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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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6-97
마지막에 아버지랑 딸이 꼭 만나야 하는 거야?
만나야지.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이런 영화가 해피엔딩이 아니면 좀 곤란하잖아.
하지만 생각해봐. 그 아버지와 딸은 서로 못 본 채로 수십 년을 떨어져 살았어. 그러다가 마지막에 만나는 건 겨우 십 분 정도야. 그 십 분으로 인생이 해피엔딩이 되고 안 되고가 결정되는거야?
그런가?
저 딸이 만약에 아버지가 오기 한 시간쯤 전에 죽었다면 말이야, 그러면 저 아버지와 딸은 엄청나게 불행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산 셈이 되는 건가? 운이 좋아서 딸이 죽기 전에 딱 십 분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 수십 년의 인생에 갑자기 의미가 생기는 거고?

ᆞ이때까지는 저 부분이 가장 생각하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영화는 흐르는대로 사고가 따라가게 마련이니깐. 몰입하다보면 당연히 해피엔딩이길 바라게 되고, 주인공들의 마음을 아니깐 만나는 것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게 되겠지. 그래서 끝나고 나서 다시 찬찬히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책은 이것과 좀 다르다.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계속 생각하면서 읽고, 쟁점ᆞ갈등은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처음엔 동급생을 살인하고 소년원과 정신병원에 있다가 나온 남자의 이야기로 생각했다가, 알고보니 일진이라는 아이를 살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다가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줌마의 스토킹을 보면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사건이라는 뉴스를 접한 일반인이라면 그 사실에 대해서만 생각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선 가해자였다는 아들보다는 피해자 입장만이 알려지길 바랄 것이라는 마음이 어떤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다.
그 외 여러 요소들은 생략.

영화와 책의 전달력이 어떤 것인지 비교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 <마션>이 다시 또 생각나기도 했다.

p.86-97
마지막에 아버지랑 딸이 꼭 만나야 하는 거야?
만나야지.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이런 영화가 해피엔딩이 아니면 좀 곤란하잖아.
하지만 생각해봐. 그 아버지와 딸은 서로 못 본 채로 수십 년을 떨어져 살았어. 그러다가 마지막에 만나는 건 겨우 십 분 정도야. 그 십 분으로 인생이 해피엔딩이 되고 안 되고가 결정되는거야?
그런가?
저 딸이 만약에 아버지가 오기 한 시간쯤 전에 죽었다면 말이야, 그러면 저 아버지와 딸은 엄청나게 불행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산 셈이 되는 건가? 운이 좋아서 딸이 죽기 전에 딱 십 분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 수십 년의 인생에 갑자기 의미가 생기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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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정철진 지음 / 아라크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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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이라는 주제에서 이 책이 선정이 되었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그래서 자본주의 배경과 문제점들을 <한국자본주의>책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쉽게 적은(책 두께가 얇아서) 책인가 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빗나갔다.
자본에 관한 불편한 진실 이야기는 맞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현재 세계경제의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 저자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를 썼던 분이다. 그런 분위기의 책이다. 마치 뭔가 실행해야 할 것 같고, 내 재테크 방식을 수정해야만 할 것 같고, 플랜B를 짜야하며(포트폴리오를 짜라고 나온다) 세계 경제 위기의 통찰력을 키워 붕괴(디플레이션) 대비를 위해 식량비축이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틀린 이야기가 하나도 없음에 불편하다.
그렇지만 중후반까지도 이 책 제목이 책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은 버릴 수 없다.
에필로그 제목이 <자본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이다.

이 책 주제가 이거다.
자본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p.231ㅡ232
그 어떤 것보다 슈퍼 공황에 가장 빛을 발하는 대처 방법은 가족간의, 친구간의, 동호회간의, 동문간의, 지역사회간의 확실한 네트워크를 쌓는 일이다. 슈퍼 공황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처럼 10년 넘게 지속될 수도 있지만 아비규환의 시기는 초반 1~2년이다. 이때 얼마나 잘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텃밭 가꾸는 법을 가르쳐 줄 농부, 아픈 아이를 치료해 줄 의사, 혼돈의 시기를 현명하게 이끌어줄 지도자 등 이웃과의 진심 어린 공조 체제 구축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말 이런 각계각층의 친구 20-30명이 신뢰와 사랑을 갖고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면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무서울 것이 없다.

p.232ㅡ233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창조적 파괴와 파괴적 파괴를 동시에 구사하고, 아담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를 모두 품에 안을 줄 아는 장본인이 바로 자본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분명 시작을 끝으로 만들고, 끝을 다시 시작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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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인문학 노트 - 스페인에서 인도까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선정작
이현석 지음 / 한티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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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이 책이 그런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을 엮은 책이다.
이 생각들이 여행지에서 나눈 대화에서, 여행지에서 본 장면에서, 경헝한 일에서 비롯되었기에 <여행자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라는 것이 그냥 작은 생각의 다반사가 아니라 사회의 숙제, 역사이야기, 문화이야기가 되는 좀 깊이 있는 것에서 머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문학 노트가 되는 것이다.>

ㅡp.85
여행자들은 보통 작별인사로 "잘 가요"보다는 "다음에 다시 만납시다"를 더 선호한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정 안 되면 다음 생에라도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연緣의 끈을 느끼게 하는 인사말이기에 더욱 긴 여운이 남을 것이다. 나 역시 이브라힘에게 그렇게 작별인사를 건넨다. 다음에 다시 만나요. See you again. 이브라힘은 활짝 웃으면서 나를 끌어안더니 그 또한 다음에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하고는 한마디 덧붙인다.
"인샬라."



그것은 이성에도 치우치지 않고, 감성이나 신앙에도 치우치지 않는 꽤나 균형 있는 작별인사다. 포장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신의 존재를 믿든 믿지 않든, 믿더라도 다른 신을 믿든 간에 팍팍해진 우리네 삶에는 어느 정도의 `인샬라`가 필요할 것이다.


p.312
평등은 그저 여기에 공기처럼 존재해왔던 것이 아니라 몸을 녹이는 따뜻한 불씨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뭇가지를 비비고 부싯돌을 치고 장작을 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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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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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읽은 책으로 내용이 가물거려 나도 읽어보았다. 처음 읽는 책 같다.
가물거린다가 아니라 아예 새롭다. ˝나는 이 책을 수없이 읽었어도 읽을 때마다 마음 아파 눈물을 흘립니다˝
라고 옮긴이의 말이 있다.

10년 전에 읽은 기억으로는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뭐 그렇지?
했는데,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다.
감성이 줄어들면 줄어들었지 늘어나는 나이가 아닌데..
아마 아이 엄마라 제제 보는 눈이 바뀌었나보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 꿈이 브라질에서 사는 것이었을 때가 있었다. 이 기억을 아직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아직 제일 좋아하는 나라가 브라질인것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덮으면서 제제의 나라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아이와 함께.

ㅡp.294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p.294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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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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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p.150
다섯 페이지가 넘어가고 열 페이지가 넘어가고...막상 읽기 시작하자 진도는 빠르게 나아갔다. 무엇보다 지금에 와서 다행이었던 건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된 첫 책이 코난 도일의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재미가 있었단 사실이었다. 모처럼 읽고 싶어진 책이 만약 재미가 없었다면 아마 난 또다시 많은 시간을 그저 쇼핑 바구니에 책을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겠지. 아무튼, 그렇게 일단 한 권을 떼고 나자 그때부터 다른 책들도 한 권 두 권 띄엄띄엄이나마 읽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신이 났다. 책을 몇 권 읽어야겠다도 아니고 그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기만을 바라던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서점에 꽂혀 있는 책들이 더이상 관상용이 아니게 되었을 때에 느낀 행복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ᆞ나는 처음 책을 어떻게 들게 되었더라?를 생각하게 해 줬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한 번 쯤 있을 것이다. 책을 덮을때의 희열.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산다는 것 자체로도 뿌듯함을 안겨준다는 것에 대한 큰 공감
ㅡp.304-309
서점이란 공간이 좋은 이유에 대해 적은 부분
1. 무엇보다 서점은 편하고 자유롭다.
2. 그곳은 일단 들고나는 것부터가 자유롭다.
3. 그곳은 평화롭다.
4. 서점은 신기하다.
5. 서점의 낮은 문턱은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6. 왜 그곳에서는 감정을 마음대로 놔두어도 괜찮을 걸까.

ᆞ서점에 관한 생각이 평소 내가 생각한 부분이라 좋았다. 아마 누구나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싶다.

ᆞ일기를 읽는 느낌이구나 싶었는데, 책 뒷표지에 이별한 그 남자의 일기장..
이라는 표현이 나오네.
일기를 읽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주는 책.
누구나가 글 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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