. 그때, 보현산천문대 대장도 왔다갔다. 블랙홀이야기를 들어보고 별자리 그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별에 대한 이야기와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연재되면 좋겠다. 월간샘터는 가족 모두가 같이 보는 잡지책이다.  

 

옛이야기 속 사람 人(인)이란 타이틀에 여우누이 이야기가 나왔다. 구연동화로 혹은 옛날이야기 책속에서 접해봤던 여우누이는 어찌 보면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옛날처럼 많은 자식이 없는 소가족인 요즘엔 두 자식을 두고 편애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작가의 글처럼 ‘여우 누이’는 아이들 못지않게 부모들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친정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엄마가 가슴이 덜렁거리도록 한숨을 토하시면서 “이구..저렇게 갈려고 아침에 다녀올께하고 그렇게 손을 흔들었었나. 저렇게 가려고 온데 다 돌아다녔었나. 넌 저 멀리에서도 화장하고 또 돌아다니겠지?” 2주전에 경기도 세종시에 여동생과 다녀오면서 속리산휴게소의 3D벽화체험공원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큰언니가 보고 싶다.” 하는 소리에 내 가슴이 저렸다. 생전에 막내 남동생까지 4명의 남매는 형제애가 컸다. 언제나 양보하던 언니 때문이다. 부모로써 모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속으로나 겉으로나 표현하고 아낌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집 코너인 ‘여름밤의 야식’을 펼쳐보면서 모 방송 프로그램인 ‘세프의 야식’과 ‘야간매점’이 생각난다. 작가가 자주 찾던 포장마차의 잔치국수는 나도 좋아하는 메뉴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대구 아양교 근처와 동대구역 육교아래에는 포장마차가 밤마다 줄을 이었다. 나도 그곳에서 냄비우동이나 잔치국수를 사먹었던 추억이 있다. 지금도 잔치국수를 즐겨먹는 나는 뷔페식당에 가서도 다른 것 잘 안 고르고 잔치국수만 큰 비빔그릇 가득 담아 와서 먹곤 한다. 경주에 도착하면 고속주유소 옆에 휴게소 식당이 있었다. 경주 갈 때마다 그곳에서 고추장불고기를 자주 사먹었는데 부부가 수퍼마켓과 식당을 함께했다. 음식이 정갈하고 푸짐했다. 이사를 가고 지금껏 몇 년을 못 만났는데 어디서 다시 장사를 하고 있겠지? 작가가 자주 갔던 포장마차 아주머니를 그리듯 나 또한 휴게소 식당 부부가 그리워진다.

 

 

여름에도 시원하게 또는 추운 겨울처럼 지내는 장소를 소개해 주었다. 난 여러 지역의 동굴 소개를 보면서 몇 년 전 아이들과 시댁식구들과 함께 갔던 언양 자수정동굴이 생각난다.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 부부들과 함께 또 찾아갔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동굴에서 기예단공연과 오복춤공연도 있다. 난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하면 대구시민운동장 옆 아이스링크에 가끔 같이 간다. 아이들끼리 갈 때도 있지만 스케이트를 타면 더워서 많이 두꺼운 옷은 안 가져간다. 난 아직도 스케이트는 타지 못한다. 올 여름도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에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꼭 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안내한다. 6.4 지방선거가 떠오른다. 후보들 소개책자를 보면서 이력을 읽었다. 재산도 모두 공개되어 자세한 내용에도 책 속에 소개된 ‘영향력 있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투표를 끝내고도 많이 편치 않았지만 작년 여름 인천공항에서 연두색 티를 모두 같이 입고 해외봉사를 떠나는 학생들이 몇 년 후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지금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그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혜나누는 장터’코너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주부로써 꼭 읽고 생활화해야 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난 이 코너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테스트해보게 된다. ‘난 주부 몇 단 즈음 될까?’ 그러면서 평가는 못 내린다. 주위의 친구들이나 지인 혹은 블로그 이웃들이 평가해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월간샘터는 작은 백과사전 같다. 만물상회이고 여행서이고 어른들도 즐겨 읽는 동화책이다. 일상생활이야기가 가득하다.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그래서 느끼는 행복감도 제각기 다르지만 누구나 매일 반복하고 또 반복해왔던 생활 속에 추억이 있고 반성과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생긴다. 나도 수년이 지나면 추억이라고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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