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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기 5분 전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20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열 편의 이야기가 있다. '표지에 나오는 3명의 여자아이는 각각 누굴까?' 하는 의문으로 첫 장을 넘겼다. 작가는 주인공의 행동을 지켜보며 그들의 생각들을 가름하면서 열 편의 드라마의 재방송을 보듯 본방송을 보지 못한 함께보는 독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해주듯 들려주는 형식이다. 조금은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것 같아서 불편함도 있었지만 주인공들을 열심히 응원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거의 한달을 읽었다. 바쁜일도 그렇게 많이 없었는데 난 아홉 번째의 이야기인 '복슬강아지 구름'을 대구 팔공산의 관리사무소 앞에 차를 주차해두고 차 안에서 읽다가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다 읽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내 볼을 만졌다. 눈물은 말랐지만 차가워진 내 볼을 문지르면서 관리사무소 앞의 산책길을 조금 걸어보았다. 책을 커다란 바위 위에 올려보았다. 그리고 하늘을 보며 복슬강아지 구름이 혹 있을까해서 찾아보았다.
처음이야기는 주인공이 에미짱이다. 비오는날 친구들과 우산을 나눠쓰려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목발을 평생 사용하게된다. 몸이아파 줄넘기도 잘 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거의 생활하는 유카를 알게되면서 유카와 줄넘기대회에 양쪽에 줄 돌리는 사람이 되어서 연습을 하게된다. 그렇게 유카는 에미짱의 친구가 되었고 에미짱은 유카의 친구가 되었다. 유카는 어디가 그렇게 아픈걸까?
에미짱이 초등5학년때의 이야기가 나오고나서 에미짱의 8살 아래 동생인 후미짱의 5학년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5학년2학기 때 전학온 모토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언제나 정상에 있던 후미는 누나에게 모토와의 이야기를 한다. 모토와 후미가 야구부에서 운동하다 다투고 헤어져 누나와 만난 공원에서 다시 모토를 만난다. 둘이는 신경전을 벌이며 싸우기도 하지만 누나의 중재로 아이스크림 찹쌀떡을 먹으며 화해를 하게된다. 둘이는 정글짐에 올랐고 그런 둘을 누나는 사진을 찍었다.
중학교 1학년이 된 호타는 에미와 유카와 같은 반이다. 비밀 메모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에게 주문을 외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친구들의 오해로 외토리가 된다. 언제나 유카와 에미가 함께 하는 자리에 자신도 슬며시 끼어본다. 그러다가 소풍날 다시금 그룹에 합류하게되고 그런 호타를 에미는 응원한다.
후미와 모토가 중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때 친구였던 미요시는 항상 후미를 우상으로 생각한다. 축구부 선배인 사토는 자신을 불러낸다.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후미의 누나를 만나지만 다시 사토의 전화를 받고 자전거를 타고 달려간다. 그 자리에는 모토와 후미도 오고 결국 싸움이 있었지만 지나는 어른들 때문에 싸움이 끝이 나고 미안하다면서 자신을 때리는 미요시를 달래는 후미와 모토는 미요시를 친구라 불러주었다.
하나짱의 이야기 속에는 하나의 남자친구인 시호가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 후로 자주 발작처럼 일어나는 것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 나중에 안경도 받아서 쓰게되고 잘 보인다고 생각하고 나니 그 안경은 도수도 없는 것임을 알게되고 자신의 병명은 '심인성 시력장애'로 정신적인 원인이라고 한다. 에미를 만난 하나는 자신의 시력장애에 대한 이야길 털어놓는다. 에미는 유카의 이야길 해주면서 하늘에 보이는 구름을 하나에게 선물한다고 한다.
중학3학년이 된 축구부의 사토는 후배들을 코치해준다고 한다. 후미와 함께 한 훈련에서 후미의 복사뼈를 치게되고 결국 병원에 가게된다. 학교로 달려온 대학생의 후미의 누나와 인사를 하고 진료실을 나오는 후미와 사토를 나란히 세우고 누나는 사진을 찍어준다.
9월에 전학온 니시무라는 자신이 전학오고 교대하듯 입원한 유키를 위해 종이학을 접는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접었는데 시들해진 친구들은 모두 떠나 버리고 결국 목표했던 2백마리를 다 접지도 못하고 유카가 있는 병원에 병문안을 가게된다. 그런 니시무라를 이해해주는 유키와 에미는 진정 멋진 친구이다.
중3학년이 된 모토는 후미에게 여자친구가 생기자 자신과 멀어진다는 느낌으로 힘들어한다. 시축구대표로 뽑힌 후미를 더욱 부러워하지만 그런 모토를 생각해서일까? 후미가 시축구대표에서 빠지려는 것을 모토가 달려가 후미를 설득하려한다. 후미집에서 누나도 함께 만나서 함께 유카의 산소에 성묘를 가게된다. 후미와 모토는 아마 떨어질 수 없는 친구사이같다.
고등학교 입시가 바로 앞에 다가왔지만 생사를 오가는 유카를 생각하면서 에미는 잠도 못자고 힘들어한다.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유키는 혈액투석을 계속하고 있고 소변도 누지 못하고 있다. 고교시험을 위해 혼자 학교도 미리 찾아가보지만 유카가 죽었다. 화장을 했다. 중학교 졸업선물로 받은 디카를 가지고 에미와 가족은 함께 유카의 산소청소를 하러 가고 거기에서 구름사진을 찍는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에미의 사진으로 전시회를 가지게되었고 그곳에 도착한 에미는 이 글을 적은 사람과 결혼식을 올린다. 그곳에 온 30여명의 하객들 대부분은 에미의 오랜 친구들이다. 유카의 부모님도 오셨다. 열번째 이야기에서 호타와 니시무라가 여자인 것을 처음 알았다. 이름이 남자이름처럼 생각했고 어디에도 여자같은 느낌은 없었다. 일본사람들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이름이 여러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이해가 안되긴 마찬가지였다.
유카가 병실에서 사라진 순간부터 아니 그전에 혈액투석을 할 때부터 난 유카의 병명에 울컥거렸고 눈물이 멈춰지지 않았다. 나와 두 살터울의 언니도 만선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하며 병원을 오가다가 결국 나의 결혼식 후 몇 달 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날 친구집에서 생일파티를 하고는 다음날 새벽에 죽었다. 난 언니가 죽기 몇 달전에 우리집에 언니를 데려와서 함께 며칠을 보냈다. 그러면서 임신으로 배가 불러왔지만 언니가 쓰러지면 119를 부를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언니를 안고 업고 뛰어 택시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몸에서 혈관을 찾지 못해서 이곳 저곳 주사구멍으로 온몸이 멍이 들고 결국 목 옆에 큰 구멍을 뚫어 인공신장을 달고 호수로 소변을 뽑아내곤했다. 그러다가 시커먼 콜라색의 피를 토해내고 또 쓰러지고는 물도 먹지 못해서 그 날 몸무게는 30키로그램까지 내려가려 했다. 빌고 빌어서 미음을 먹고 다시 정상치수를 잡았지만 몇 번의 발작이 있은 후에 신장이식수술도 받아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언니는 이른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결혼을 하고나서 미용실을 차렸을 때도 언제나 언니노릇한다고 두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용돈이며 심지어 속옷까지 다 사주었다. 합병증으로 앞을 거의 볼 수 없어지고도 표현한번 안하고 혼자서 쓸쓸히 하늘나라로 갔다. 얼마나 고통스러게 죽었을까.. 언니가 너무도 보고싶다. 그래서 유카의 일이 더욱 안타까웠다.
제목처럼 서로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난 책 속의 내용이 모두 영상으로 다가왔다. 에미가 어른이 되어 작가의 애인이 되고 들려준 이야기이지만 서로 몸을 뒹굴며 싸우면서 혹은 서로를 탓하면서 눈물 짖고 욕심 때문에 괴로워하고 미래를 미리 걱정하는 주인공들 모두는 사춘기를 힘겹게 지낸 청소년들이다. 나에게도 이른 사춘기가 찾아온 두 딸이 있지만 언제나 나의 딸들을 위해서 동등한 입장에 서길 반복하고 노력한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큰딸의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그려볼 수 도 있었다. 나의 두 딸이 친구를 배려하고 자주 친구를 찾아주고 불러주어 친구에게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